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하가 알록달록 물들 때! 그림 같은 섬과 바다로 가는 가을여행 1박2일
2024년 11월 두발로학교는 <‘지붕없는 미술관’ 고흥 : 낭도·팔영산편백숲·소록도·연홍도>
11월 두발로학교(교장 진우석. 여행작가)는 제87강으로, 전남 고흥의 팔영산 편백치유의 숲과 연홍도를 찾아갑니다. <지붕없는 미술관>이라 불리는 고흥 땅은 크고 작은 섬이 어우러진 다도해가 예술작품처럼 아름다운 곳입니다. ▶참가신청 바로가기
▲고흥의 대표 명산 팔영산은 고흥 제일의 전망대로,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여덟 개의 봉우리가 비경을 자랑하며 이름난 편백숲을 보듬고 있다.Ⓒ고흥군
고흥이 거느린 소록도와 연홍도, 여수의 낭도를 함께 둘러보는 다채로운 여행이 될 텐데요. 고흥 가는 길에 잠시 낭도에 들러 서대회에 젖샘막걸리를 한 잔하며 여행의 시작을 알리는 것도 재밌겠네요. 섬 전체를 미술관으로 꾸민 소박한 연홍도와 팔영산 아래 자리한 치유의숲에서 여유롭게 힐링의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고흥우주발사전망대의 시원한 다도해 조망, 한센인의 등대 역할을 했던 마리안느와 마가렛을 만나는 시간도 빼놓을 수 없겠죠. 11월 우리 산하가 단풍으로 알록달록 물든 때, 고흥으로 함께 떠나보시죠.
▲팔영산 정상에서 바라본 다도해 풍경Ⓒ고흥군
진우석 교장선생님으로부터 두발로학교 제87강, 2024년 11월 2(토)-3(일)일, 1박2일로 준비하는 <‘지붕없는 미술관’ 고흥 : 낭도·팔영산편백숲·소록도·연홍도>에 대해 들어봅니다.
여수의 섬 밟고 고흥 땅으로
여자만은 전남 순천, 여수, 고흥을 품고 있는 거대한 만(灣)이다. 여자만 남쪽 끝 지점에 적금도, 낭도, 둔병도, 조발도 등 여수와 고흥의 섬들이 보석처럼 흩뿌려 있다. 이 섬들에 다리가 놓여 있어 징검다리처럼 건너 여수에서 고흥으로 넘어갈 수 있다. 드라이브로 섬 여행을 즐길 수 있게 됐다. 여수에서 조발도와 둔병도를 건너면 낭도에 닿는다. 낭도에는 서대회에 젖샘막걸리를 마실 수 있기에 잠시 머물렀다 가기 좋다. 낭도에서 적금도를 건너면 고흥 땅으로, 팔영산(八影山)과 딱 눈이 마주친다.
▲연홍도 연홍미술관 앞 해변의 조형물. 예술 작품과 바다, 그리고 금당도가 잘 어우러진다.Ⓒ진우석
섬 전체가 미술관, 연홍도
고흥 연홍도는 거금도에 딸린 손바닥만 한 섬이다. 면적 0.55㎢, 해안선 길이 4㎞에 불과하며, 50여 가구 80여 명의 주민이 산다. 크기는 작지만, 전남의 수많은 섬 중에서 당당하게 ‘가고 싶은 섬’으로 선정됐다. 연홍도는 ‘예술의 섬’이란 주제로 섬 전체를 하나의 미술관으로 꾸몄다. 폐교를 리모델링한 아담한 미술관을 둘러보고, 호젓한 섬 둘레길을 걸어보자.
▲소록도와 거금도를 잇는 거금대교의 금빛 야경Ⓒ진우석
연홍도 가는 길은 섬을 징검다리처럼 밟고 간다. 고흥 녹동항에서 소록대교를 건너 소록도, 다시 소록도에서 금빛으로 빛나는 거금대교를 지나야 거금도 신양선착장에 닿는다. 신양선착장에서 연홍도는 손에 잡힐 듯 가깝다. ‘섬나라 미술여행’이라고 쓰인 알록달록한 여객선을 타고 바닷바람을 맞으며 연홍도로 가는 맛이 일품이다.
