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2012년부터 부산과 목포에서 KTX(고속철도)를 타고 곧바로 인천국제공항까지 갈 수 있게 돼 지방에서 인천공항까지 갈 때 교통편을 여러 번 갈아타야 하는 불편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인천공항철도의 운영사인 공항철도㈜를 인수한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이 공항철도의 수익성을 높이고 지방에서 해외로 떠나는 승객의 편의를 위해 KTX로 인천공항까지 갈 수 있는 KTX 연장안을 내부적으로 확정한 것으로 30일 확인됐다. KTX 연장안은 현재 건설하는 서울역∼김포공항 20.7km 2단계 구간이 내년 말 완공되면 기존의 인천공항철도와 연계하는 방식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타당성 조사를 위해 한국교통연구원에 용역을 의뢰한 연구보고서가 거의 마무리 단계”라며 “KTX와 인천공항철도 모두 코레일이 운영하기 때문에 시행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용역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역∼인천공항 61km를 KTX로 갈 경우 20분 정도 걸린다. KTX는 서울∼부산을 시속 300km로 달릴 수 있다. 인천공항철도의 선로는 1단계(40.3km), 2단계 구간 모두 최고 시속 170km까지만 달리도록 설계돼 있으나 평균 속도를 160km로 유지하도록 했다.
인천공항철도는 상행과 하행 각각 1개여서 급행인 KTX가 원활히 지날 수 있도록 중간에 ‘바이 패스’ 시설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운서역, 계양역, 디지털미디어시티역 등 공항철도 10개 역에 완행열차(일반철도)가 대기할 수 있도록 시설 개선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 때문에 인천공항철도 2단계 구간이 내년 말 완공돼도 실제로 KTX를 운행하려면 2년가량을 더 기다려야 한다. 이렇게 되면 인천공항철도는 급행 격인 고속철도와 완행 격인 일반철도로 나뉘어 운행하게 된다. 일본 나리타공항∼도쿄역 사이에도 이 같은 형태로 철도가 다니고 있다. 또 KTX는 서울역∼인천공항역 중간 1곳에 정차하게 된다. 정차역으로는 인천지하철 1호선과 환승할 수 있는 계양역이나 인천경제자유구역인 청라지구에 신설될 청라역이 검토되고 있다.
서울역에는 해외 통관수속과 여객기 탑승절차를 밟을 수 있는 도심공항터미널이 별도로 설치된다. 이곳에 면세점도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리무진버스를 타는 승객을 위한 서울 강남구 삼성동 공항터미널과 철도 이용객을 위한 서울역 공항터미널 등 2곳의 도심공항터미널이 운영되는 것이다.
2년 전 개통한 인천공항철도는 국내 최초의 민자(民資) 사회간접자본(SOC)이지만 수요예측을 잘못해 연간 1000억∼1600억 원을 국고에서 지원받는 애물단지 시설로 꼽혀왔다. 이용객이 예상치의 7%대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코레일은 최근 공항철도의 민간지분 88.8%(1조2058억 원)를 사들였고, KTX 연장 등 대대적인 운영 개선 작업에 착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