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무너져 내릴것처럼 슬펐던 감정이 밥을 먹고났더니....
한결 나아졌다....
이래서 밥이 보약이라고 하는건가??-_-;;
어떤 약보다 낫구나..........
까짓거....마루오빠가 그 윤서 언니를 아직도 사랑한다면...
그 사랑 끝날때까지....오빠옆에서 착한동생하면서 기다리지 뭐.....
아직 난 어리잖아........몇년쯤이야.....기다릴수 있잖아....
고등학교 졸업할때까지라도.....
그래, 애인 군대 보냈다 생각하구 기다리자....
진짜 군대가는것도 아니고....옆에서 보고 싶을때면 볼수 있짢아.....에헤헤^^
그러다......오빠의 사랑이 영혼토록 지속된다면.........
우와......안돼......
그때 울리는
"뽀로롱.....꼬마마녀...12살난....♩♪♬~~~"
어디서 본적이 있는 번호인데...
누군지 모르겠는걸......
"여보세요!!!!"
".........."
"여보세요......여보세요.....!!!"
"...나...빈우....."
얘가 왠일인거야...
"니가 왠일이니....이 밤중에???"
"너 뭐하구 있나 궁금해서......"
"나 전화 받고 있잖아....."
"..........."
"넌 뭐하냐??"
"너한테 전화 걸고 있잖아!"
"..........."
금방 돌려 써먹다니....얍샵한 놈....-_-
유치 짬뽕인 놈....-_-
"할 말 뭐야?"
"할 말 없어!"
뭐얏......얘 왜 전화 한거야......
"그럼......끊어..!!!!"
"어!!!"
툭 끊긴 전화......
순간 어이가 없어진 나는 전화기를 향해 레이저 빔을 날렸다.
그때.....다시 울리는 전화벨!!!
하이고......깜짝이야...........
핸드폰을 노려보자 ......아까 그 번호다......
"뭐야........."
"정다경!!! 밤이 늦었다.....
생각같은거 하지 말고 얼렁자라....."
뭐라는 거야......
밤 10시 조금 넘었구만...
이게 누굴 시골 사람으로 아나....
"목소리 들으니.....괜찮구나.....휴!..."
그때.....조용히 들려온 서빈우의 목소리...
얘가 목소리는 왜 깔구 난리야....
마지막엔 왠 한숨......??
"내 목소리가 뭐???? 너 용건이 그게 다냐.....!!!????"
전화기를 향해 빽 소리를 질렀건만.
묵묵부답인 전화기....
빈우 이 넘이 또 전화를 끊어버린것이다.
얘는 도대체....전화 예절은 누구한테 배워먹은 것이냐....
쌩뚱맞은 내용은 다 무엇이고....
대화의 기본예절도 모르는 넘 같으니라구.....
그때 또 울리는 전화벨........
난 누구인지 확인도 하지 않고서...
뻗쳐오르는 열을 발산했다...
"너.....미쳤냐.....왜 자꾸 전화질이야......
심심하면 너나 자라......자....."
"친구 버리고 가더니......자기가 더 큰소리냐....."
허억......예나잖아...
"예나야......어디야?"
"어디긴.....친구가 버리고 간 그곳에 아직도 잡혀있지!"
"미안해.....마루오빠가 갑자기....일어서서 나가는 바람에...
쫒아다갔었어........넌 지누오빠랑 멋찐 시간 보내는거 같구.....
너무 급해서....말도 못하구 왔네....아하하......"
"그래서......고백은 했냐?"
"엉........"
"어떻게 됐어?"
"그냥......그 오빠 사랑하는 사람 있다구.....
뭐......쉽게 말해서....차인거지 뭐.....헤헤...."
"정다경....너 괜찮냐?!!"
"웅......조금 울고 났더니....괜찮아 졌어...
나 포기 안해......그 오빠 사랑하는 사람이랑
지금은 헤어진 상태인가봐.....
나 봐줄때까지..... 기다릴려구......"
"그래........정다경........의지인 한국인하면.....너잖냐........"
"얼렁 들어가 지지배야........지누오빠한테 바래다 달라구 하궁...
어차피......오는길이 같잖아....술 많이 먹지 말고..."
"엉........다경아........힘내!!!!"
"구래..........월요일에 보자......"
쏙 감추었던 눈물이.....예나 기집애의 힘내라는 소리에.
다시금....삐져나와버렸네.......
# 일요일.....
하루종일......뒹글뒹글.....
나야........뭐.....원래 주말에 집에 잘 붙어 있는 인간이지만...
민지율 저자식은 왜 안 나가구....
불안하게......왔다갔다 하는것이야...
쇼파에 비스듬히 누워.....
TV 홈쇼핑을 보고 있는 나를 민지율이 가끔....흘끗거리면서....
정신 사납게 하구 있다......
"오빠....왜그래?
떵 마려???"
"아냐.....지지배야......"
"그럼......왜 그래.....사람 불안하게 왔다갔다.....
좀 한군데 가만 앉아 있을수 없어?
심심하면.....나랑같이 홈쇼핑이나 시청하자구........."
