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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창한 봄날에 코끼리 아저씨가
가랑잎 타고서 태평양 건너 갈 적에
고래 아가씨 코끼리 아저씨보고
첫눈에 반해 쓰리 살짝 윙크했대요
당신은 육지 멋쟁이 나는 바다 이쁜이
천생연분 결혼합시다 (어머 어머 어머)
예식장은 용궁예식장 주례는 문어아저씨
피아노는 오징어 예물은 조개 껍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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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창한 봄날...이 ‘코끼리 아저씨’ 노래를 흥얼거려 본 적이 있는지.....
이 노래는 조개집안이 총출동하여 코끼리아저씨와 고래아가씨 결혼을 축하해 주고 있다는 내용.
그렇다.
조개와 문어 그리고 오징어는 원래 같은 집안이란다.
일반적으로 조개와 문어 그리고 오징어의 형태, 서식지 그리고 그들의 생태가
너무도 달라 같은 집안이라 하면 우리같은 도시사람들은 도무지 황당하다.
그러나 오징어와 문어의 조상이 조개라는 사실은 <수산물 사전>을 참고 해보면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조개가 진화가정을 거쳐 문어로 변신을 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는 볼 수 없지만, 바다의 봄도 육지의 봄처럼 아마 화려하고 분주할 것이리라.
육지의 봄꽃들이 자기 차례를 기다려 순서대로 피어나듯이 바다의 고기들도
시간의 흐름 순서대로 봄 바다를 찾아 올 것이다.
그런 한 곳에 정착해서 사는 조개들의 경우, 화려한 봄, 무더운 여름 그리고
낙엽 떨어지는 가을이 오듯이 세월따라 바다의 산천이 변화하더라도
자기 삶의 방식에만 충실한 것이 싫었을 것이다.
그래서 조개무리들 중 일부는 자기가 사는 곳을 떠나보려고 무던히 애를 썼을 것이다.
그러나 몸을 둘러싸고 있는 두꺼운 패각때문에 이동이 쉽지않다는 것도 알게 되었을 것이다
따라서 조개는 유유히 떠다니는 고기들을 보면서 나도 고기들처럼
외부에 있는 패각만 없애면 잘 헤엄쳐 다닐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게 되어
외부의 두꺼운 패각을 몸속으로 넣도록 노력한 결과, 조개에서 갑오징어로 진화하게 되었을 것이다.
갑오징어는 몸속에 두꺼운 갑(shell)을 가지고 있지만 헤엄을 쳐서 자기가 가고 싶은 곳은
어디든지 갈 수 있게 되었다. 갑오징어의 삶은 조개에 비해 훨씬 자유로웠지만
무거운 갑때문에 빠른 속도로 헤엄치지 못해 먼바다까지 나가지 못하는 아쉬움을 가지고 있었다.
갑오징어는 먼바다가 아닌 연안에 서식하면서 쉬고 싶을땐 갑을 이용하여 바다 표면에 두둥실 떠 있었다.
이것을 본 까마귀가 갑오징어를 죽은 고기인줄 알고 물위에 내려 앉아 쪼아대면
긴 다리로 까마귀를 감아 안고 물속으로 들어가 잡아먹었다 ..
해서,까마귀를 잡아먹는 도적이라 하여 옛날 우리네 조상들은 갑오징어를 ‘도적어’라 불렀다.
그렇다면 현재에는 오적어라는 명칭이 사라진 것일까? 하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지만
오적어는 현재에도 존재하고 있다. 오징어의 고어가 오적어인 것이다.
오적어는 어적어에서 ‘오즉어‘ 그리고 ’오징어‘로 음이 변천하였으며,
의미도 갑오징어에서 오징어로 바뀌었다.
그렇다면 현재의 오징어는 옛날에는 어떻게 불러졌을까?
‘자산어보’에 의하면, 오징어와 비슷하나 몸이 점 더 길고 좁으며
등판에 갑이 없고 종이 장처럼 얇은 뼈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선비들이 바다에서 나는 귀중한 고기라 하여 ‘고록어’라고 불렀다고 한다.
