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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묵는 절간 방문 앞에는 크고 작은 파초가 여러 포기 다른 나무와 꽃들을 가리듯 하고 서 있었다. 넓은 툇마루에 나앉아 갠 하늘과 파초 잎만 바라보고 있노라면 뻐꾸기 소리, 딱따구리 소리, 북소리, 경쇠 소리들마저 귀로 들려온다기보다 파초 잎이 묻혀다 전해주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곤 했다.”
다솔사는 신라 지증왕 503년에 연기 스님이 세운 절이다. 전나무와 소나무가 어우러진 숲길에 들어서면 어느새 깊은 숲의 호흡이 다가오고 간간히 들려오는 산새 소리는 숲의 깊이를 전해온다. 숲길의 끝에 서면 적멸보궁을 둘러싼 돌담들이 자연스럽게 도량으로 들어서게 한다. 일제강점기 때 만해 스님을 비롯한 효당 최범술, 변영태, 변영만, 김범부 등 수많은 우국지사들이 독립운동의 ‘터’로 썼던 대양루가 도량 맨 앞줄에 서있다. 적멸보궁에는 와불상이 모셔져 있고 와불 너머로 사리탑이 있다. 김동리가 ‘등신불’을 썼던 안심료는 만해 스님이 독립선언서의 초안을 작성한 곳이기도 하다. 고찰들이 대부분 그렇듯 다솔사도 자장율사, 의상대사, 도선국사, 나옹선사 등 여러 선지식들이 머물다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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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근대문학을 이끌었던 ‘무녀도’, ‘등신불’의 김동리(1913~1995)는 20대와 30대의 젊은 시절을 다솔사에서 보낸다. 맏형 범부를 따라 다솔사를 찾았던 그는 만해 스님을 만나게 되고, 만해 스님과 범부와 주지 범술 스님의 대화중에 ‘소신공양(燒身供養)’에 대해서 듣게 된다. 충격에 휩싸인 그는 그 때 벌겋게 달아오른 향로를 머리에 쓰고, 가부좌 자세로 소신공양을 하는 ‘만적’(등신불의 주인공)을 만들어낸다. 그로부터 20여년이 흐른 뒤에 발표된 소설 ‘등신불’에서 만적 스님은 그렇게 소신공양을 한다.
만적 스님은 자신과 자신의 어머니로 인해 집을 나가게 된 이복동생을 찾아 나섰다가 동생을 찾지 못한 채 출가를 하게 되고, 십 년이 지난 어느 날 문둥병에 걸린 동생을 만나게 된다. 동생을 다시 만난 만적 스님은 눈물을 흘리며 자신의 목에 걸었던 염주를 동생의 목에 걸어주고 그길로 절에 돌아와 음식을 끊는다. 그리고 이듬해 봄 소신공양을 한다. 끊어낼 수 없는 번뇌를 짊어진 채 만적 스님의 육신은 연기로 화했고 퍼붓는 비로도 재울 수 없었던 뜨거운 몸짓은 등신불이 되었다.
‘등신불’은 종교를 소재로 다루면서도 실존적인 측면에서 종교의 문제에 접근했다는 것이 특징이고, 짧은 줄거리 안에서도 시간과 공간, 인물과 상황의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또한 단편의 속도감 속에 끝까지 여유롭게 스며있는 ‘불교’는 이 소설의 진정한 매력이다. ‘등신불’을 집필했던 안심료 툇마루에 앉아 보이지 않는 방안의 김동리를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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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솔사는 키 큰 나무 숲 대신 차밭으로 둘러싸여 있다. 신라 때부터 있었던 차밭은 효당 스님의 손을 거치면서 더 넓어지고 깊어졌다. 밑에서 보면 도량이 차밭을 지고 있고, 차밭에 올라 내려다보면 도량은 둥지 속에 안겨 있는 듯했다. 차밭을 따라 올라가면 법당의 지붕들이 산 능선이 모여 있는 것처럼 보인다. 푸른 잎의 차밭 때문인지 차밭에 둘러싸인 다솔사는 겨울의 한 가운데서도 그다지 앙상해 보이지 않았다. 차밭을 따라 걷다보면 도량을 모두 둘러보게 된다. 도량을 다 보고 내려왔을 때 후원 굴뚝에서는 뽀얀 연기가 솟고 있었다. 밥냄새를 달고 허공으로 날아가는 연기 끝에는 낮달이 짙어가고 있었다.
김동리는 사는 동안 다솔사와 사천에서 11년을 살았다. 그는 등신불 외에도 많은 작품을 통해 고향과 자연, 삶과 종교를 소설화 했다. 김동리의 작품엔 단편들이 많다. 다솔사에 간다면 안심료 툇마루에 잠깐 앉아 그의 단편 하나 읽고 일어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등신불 말고도 1977년에 발표된 ‘저승새’는 절집에 앉아 읽을 만한 단편이다.
첫댓글 관세음보살()()()
참~좋은~인연입니다...관세음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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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좋은~인연입니다...관세음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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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관세음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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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관세음보살()()()
다솔사 들어가는 길이 너무 좋아요, 감사합니다, 관세음보살()()()
봄에는 다솔사에 고사리가 많이나지요, 사찰 참배도 하시고 한해먹을 고사리를 준비해 쪄서 햇살좋은 봄볓에 말려서 일년내내 두고 먹고도 좋답니다,,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