"상권이 자식이 나오라구 하는데.....나갈수가 없어...."
"왜????"
"내가 어딜가도 미친년이 나타난다니깐.....
그래서 움직일수가 없어......"
도대체.....민지율이 말하는 미친년이란......스토거인건가?
불안에 떨고 있는 민지율을 관찰하기도 심드렁해진 나는
TV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다가...
"엄마!!!! 밥이 보약인데....우린 점심 언제 먹어?"
"다경아..........엄마 밥하기 귀찮다........반찬하기도 귀찮다...차리기도 귀찮다....."
"그럼.....우리 뭐 먹어?? 나 밥먹고 힘내야 하는데...."
"점심 그냥 건너뛰고......우리 저녁 맛난거 왕창 해먹자!!"
"엄마.....그거 말 된다구 생각해? 민지율이 밥 안 먹으면 포악해지는거 몰라......"
사실.......밥을 안먹으면.......나도 포악해진다.......-_-;;
"너네 둘다 밖에 나가서..........해결하고 오면 안되겠니?"
"............."
아빠가 낚시라도 가시는 일요일이면......우리는 이렇게 찬밥 신세다..
한끼 식사를 해결하기 위해서 나는 '짜파게티'를 사러 길을 나섰다.
이젠 점심은 해결할수 있겠다.....
'짜파게티'를 품에 안고 돌아오는길!
"저어.......여기 민지율이란 애 집이 어딘지 아세요?
와왓........너무너무.......귀여운 여자애다.
자그마한 키에......조그만 얼굴.
눈은 마치 만화에 나오는 애처럼.....초롱초롱...
빛이 나고 있다......
코....입 모두모두 앙증 맞은 모습......
"민지율이요..........저.....한집 사는 사람인데요........."
"그럼..........니가.....다경이니?"
내이름을 알고 있네......난 저렇게 귀여운애를 모르는데....
난 아무리 나의 기억창고에서 찾아보려고 했지만......
도저히 기억해 낼수가 없었다...
"나야....나.......모르겠니? 복순이 언니거든........."
복순이 언니???
공지영이 쓴 '봉순이언니'는 알지만........복순이 언니는 당췌 모르겠소!
"나 어릴때 이동네 살았는데.........매일 너네집 놀러갔었잖아....
지율이는 아빠하고 나는 엄마,,,,,너는 애기하고 그렇게 소꼽장난하구 놀았잖아...."
"아!!!!!!!!"
어렴풋이......어릴때.....어떤 언니와 놀았던 기억이 난다.....
그때가 나 6살 무렵이었으니.........희미하게나마 내 기억속에
이 언니가 존재할수 있는것이다....
"거억났니? 기억났어??"
"네. 조금.......알거 같긴해요........"
그때........복순이 언니라는 사람 뱃속에서......
민망한 소리가 들렸다......
"꼬르르륵................"
이 언니 밥 안 먹었나부다.......
짜파게티가 모자라겠는걸.............
"언니.......밥 먹었어여?"
"아뉘.......너네집 찾는다구 여기 헤매느라.......하핫!"
머리까지 긁적이는 언니! 와왓........너무 귀엽다.......
"그럼.....언니 여기서 잠깐 기다려요.......짜파게티 더 사올게요...."
"웅.........그리고 말놔!!!!퍽!!!!"
조그마한 손으로 내 등짝을 갈기는 언니.......
제법 아프네.......
"빨랑와........일찍와~~금방와야해~"
언니의 배웅(?)을 받으며........나는 짜파게티가 들은 검은 봉다리를
흔들며.......슈퍼로 달렸다.....
짜파게티 두개를 더 집어들고 계산대로 오는데.....
마루오빠가 담배를 들고 계산을 하고 있다....
우왓................어 색 해!!!
"다경이 뭐 사러 왔니?"
마루오빠의 목소리는 평상시와 똑같은 평상심(平常心)을 유지한채다.....
나는 이렇게 어색한데.....오빠는 예쁜 동생 바라보듯........나를 보고
아무렇지도 않은듯 보인다.....
"엄마가....귀찮다고......밥도 안해줘서.....짜파게티 사러왔어여......"
이론......나도 모르게......엄마에 대한 불만으로 볼멘소리를 냈다...
"쿡.........우린 오늘 빈우녀석이 저녁하는 날이라.....너무 괴롭거든.....
그녀석........실력이 별로라....거의 음식이라고 할수도 없어.....
그나마 막내라고.....주말에만 밥을 하니....평상시 우리가 살수 있는거야..
안그럼....우린 다 영양실조로.........쓰러졌을걸....ㅋㅋ"
안봐도 비디오에요.....
맛도 드럽게 없게.........해놓고 먹으라구 우길꺼야......
"오빠.........어디 갔다 오시나봐요?"
"웅.........잡지광고 때문에....야촬(야외촬영) 다녀와.......
저녁에 회식있는데......빈우녀석이 해준 밥 먹으려고 부랴부랴.....
오는거야......."
"저녁회식이면 맛난거 많이 먹을텐데..........뭐하러......빈우가 한 밥 먹으러
들어오세요?"
