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1장 선종 각 종파의 법맥과 가풍
(2) 다섯 종파의 가풍
[臨濟家風]
赤手單刀로 殺佛殺祖라.
辨古今於玄要하고 驗龍蛇於主賓이라.
操金剛寶劒으로 掃除竹木精靈하고
奮獅子全威로 震裂狐狸心膽이로다.
要識臨濟宗麽아
靑天轟霹靂이요
平地起波濤로다.
1) 임제종 가풍
임제종 가풍은
맨 손에 든 칼 한자루로 부처도 죽이고 조사도 죽인다.
삼현과 삼요에서 옛날이나 지금이나 근본 뜻을 판단하고
‘주인과 손님’의 관계에서 용인지 뱀인지를 알아낸다.
부처님 지혜를 상징하는 금강보검으로
썩은 나무에 붙어사는 허깨비들을 제거하고
위풍당당한 사자의 위엄으로
여우와 살쾡이의 심장과 쓸개를 남김없이 찢어발긴다.
임제종 가풍을 알고자 하느냐?
푸르른 하늘에 날벼락이 떨어지고
평평한 땅에서 큰 파도가 일도다.
주
임제
임제는 어려서 출가하여 경전을 보다가 황벽 선사 밑에 가서 3년 동안 아무것도 묻지 않고 열심히 정진하였다. 옆에서 이 모습을 지켜보던 목주 스님이
“너는 왜 황벽선사에게 불법의 참뜻을 묻지 않느냐?”고 하자,
황벽을 찾아가
“불법의 참뜻이 무엇입니까?”라고 물었다.
황벽은 갑자기 주장자로 임제를 후려쳤다. 주장자를 맞고 내려온 임제는 간곡한 목주의 권유로 다시 한번 황벽을 찾아 불법의 참뜻을 물었지만, 이번에도 다짜고짜 주장자로 호되게 임제를 내려칠 뿐이었다. 그래도 다시 가보라는 목주의 말에 그 다음 날도 황벽을 찾아갔으나 또 주장자만 실컷 얻어맞고 말았다. 까닭도 모르고 매만 맞은 임제는 황벽과 인연이 없다고 생각하고 그곳을 떠나려고 하자, 황벽은 대우 스님을 찾아가라고 하였다. 대우는 자신을 찾아온 임제에게
“황벽 선사께서 요즘 무슨 법문을 하시던가?”라고 물었다.
임제는 세 번이나 주장자로 얻어맞은 사실을 말하고 자신에게 무슨 허물이 있기에 그처럼 때리는지 모르겠다고 하였다.
이때 대우가
“황벽 스님께서 자네를 위하여 그처럼 애를 썼는데도 그분의 잘못이라고 생각한단 말인가?”
라고 하자, 이 말에 크게 깨친 임제는,
“황벽의 불법이 별거 아니군.”
하고 중얼거렸다. 대우가
“아까는 잘못이라 하더니 이제는 웬 큰소리인가?”
야단치니, 임제는 대우의 옆구리를 주먹으로 세 번이나 쥐어박았다. 그 뒤 임제는 황벽 스님에게 되돌아가 그의 법통을 잇고 가르침을 펴기 시작하면서 임제종의 종조가 된다. 임제는 학인들을 다룰 때 깨달음의 근본 자리를 알게 하고자 ‘할’이란 방편을 많이 사용한 것으로 유명하다. 제가가 스물둘이나 되었는데, 그 가운데 신라의 지리산 화상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 밑으로 19세 되는 청산처림에게 고려의 나옹 왕사가 법을 받고, 석옥청공에게 태고 국사가 법을 받아 오니 그때부터 우리나라는 임제종 법맥이 큰 줄기를 이루게 되었다.
[曹洞家風]
權開五位하여
善接三根이라.
橫抽寶劒하여 斬諸見稠林하니
妙恊弘通하여 截萬機穿鑿이로다.
威音那畔에 滿目烟光이요
空劫已前에 一壺風月이로다.
要識曹洞宗麽아.
