밤길
원제 : Night Passage
1957년 미국영화
감독 : 제임스 닐슨
음악 ; 디미트리 티옴킨
출연: 제임스 스튜어트, 오디 머피, 댄 듀리아
브랜든 드 와일드, 다이안 포스터, 일레인 스튜어트
제이 C 플리펜, 허버트 앤더슨, 로버트 J 와일크
오래전부터 보고 싶어 했던 고전 영화중 한 편이 제임스 스튜어트 주연의 '밤길'이었는데
그 이유는 딴게 아니라 제목 때문입니다. 고전 영화중 제목이 꽤 그럴싸한 작품이고,
더구나 신문 광고는 더욱 재미있는 영화처럼 보입니다.
제임스 스튜어트는 39년에 '대사진'이라는 서부극에서 보안관을 연기한 적이 있지만
원래 서부극이나 전쟁물에 어울리는 배우는 아니었습니다. 선량한 호인형 외모의
그는 '스미스씨 워싱턴에 가다'나 '필라델피아 이야기'같은 사회물이나 '통신연애'
'멋진 인생' 같은 휴먼 드라마에 더 잘 어울렸지요. 그러다가 50년 안소니 만
감독의 '윈체스터 73'에 출연한 이후에 제법 많은 서부극에 등장했습니다. 40대가
되어 서부극 전문 배우처럼 활동한 것입니다.
'밤길'은 안소니 만이 감독하지 않은 서부극 중 제임스 스튜어트가 출연한 작품
입니다. 제목이 근사하지만 제목만큼 흥미롭지는 않은데, 일단 제목 자체가 좀
이해가 안되기도 합니다. 제목이 맥거핀이랄 수 있지요. 밤길 장면 자체가 뭐
거의 없지요.
두 형제의 이야기입니다. 형 그랜트(제임스 스튜어트)와 동생 유티카(오디 머피)는
둘다 용맹하고 총을 잘 쏘는데 둘의 진로는 완전히 엇갈렸습니다. 그랜트는 철도에서
일하다가 일이 없을때는 아코디언을 연주하면서 근근이 어렵게 살아가고 있었고,
동생 유티카는 열차강도 무리에서 활동합니다. 그런 동생을 안타깝게 생각하는
그랜트, 배경은 철도를 한참 공사중인 서부시대 입니다.
철도공사를 총괄하는 사장 킴볼은 3번이나 인부들의 월급이 열차강도에게 털리게
되어 고심하던 중 그랜트가 믿을 만한 사람이라는 추천을 받고 그에게 돈의 운반을
맡기기로 합니다. 킴볼에게 가는 도중 그랜트는 악당 콘초에게 쫓기는 소년 조이를
구해줍니다. 킴볼의 열차에 함께 동승하게 조이의 보호자역할을 그랜트는 졸지에
하게 되는데, 그 열차에는 콘초도 함께 타고 있었습니다. 콘초는 화이트를 두목으로
하는 열차강도 일당으로 그랜트의 동생 유티카도 거기에 몸담고 있습니다 화이트
일행이 열차를 습격하자 그랜트는 돈을 조이에게 몰래 맡기고 조이는 유티카가
데려갑니다. 돈을 찾지 못한 화이트 일행은 일단 은신처로 돌아오고 혼자서 밤길을
걸어 유티카 일행을 찾아간 그랜트는 동생을 설득하여 인질로 잡힌 킴볼의 아내를
구하고, 악당들과 한판 대결을 펼치게 됩니다.
선량한 주인공과 악당무리에 몸담은 동생간의 이야기이고 악을 혼내주는 권선징악적
내용입니다. 이런 내용이 서부극의 전형이랄 수 있는데, 이야기 자체가 너무
작위적이고 다른 서부극들과 비교할 때 별다른 특징이 없습니다. 그냥 권선징악
내용의 보편적 서부극 한 편 추가한 느낌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제임스 스튜어트급
배우가 출연하기엔 너무 급이 좀 낮은 영화라는 느낌도 듭니다. B급 서부극에
주인공으로 자주 등장하는 오디 머피 수준에는 딱 맞는 작품같고.
특징이 있다면 불멸의 걸작 서부극 '셰인'에서 '셰인 컴 백'을 안타깝게 외쳤던
조이 소년역으로 인상깊은 아역배우 브랜드 드 와일드가 여기에도 조이라는 이름의
소년으로 출연한다는 것입니다. '셰인'에서 보다 3-4살 정도 더 나이가 먹었습니다.
형의 그늘에 눌려 열등감을 갖고 살던 동생이 나쁜길로 빠지게 되고, 그것 때문에
선량하게 살아가려는 형과 갈등을 빚다가 결국 선으로 돌아선다는 고리타분한
내용이고, 총잡이로 한탕 노리고 폼 잡고 살아갈 것인가 노동자로 가난하지만
정직하게 살아갈 것인가의 갈등을 놓고 형과 동생이 다른 길을 가는 내용입니다.
뛰어난 수작영화가 꽤 많은 제임스 스튜어트의 영화중에서는 '비대표작'으로
당연히 분류될 작품입니다.
ps1 : 실제 무법자가 총질하는 서부시대에는 악당보다 훨씬 총을 잘 쏘는 선한
인물들이 영화처럼 존재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ps2 : 디미트리 티옴킨의 은은한 주제곡이 괜찬습니다. 제임스 스튜어트가
노래부르는 장면도 몇 장면 나오지요.
ps3 : 그랜트가 화이트 일당의 거처에 들어섰을때는 분명 밤이었는데 그곳을
나오자 갑자기 한낮이 된 것도 좀 이상합니다. 헐리웃 메이저 영화에서는
잘 안나오는 옥의 티네요.
[출처] 밤길(Night Passage 57년) 제임스 스튜어트 주연 서부극|작성자 이규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