"호두형이랑 나는 그래도......잘 먹는데.....지누가 난리를 치거든.....
빈우녀석이랑.....지누랑 매일 티격태격이니......
말려야지.............그리고.....빈우녀석.....밖에서 밥 먹는다고 하면..
안 그런척해도......실망하드라구........"
다행이다....
이사람을 좋아할수 있어서....
오빠와 맺어지지 않더라도...........이렇게 좋은사람 좋아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할거야......
동생이 해준 맛없는 밥을 얻어먹으려고........저녁회식자리도 마다하구
부랴부랴......집으로 돌아오는 착한남자.....
이남자와 이렇게 같이 걸을수 있다는게 나는 행복하다...........
마루오빠의 왼발이 땅을 디딜때.....
나의 왼발도 땅을 디디고..........
마루오빠의 오른발이 땅을 디딜때.....
나의 오른발도 오빠의 발에 맞추어..........땅을 디디고......
땅바닥아........너도 너무 사랑스럽구나.......
그렇게.......복순이 언니와 헤어진 그곳까지 땅바닥을 사랑하며 걸어왔다...
저기 멀리서......복순이 언니가 땅에 쭈그리고 앉아
나뭇가지로 뭔가를 긁적이고 있다.......
"언니? 뭐해?"
"웅........지율이 그리고 있어!!"
내려다본 땅바닥엔.........동그란 머리하나......
찍찍찍.........곱게 뻗은 팔두개.....다리두개......몸통 하나......
쫄라맨이다.............
"어때? 지율이 닮았지?"
눈을 빛내는 언니에게.......차마 쫄라맨이냐구 묻지는 못하구......
"어........키가 큰게 닮았다......!!!"
"그치? 그치? 저번에 지율이 보니깐.............키 많이 컸드라...."
"오빠.......어디서 만났어?"
"길가다가 우연히..........히히......."
"아......맞다.......여긴.......예전에 한동네 살았던 복순이 언니!! 그리고 여긴......
우리옆집 사는 마루오빠!!!!"
"안녕하세요!"
마루오빠의 음성은 예의는 갖췄지만......무미건조하다.....
모르는 사람을 대할때의 마루오빠는 표정에 변화도 거의 없고....
너무 낯선 사람이 되었다........
만약.......내가 오빠 옆집에 살지 않았다면.....
나를 이쁜 동생으로 봐주지 않았다면....
나한테도 저런 목소리로 저런 얼굴로 대할테지.........
"어머.......너무 잘 생기셨다........혹시......서환유 닮았다는 소리 자주 듣지 않아요?"
"아니여..........전혀......."
흠칫 놀래는 나와는 달리 오빠의 표정은 변화가 없다......
"그래요? 정말 닮은거 같은데..........처음 들어봐요?"
"네.........."
고개를 갸웃거리던 언니가.......
"만나서 반가웠워여............그럼...담에 뵈요.........."
나를 잡고서 질질 끌고 간다.....
잡지광고속의 마루오빠는 지금 모습과는 많이 다른데.........
나도 빈우자식과 연관짓지만 않았다면....
알아채지 못했을것이다...........
그런데.......복순이 언니....눈썰미 있다.............
"언니.....우리집 알아?"
"아니......몰라........"
"이쪽 아니거든.........저쪽인데........"
"하핫......그래? 얼렁가서 짜파게티도 보고 민지율이도 먹자!"
짜파게티는 먹고........민지율은 보는거겠지.........
"아까.........그 마루라는 사람....눈이 왜그리 슬프냐?
난 그런 사람만 보면....같이 슬퍼져서
계속 보고 있을수가 없어......."
그랬구나.....그래서 내 손을 잡고 도망친거구나.....
"그런데....우리 지율이는 밝아서 좋아.........아.....얼렁 보고싶다........"
민지율이 안 밝을수가 있나......
지율이 자식이 제일 좋아하는게 '여자'인데........
세상의 반이 여자이니.........매일 희희낙낙 할수밖에......
그렇게........복순이 언니를 데리고
집으로 들어선 나를 본 민지율은
심하게.......말을 더듬는 증세를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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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장미랍니다님......꼬무신님.......꿈꾸는헬멧님......안재님.....뽈뽈53님......
갈색머리카라님....미스엔젤님.........모두모두......꼬릿말 감사합니다....
날씨도 많이 추워졌져.........
귀도 시렵고....코도 시렵고......
모두 감기조심하시구요......
행복한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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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소설 2.
[ 장편 ]
이웃집 네남자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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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아~~~민사님은 어이 그리 다경이 맘을 이쁘게 그리셨대요? 넘 이쁘다 우리 다경이...그리구 오늘은 빈우 녀석도 쪼매 이쁘네욤^^
스토커가~ 복순이 언니일꺼 같은 느낌이 팍팍드는데요~ ??ㅋ 이거~ 지율이~ 고생이~ 심할것 같은데~ ㅋ
오늘도 잼미있읍니다..마루가 많이 슬픈가 봐요..슬픈눈이라..흠흠..작가님 감기 조심요..^^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