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살 남자아이, 미국에서 면역치료(5/11-5/16) 후 1개월이 경과 되었습니다.
여러가지 일들이 있었는데, 공유하고 싶어 글을 씁니다.
다들 화이팅 합시다!!!
지난 금요일 (6/12, 면역치료 후 한달 경과)에 측정한 혈구 수치들입니다. 헤모와 혈소판은 6/9에 수혈을 한 수치입니다.
헤모: 11.3 (수혈 전에는 6.9) (정상치 11-13.4 gm/dL)
백혈구: 1.41 (정상치 4.31-11 K/mcL)
호중구: 0.13 (정상치 1.63-7.55 K/mcL)
혈소판: 31 (수혈 전 수치 15) (정상치 206-369 K/mcL)
1. 치료 후 첫 2주 동안은 스테로이드(프레드니존) 덕분에 엄청 먹었고, 일주일에 1-2 kg씩 살이 쪘습니다. 현재는 스테로이드를 끊은 상태이고, 식욕이 원래상태인 가려먹는 상태로 다시 되돌아 왔습니다. 매일 음식때문에 골치가 아픕니다. 스테로이드를 복용중일때는 혈압이 조금 높았는데, 스테로이드를 끊고 혈압이 조금씩 정상으로 되돌아 오고 있습니다.
2. 사이폴은 아침, 저녁으로 각각 150 mg (25 mg x 6 tabs )씩 복용 했었는데, 혈중농도를 측정 한 결과 절반인 75 mg (25 mg x 3 tabs) 으로 줄였습니다.
3. 레볼레이드 (프로막타, 37.5mg/day)를 5/29부터(면역치료 종료 후 2주) 시작 했습니다. 처음엔 보험에서 허가를 안 해 줘서 2주동안 기다렸었는데, 승인이 되어 한달치를 25불(원가 $15,000/달)에 복용하고 있습니다. 처음엔 획기적인 약이라는 소식에 기대를 많이 했었는데, 현재 2주간 복용하고 있고, 아직까지는 큰 재미를 못 보고 있습니다. 일본 웹싸이트에서 찾아보니 수치가 오르는데 까지 4-6개월 걸렸다는 블로그를 본적이 있는데, 그 이외의 효능을 본 사람을 아직 찾아보질 못 했습니다.
참고로 프로막타는 유전자 변형 및 백내장을 포함한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 할 수 있기 때문에 의사와 잘 상의해서 복용하라고 주의사항에 같이 동봉되어 있었고, 특히 동양인에게는 복용 농도를 줄이라는 경고와 그 심각성을 미국 FDA에서도 알기 때문에 환자에게 6개월 이상 처방은 안한다고 합니다.
4. 스테로이드(프레드니존)를 그만두는 시기와 레볼레이드를 시작하는 시기가 거의 비슷했습니다. 이때부터 새로운 증상(부작용)이 보이기 시작했는데 이것이 스테로이드를 그만뒀기 때문인지, 레볼레이드를 시작해서 인지, 어느쪽의 부작용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약간의 잇몸 증식(그리 심하지는 않습니다), 목 뒤에서 등까지 연결된 털, 콧수염, 구내염. 하지만 호중구가 바닥을 치는데도 여지껏 열도 한번 없었고, 혈소판이 바닥을 치는데도 잇몸에서의 약간의 출혈 이외에는 코피한번 난적이 없다는 것에 감사할 뿐입니다.
5. 혈구 수치들이 바닥을 기고 있습니다. 병상일지를 기록하고 있는데, 수치가 상승해야 기분좋고 쓰는 재미도 있을텐데, 요즘 혈구 수치들은 뚫고 내려갈 곳을 찾고 있는듯 바닥을 헤메고 있네요. 첫 2주 동안은 스테로이드 덕분이였는지, 그로 인한 먹방의 극치를 보인 덕분 이였는지는 모르겠지만 백혈구와 호중구의 수치가 수직상승 했었습니다. 하지만 스테로이드를 끊고 나서 식욕도 원래의 가려먹는 스타일로 되돌아 오고, 수치도 다시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현재는 바닥을 기고 있습니다. 어느정도 나이가 있다면 자신의 의지로 억지로라도 먹거나 억지로라도 운동을 하겠지만, 아직 9살 아이에게는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 났는지 조차 잘 모르는 모양입니다.
6. 2012년 논문에 의하면 면역치료후 6개월동안 관찰한다는 보고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금요일 내원때는 우리아이를 위해서 조혈모세포이식팀이(Bone marrow transplant team) 움직이기 시작한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요즘은 재빈관련한 데이터가 많이 쌓여서 6개월동안 기다리지도 않는다고 하네요. 약 3개월 정도 되면 혈구수치들 뿐만이 아닌 다른 데이터(예, Reticulocyte 등)를 기반을 어느정도 예측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현재 등록되어 있는 사람중에 일치하는 사람이 2명 있다고만 구두로 이야기를 들었는데, 얼마나 일치를 하는건지, 그리고 제공여부와 관련해서는 아직 아무런 정보가 없습니다. 만약 2명의 일치자는 100%이기 때문에 언급을 해 주셨겠죠? 100%일치가 아니라면 궂이 이야기 까지 안했을거라 생각이 드네요.