▲드론으로 본 연홍도 전경Ⓒ고흥군
연홍도의 생김새는 중앙에 자리한 연홍마을 중심으로 양 날개가 뻗어나간 듯하다. 섬 뒤로 금당도의 바위산이 마치 연홍도를 수호하는 장군처럼 우뚝하다. 섬 이름은 넓은 바다에 떠 있는 연(鳶)과 같다 해서 연홍도(鳶洪島)라고 불렀으나, 일제강점기에 거금도와 맥이 이어졌다 하여 ‘연(鳶)’자를 이을 ‘연(連)’자로 바꾸었다고 한다. 섬의 지형이 말 형상이라 마도(馬島)라 불렀다는 설도 전해진다.
여객선은 불과 10분도 안 돼 연홍도에 닿는다. 섬에 내리면 방조제 끝에 설치된 소라 모양의 조각품이 인사를 건넨다. 두 개의 소라가 사이좋게 있어 ‘소라부부’라고 불린다. 선착장에서 길은 마을 골목으로 이어진다. 골목 담벼락에는 정다운 벽화들이 가득하다. 섬 전체가 미술관이란 말이 실감 난다.
과거 큰 인기를 끌었던 프로레슬러 김일의 벽화에서 발걸음이 멈춰진다. 프로레슬링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김일의 고향이 고흥 거금도다. 김일 옆에는 노지심과 백종호 레슬러의 사진도 있다. 두 사람 모두 김일의 제자인데, 백종호 레슬러가 연홍도 출신으로 영화 <반칙왕>의 모델이다. 실제로 낮에는 은행에서 일하고, 밤에는 레슬러로 활동했다고 한다.
▲섬의 오래된 폐교를 소박한 연홍미술관으로 리모델링했다.Ⓒ진우석
골목길 미술관과 연홍미술관
‘연홍 사진박물관’이란 이름을 단 벽면에는 연홍도 주민들의 사진이 빼곡하게 들어있다. 순박한 섬사람들의 생활 모습이 정겹다. 골목길을 천천히 걸으며 벽화 작품을 감상한다. 작품 소재가 생활폐기물, 조개껍데기, 나무, 돌 등 구하기 쉬운 것들이다. 작품들은 화가들뿐 아니라 주민들도 직접 만들었다고 한다.
발걸음은 마을 뒤편으로 이어지고, 언덕에서 시원하게 조망이 열린다. 한쪽으로 부드럽고 웅장한 육산을 품은 거금도가 보이고, 반대편으로는 가파른 바위산이 우뚝한 금당도가 우뚝하다. 금당도는 고흥이 아닌 완도에 속한다. 언덕에서 길은 연홍미술관으로 부드럽게 이어진다.
연홍미술관은 연홍도에서 가장 멋진 장소에 자리 잡았다. 서쪽으로 해안을 끼고 있으며, 건너편 금당도를 바라본다. 미술관은 연홍도 출신인 김정만 화백이 폐교 후 8년 동안 방치된 연홍분교를 정성껏 리모델링해 2006년 개관했다. 지금은 선호남 관장이 관리한다. 전시실에서는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회화작품 150여 점을 전시한다. 전시실뿐 아니라 작은 운동장이었던 미술관 정원과 해안에 흩어져 있다.
연홍도에서 가장 인상적인 작품들은 미술관 앞 해안에 자리한다. 잔잔한 바다에는 은빛 물고기를 형상화한 수상 조형물이 반쯤 물에 잠겨 있다. 마치 느릿느릿 헤엄치는 것 같다. 물고기 등에 올라타고 싶은 마음을 꾹 참는다. 아이들이 자전거를 타고, 굴렁쇠 굴리고, 하염없이 바다를 바라보는 여러 작품은 바다와 건너편 금당도가 어우러진다. 가히 자연과 예술의 조화로 연홍도에서만 볼 수 있는 걸작이다.