佛祖未生空劫外
正偏不落有無機
2) 조동종 가풍
조동종 가풍은
방편으로 오위를 열어
근기가 다른 사람들을 두루 잘 이끄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지혜의 보검으로 잘못된 모든 견해를 자르니
묘하게 널리 잘 통하여 온갖 집착을 끊는다.
소리와 모습을 갖추기 전, 눈 가득히 빛이요
하늘과 땅이 생기기 전, 유리병 속의 바람과 달이다.
조동종 가풍을 알고자 하느냐?
부처와 조사 스님 나오기 전 아주 먼 옛날부터
맞다 틀리다로 유나 무의 틀에 떨어지지 않는다.
[雲門家風]
劒鋒에 有路하고 鐵壁에 無門이라.
掀翻露布葛藤하고
剪却常情見解니라.
迅電에 不及思量이고
烈焰에 寧容湊泊이리오.
要識雲門宗麽아,
柱杖子 孰跳上天하니
盞子裏諸佛說法이로다.
3) 운문종 가풍
운문종 가풍은
칼날 위에 길이 있고 꽉 막힌 철벽에 문이 없다.
드러난 많은 갈등을 단숨에 뒤집어 없애고
늘 일으키는 알음알이를 단숨에 잘라버린다.
번개처럼 빨라 미처 알아챌 수 없고
용광로처럼 뜨거워 어찌 머물 수 있겠는가?
운문종 가풍을 알고자 하느냐?
주장자가 하늘 높이 치솟아 오르니
술잔 속의 부처님이 설법을 하는구나.
[潙仰家風]
師資唱和하니
父子一家로다.
脇下書字로 頭角崢嶸하고
室中驗人에 獅子腰折이라.
離四句 絶百非하여 一搥粉碎하니
有兩口라도 無一舌이니라.
九曲珠通이로다.
要識潙仰宗麽아,
斷碑橫古路하니
鐵牛眠少室이로다.
4) 위앙종 가풍
위앙종 가풍은
스승이 부르고 제자가 화답하니
아버지와 아들이 한집에 사는 것과 같구나.
옆구리 글자로 높은 경계를 드러내고
공부를 점검함에 사자의 허리가 부러진다.
온갖 잘못된 견해를 한 번에 끊어 내니
입이 두 개가 있어도 말할 혀가 없도다.
구슬 속 구불구불 아홉 구비에
실을 꿰도다.
위앙종 가풍을 알고자 하느냐?
부러진 비석이 옛길에 쓰러져 있으니
무쇠 소가 작은 방에서 잠을 자는구나.
[法眼家風]
言中有響하고
句裏藏鋒이라.
髑髏常干世界하고
鼻孔磨觸家風이라.
風柯月渚가
顯露眞心이요
翠竹黃花가
宣明妙法이로다.
要識法眼宗麽아,
風送斷雲歸嶺去하고
月和流水過橋來로다.
5) 법안종 가풍
법안종 가풍은
말 속에 메아리가 있고
화두 속에 칼날을 숨기고 있다.
해골은 언제나 이 세계를 지배하고
콧구멍은 번갈아 가풍을 불어 낸다.
바람 부는 나뭇가지와 맑은 강물의 달이
투명하게 참마음을 드러내는 것이요
푸른 대 황금 꽃이
오묘한 법을 밝히고 있는 것이다.
법안종의 가풍을 알고자 하느냐?
바람 부니 흰 구름이 봉우리로 올라가고
시냇물이 달을 품고 다리 밑에 흘러간다.
출처: 선가귀감, 서산대사 지음, 원순 역해, 도서출판 법공양
첫댓글 공부한 것이 없으니
다섯 종파의 가풍을 읽어보아도 어떻게 다른지 잘 모르겠습니다.
언젠가는 공부할 기회가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고맙습니다. 마하반야바라밀_()()()_
솔직 코멘트!
독서동아리에서 니체의 글을 읽고 있는데, 니체의 은유도 난해한데 선가귀감에는 쨉이 안됩니다.
그동안 어깨너머로 배운 불교용어가 니체의 말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보다는 낫다' 라시던 보현선생님 말씀이 떠오릅니다. 읽기만 해도 언젠가는
도움이 되리라 생각하면서 몰라도 그냥 읽습니다.
고맙습니다. 마하반야바라밀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