7. 한달 전 면역치료를 위해서 입원 해 있는 동안 (6일, 5/11-16)의 비용이 무려 $280,000이 청구가 되었습니다 (한화로 약 3억 3천8백만원). 좋은 보험에 가입 되어있던 덕분에 co-pay가 $0가 되어 부담이 많이 줄었습니다. 매달 비싼 보험료를 지불하면서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보험비를 아껴볼까 머리를 굴리곤 했는데, 이제는 보험 카버리지를 그대로 두고 앞으로도 절대로 안건드리기로 와이프와 합의 봤습니다. 저 가격의 10%만 내라고 해도 정말 끔찍하네요.
첫댓글 아이 투병중이라 이런저런일로 정신없을텐데 여러 환우분들을 위해 여러가지 자세히 정보를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아이가 수치가 바닥을 친다니 한편으론 맘이 무겁지만, 일치자가 2명 있고 이식진행팀서 움직이고 있다니 한편으론 또 다른 해결책에 한발 더 다가가는 상황이니 다행스럽습니다.
보험도 잘 커버를 해줘서 무난히 지나가는 것도 다행이고요..
찌짱님 곰곰히 기록하시고 알아 보신거 보니, 아주 뭐든 잘하셔서 인생이 무조건 밝습니다. 이런 아버지를 둔 아이도 금방 나을겁니다. 오늘도 홧팅요~~^^
우리아이에게 있었던 일들을 기록하면서 "마지막엔 해피엔딩"이어야 하는데, 헤피엔딩..이라는 생각으로 글을 씁니다. 한편으로는 정말 그럴까 라는 불안한 마음도 있고, 그렇다면 이 모든 기록들이 무슨 소용일까 라는 생각도 들고..그래도 오늘도 역시나 화이팅 하면서 힘을 내 봅니다.
면역치료후 수치 상승되는듯 하여 너무 기쁘고 내심 완치되기를 기대하고 있었는데 하향 곡선보니 맘이 아프네요....저희 딸(만24세)도 현재 4년째 면역치료후 약물로 경과 보고 있는 중이고 매 번 수치와의 전쟁속에 있습니다...레볼레이드 먹은지 5개월 지나 7월19일이면 6개월 종료되는데 처음 복용시에는 총빌리루빈수치 2.9까지 올라 황달도 심하고 두통등 부작용이 심해서 이 약을 먹여야 하나 말아야 하나 매일 아침 고민했습니다...4개월 지나면서부터 약간 반응해서 수치를 유지시켜 주고 있습니다 수치가 확 올라주는 것을 기대하고 모든 부작용도 참자고 아이를 다독이며 먹여왔는데 그건 너무 과욕...차라리 길게 고생시키지 않고 이식 결정되는 것이 좋을수도 있다 여겨집니다 완치로 가는 지름길 선택하셨다 생각하시고 그 길에서 또 최선의 노력으로 목표한 곳에 이르시기를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여쭤보고 싶은것이 있습니다.
레볼레이드 복용 4개월 후부터 수치유지라고 하셨는데, 어느정도 수준인가요? 정상치에는 들어왔나요?
@찌짱 수혈 안 받고 버틸 정도입니다. 백혈구2~3천대 호중구 1.5천 왔다갔다...혈색소는9~10 이 정도지요 레볼레이드는 혈소판 감소증 환자들을 위한 약이라는데 정작 혈소판은 2~3만 사이에서 요지부동인지라 속이 타지요...한마디로 수혈 받기 애매한 수치이고 살아가기는 힘든 수치...하늘맘님 아드님처럼 약물로 확!!!반응이 오면 그건 정말 완전반응이라 하겠지만 이건 도대체 뭐라 표현해야 할지...그래도 외래때마다 저희 교수님께서는 약물에 반응이 있는 것 같다고 말씀하시니 기다려 보는 수 밖에요....
@헤세드 정말 이것도 저것도 아닌 애매한 수치네요. 정작 레볼레이드 복용하면서 혈소판이 안오르니 많이 답답하겠습니다. 저희도 닥터와 상의를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세심한 아빠정성에 곧 좋은 소식 전해줄거예요
보험덕을 보셔서 다행입니다
저는 발병하고나서야 아들앞으로 아무 보험도 안든걸 후회했어요 ㅜㅜ
미국에서 투병중이신가요? 치료비가 상당할텐데 다 잘 될겁니다.
아뇨
전 한국이예요^^
뒤늦게 보험이라도 들려고 알아보니 혈액질환 관련으론 가입이 안된다고 하네요
아직까진 진료비가 크지않아서 부담은 없어요
여튼 보험료비싼 나라에서 천만다행이세요
저도 면역치료 초반에는 호중구도 팍팍오르고 했었습니다. 2개월 좀 더 넘은 지금은 수치들이 엄청 떨어져서 간간히 수혈받으며 조심히 지내는 중인데요. 저희 교수님은 적어도 3개월은 지켜보고 나서 판단을 해야한다고 해서 그냥 계속 관찰중입니다. 보통 초반에 잠깐 올랐다가 많이들 떨어지는 모양이더라구요.
또 레볼레이드도 부작용이 꽤 심한 약이었군요.. 정보 감사합니다. 그나저나 미국은 정말 비싸네요 의료비 ㄷㄷ 보험이 있으셔서 다행입니다 :)
대체적으로 비슷한 패턴인가 보군요. 좀 더 지켜봐야 겠습니다. 이번주 금요일에 내원해서 닥터랑 레볼레이드에 대해서 이야기 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