▲연홍도의 자연과 예술의 조화Ⓒ고흥군
좀바끝과 아르끝 둘레길
연홍도에는 두 개의 둘레길이 있다. 하나는 연홍미술관에서 북쪽으로 이어진 좀바끝 둘레길, 다른 하나는 섬 남쪽의 야산을 한 바퀴 도는 아르끝 둘레길이다. 둘레길에 붙은 이름이 소박하고 예쁘다. 아르끝은 ‘아래의 끝’이란 뜻이고, 좀바는 사납게 생긴 생선인 쏨뱅이의 연홍도 사투리다. 먼저 좀바끝으로 향한다. 연홍도는 하늘에서 보면 섬 생김새가 ‘ㄱ’ 모양이다. ‘ㄱ’자의 맨 왼쪽에 좀바끝이 있다.
길은 소나무가 우거진 호젓한 숲길이다. 부드럽게 이어지다가 언덕으로 올라선다. 언덕에는 2층 해안 전망대가 놓여있다. 전망대에 오르자 연홍미술관 일대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건너편의 금당도가 거센 물살을 막아준 덕분에 연홍도 앞바다는 호수처럼 잔잔하다.
다시 미술관으로 돌아와 섬 남쪽 아르끝으로 향한다. 마을 골목을 뻗어나면 후박나무가 가득한 숲길이 이어진다. 길이 험하지 않아 누구나 쉽게 걸을 수 있다. 어느 순간 연홍도 최남단 아르끝을 지나친다. 길은 연홍마을이 잘 보이는 언덕으로 이어진다. 전망 좋은 벤치는 쉬어가기 좋다. 넓게 열린 하늘이 눈에 들어온다.
가을은 하늘에서 내려온다는 말이 있다. 올여름은 유난히 비가 많고 무더웠다. 그러나 날씨는 절기를 거스를 수 없는 법. 시나브로 높고 청명한 푸른 하늘이 내려오는 중이다. 가을하늘 우러르며 한가롭게 쉬다 보면, 작고 아담한 섬이 주는 평화로움이 마음에 가득 찬다. 다시 마을로 돌아온다. 이제 떠날 시간이다. 신양선착장에서 출발한 배가 경적을 울리며 연홍도로 들어온다.
▲하늘에서 본 고흥우주발사전망대와 다도해의 섬들Ⓒ고흥군
고흥 넘버2 전망대, 고흥우주발사전망대
고흥군을 통틀어 최고 전망대는 높이 608m의 팔영산 꼭대기다. 고흥과 여수 일대의 아름다운 다도해가 한눈에 들어오는 천혜의 장소다. 두 번째 전망대로는 우주발사전망대를 꼽을 수 있다. 이곳은 팔영산 줄기가 내려와 바다로 들어가기 직전 용트림한 작은 언덕 위에 자리한다. 언덕은 전망대가 설 운명이었다. 왼쪽으로 여수, 오른쪽으로 고흥의 섬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명당자리인 까닭이다.
고흥 동쪽 끝자락 영남면 남열리에 자리한 우주발사전망대는 약 50m 높이의 7층 건물이다. 본래 나로우주센터와는 해상으로 15km 직선거리에 위치해 나로호 발사 광경을 넓은 바다와 함께 볼 수 있어 세워졌다. 전망대의 외관은 곧 땅을 박차고 솟아오를 것 같은 우주선처럼 생겼다. 우선 7층 전망대부터 구경하는 것이 순서다. 7층은 카페로 차를 마시면서 유리창 너머로 조망을 즐길 수 있다. 동쪽 여수 지역과 서쪽 고흥 지역의 풍광이 사뭇 달라 비교하는 재미가 있다. 여수 쪽은 바다 위로 낭도, 사도, 하화도, 개도 등 섬들이 둥둥 떠 있다. 반면 고흥 방면으로는 남열리 마을의 다랑논과 남열해수욕장, 그리고 옥태도와 나로도 등 둥글둥글한 섬들의 모습이 투박하고 정겹다.
