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조>
장송으로 배를 무어
구지
장송(長松)으로 배를 무어 대동강(大同江)에 흘리띄워
유일지(柳一枝) 희어다가 굳이굳이 매었으니
어디서 망령(妄伶)엣 것은 소(沼)에 들라 하나니
♣어구풀이
-장송(長松) : 크게 자란 소남
-무어 : ‘무어내가’는 배를 지어내다의 옛말
-흘리띄워 : 물살이 흐르는 대로 따라가게 띄워 놓고
-유일지(柳一枝) : 수양버들의 늘어진 한 가지
-굳이굳이 : 굳게 굳게, 작가의 이름 ‘구지(求之)’와도 통함.
-망령(妄伶)엣 것 : 망령된 것. 요사스러운 것.
-소(沼) : 연못
♣해설
-초장 : 크게 자란 소나무를 베어 배를 만들어 대동강 맑은 물에 띄워 놓고
-중장 : 강변에 늘어진 버드나무 가지를 휘어다가 굳게굳게 배를 매어 놓았는데
-종장 : 어디서 타나난 요사스러운 것이 물살이 세게 흐르는 연못에 들어가라고 하느냐
♣감상
이 시조 역시 송이(松伊)의 시조와 마찬가지로 자신의 곧고 굳은 절개를 노래한
것이다. 기류(妓流)들이라고 지조(志操)가 없으란 법이 없다. 오히려 그들의 절개가
더 곧고 곧은 지도 모른다. ‘배’는 작가 자신을 비유하는 것으로, 소나무로 만든 것
이니 절개가 높음을 비유하는 것이다. 냇가의 버들가지에 굳게굳게 매였다는 말은 임
을 사랑한다는 뜻이며, 종장의 ‘망령엣 것’은 자신을 유혹하는 뭇남성들을 가리키는
것으로, 어떠한 유혹에도 넘어가지 않고 임에 대한 지조를지키겠다는 뜻이다.
♣작가소개
구지(求之, 생물 연대 미상) : 기녀(妓女)라고만 전할 뿐 그 생애에 관한 다른 기록은
전하지 않음. 단지 위의 노래로 보아 평양의 명기(名妓)였으리라 짐작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