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유덕현 초대 아빠스.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제공
한국교회에 또 한 명의 아빠스(대수도원장)가 탄생했다.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초대 아빠스에 2월 27일 유덕현(야고보) 신부가 선출됐다.
몬테올리베또 연합회가 올해 창설 700주년을 맞아 2월 14일부로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원(성베르나르도 똘로메이 수도원, 경남 고성 소재)을 아빠스좌 대수도원으로 승격한 데 따라 아빠스를 선출했다.
연합회 디에고 마리아 로사 총아빠스 주재 하에 투표를 실시, 선출 후 열린 착좌식에서 십자가 목걸이, 수도원 인장, 열쇠 수여식이 마련됐다.
유 아빠스는 “원장좌 수도원에서 아빠스좌 수도원으로 승격했다는 것은 그만큼 책임감이 주어지는 것”이라고 말하고 “수도공동체 형제회원들이 행복감을 느끼는 수도원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며 무엇보다 형제들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아빠스가 되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또 “수도원 피정과 강의를 통해 만나는 신자들에게도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을 전하며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는 공동체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유 아빠스의 사목표어는 ‘TOTUS TUUS’(저는 온전히 당신의 것)이며, 문장은 현재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에서 작업 중이다.
아빠스 축복식은 몬테올리베또 연합회 창설 700주년을 맞는 3월 26일 오후 4시(현지 시간) 이탈리아 시에나 총원에서 디에고 마리아 로사 총아빠스 주례로 거행된다. 이날 토스카나 지역 주교단 15명과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원 종신서원자, 봉헌회원으로 구성된 한국 순례단 65명도 함께 한다. 축복식 후 귀국해 고성을 비롯한 부산, 양주 올리베따노 수도원에서 아빠스 대미사를 봉헌할 계획이다.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장 박현동 아빠스는 “이집트에서 열린 연합회 회의 중 선출 소식을 듣고 유 아빠스에게 축하 인사를 전했는데, 한국교회에 또 한명의 새로운 아빠스가 탄생해 기쁘다”고 말하고 “아빠스좌 대수도원으로 승격한 것을 축하하며,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의 은수적인 수도생활과 전통을 통해 영성을 전하는 수도공동체로 더욱 발전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1961년 9월 대구에서 태어난 유 아빠스는 1988년 7월 입회한 후 1993년 3월 첫서원, 1996년 11월에 종신서원을 했다. 이어 1998년 11월 사제품을 받았다. 1991년부터 이탈리아 성니콜라대학에서 수학했으며 ‘교회 일치 신학’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받고 2000년 귀국했다.
수도원에서 수련장, 부원장, 원장을 역임했으며, 한국 남자수도회사도생활단 장상협의회 상임위원으로 활동했다.
한국교회의 현직 아빠스는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장 박현동 아빠스와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유덕현 아빠스 두 명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