▲고흥우주발사전망대로 이어진 해변 드라이브 코스Ⓒ진우석
팔영산과 팔영산 편백치유의숲
다도해해상국립공원에 포함된 팔영산은 고흥의 대표 명산이지만, 그 영향력이 주변의 강진, 여수, 보성 등까지 미친다. 바닷가에 독보적으로 솟아오른 8개의 암봉이 주변을 압도하며, 정상에서 바라보는 다도해 조망은 가히 일품이다. 팔영산은 등산으로 즐기는 것이 좋지만, 산행이 어려운 사람은 팔영산 품에 자리한 치유의 숲을 이용할 수 있다. ‘팔영산 편백치유의 숲’은 전국 최대 규모 편백나무 숲이 조성된 곳이다. 면적이 무려 416ha 규모다. 편백나무 숲에 들어 해먹이나 나무 침대에 누워 한가롭고 충만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소록도는 멀리서 보면 마치 작은 사슴처럼 보인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고흥군
녹동항과 마리안느·마가렛
녹동항은 조선시대 수군기지인 노도진이 자리했고, 지금은 어업과 교통의 중심지다. 녹동항은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육군에서 해군으로 보직 변경한 첫 부임지이기도 하다. 이순신은 녹동에서 우리나라 불멸의 영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녹동항에는 크고 작은 배들로 가득하다. 제주도, 금당도, 평일도, 상화도 등으로 가는 여객선이 다니고, 인근 섬에서 생산되는 활어와 김, 미역, 다시마, 멸치 등 해산물이 모인다.
최근 녹동항은 소록도와 거금도를 연결하는 다리가 놓이면서 관광의 중심지 역할을 한다. 녹동항에는 숨은 맛집이 많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녹동항을 대표하는 생선은 장어다. 녹동항에 장어거리가 있고, 많은 식당에서 장어요리를 내온다.
▲낭도의 명물인 서대회와 젖샘막걸리Ⓒ진우석
이제는 녹동항에서 드론쇼도 빼놓을 수 없다. 고흥군 야간관광 콘텐츠 중 하나인 드론쇼는 매주 토요일 저녁 녹동항(녹동바다정원 일원)의 하늘을 수놓는다. 주민들과 관광객이 모여 소록대교 위를 수놓은 드론의 그림에 탄성을 지른다.
고흥에서는 마리안느와 마가렛이란 이름을 들을 수 있다. 누구나 꺼렸던 소록도 한센병 환자들을 돌보고 아이들의 어머니 역할을 했던 천사들이다. 최근 녹동항에 ‘마리안느-마가렛 나눔연수원’를 열었다. 오스트리아에서 온 간호사 두 사람은 20대에 소록도에 들어가 한센병 환자 치료에 평생을 바쳤다. 마리안느는 1962년부터 43년간, 마가렛은 1966년부터 39년간이다. 이들을 기리는 마음에 고흥군에서 연수원을 만들었다. 1층에 ‘마리안느와 마가렛 기념관’이 있고, 전망대에 오르면 소록도와 녹동항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2024년 11월 2(토)-3(일)일 열리는 두발로학교 제87강 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11월 2일(토)>
06:50 서울을 출발합니다. 오전 6시 40분까지 서울 강남구 지하철 3호선 압구정역 6번출구의 현대백화점 옆 공영주차장에서 <두발로학교> 버스(온누리여행사)에 탑승바랍니다. 아침식사로 김밥과 식수가 준비돼 있습니다. 답사 일정은 현지 사정에 따라 일부 축소·조정될 수 있습니다. 제87강 여는 모임에 이어,
12:30-13:30 여수 낭도 도착, 점심식사(서대회 무침과 젖샘막걸리)
13:30-14:00 고흥우주발사전망대로 이동
14:00-14:40 전망대 관람
14:40-15:00 팔영산 편백치유의숲 도착
15:00-16:30 치유의 숲 트레킹(난이도 하)
16:30-17:10 마리안느와 마가렛 기념공원으로 이동
17:10-17:50 마리안느와 마가렛 기념공원 관람
18:00-18:20 숙소 체크인 및 휴식(2인1실)
18:30-19:40 저녁식사 겸 뒤풀이(장어숯불구이)
21:00-22:00 녹동항 바다공원 드론쇼 관람(숙소에서 10분 거리) 및 와인이 있는 산책(드론쇼 취소될 경우 바다산책)
<11월 3일(일)>
06:30-07:20 아침식사(녹동항 백반)
07:20~07:40 신양선착장으로 이동
08:00~08:10 연홍도 도착
08:10~11:00 연홍도 둘러보기(난이도 하)
11:10~11:25 소록도로 이동
11:25~12:10 소록도 관람
12:10~12:30 식당으로 이동
12:30~13:30 점심식사(남도 한정식)
13:30 서울로 출발
19:00 서울 도착(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