지금도 남해안 지방에서는 꼴뚜기의 유어를 ‘고록어’라고 부르고 있다.
한편, 갑오징어는 조개의 두꺼운 패각을 두꺼운 갑(hard shell)으로
진화하는 것만으로 만족할 수 없었다.
왜냐면 갑오징어는 두꺼운 갑 때문에 먼바다로의 이동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모험심과 호기심이 발동한 무리들은 더 먼길을 떠나기 위해 여러가지 방법을 모색하던 결과
더 넓은 세상을 보기 위해선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연갑(soft shell)으로의 진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렇게 해서 그들은 다시 진화에 도전한다. 드넓은 세상을 보기위해...
패각에서 두꺼운 갑 그리고 또 다시 얇은 갑으로의 진화과정은 그야말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오랜 세월과 인고의 세월이었으리라..
이처럼 조개에서 갑오징어 그리고 연갑을 가진 오징어류로 진화하게 되었다.
이때부터 오징어류들은 가벼운 연갑 덕분에 어 빠르게 더 넓은 세상을 구경하고 다녔다.
이렇게 1년이란 짧은 생애동안 너무나 많은 거리를 이동하고,
너무나 많은 것을 보는 것에 지친 오징어류 무리들은 다시 한 곳에 정착해서 살고 싶은 욕망을 갖게 된다.
그러나 이들은 옛날 조상의 모습인 조개로 돌아가기엔 너무나 멀리 가 버린 것이다.
결국 그들은 유영에 필요한 지르러미와 연갑을 퇴화시키고 지금의 문어로 정착하게 된 것이다.
이렇듯 조개에서 문어로의 진화과정은 수 백만 년 아니 수 억만년의 기나긴 세월을 두고
점진적으로 진화한 과정의 결과이다.
그러나 누구도 이들이 조개에서 문어로 진화하게 된 이유를 알 수 없으리라..
문어류는 지느러미와 연갑을 없애는 대신 뛰어난 지능을 갖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위장술도 뛰어나
그들의 외부 공격자로부터의 위험에 노출되는 것을 최대한 보완하면서 진화하였다.
우리는 보통 갑오징어.오징어.문어를 두족류라 부르며,
두족류(Cephalopoda)를 크게 갑오징어, 오징어 그리고 문어 등 세 개의 무리로 구분하고 있다.
세 개의 무리로 나누는 분류 기준 중 첫째는 몸의 형태(지느러미,몸통,다리)구성과 다리의 수이다.
갑오징어류와 오징어류는 지느러미,몸통.다리로 구분되어 있고, 10개의 다리를 가지고 있다.
여기서 갑오징어와 오징어 구분은 입 주변에 붙어 있는 다리수가 8개이고
4번째 다리 뒤쪽 2개의 촉수주머니에서 촉수가 있으면 갑오징어류이다.
삼각형의 지느러미와 입 주변에 10(8개의 다리와 2개 촉수)가 붙어 있으면 오징어류이다.
그러나 문어류는 몸통과 다리로 구성되어 있으며, 촉수는 없고 8개 다리만 가지고 있다.
둘째는 갑(shell)의 유무이다.
두꺼운 갑을 가지면 갑오징어류, 부드러운 갑을 가지면 오징어류, 그리고 갑이 없으면 문어류이다.
두족류는 다리는 머리와 입주변에 위치하고 있으므로 분류학적에서는 팔이라 하지만
일반적으로 부를 때는 팔.다리.발로 다양하게 부르고 잇다.
갑오징어와 오징어의 다리는 보통 일반사람들은 다리라 부르고 있다.
이는 유영성 즉,움직임이 팔이나 다리처럼 많기 때문에 그렇게 불려지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과학잡지 사이언스 최근호에 의하면 인도네시아 문어는 마치 사람처럼
오른쪽과 왼쪽다리를 교대로 움직여 땅을 짚어 이동한다고 보고 하고 있으며,
호주의 문어는 6개 다리를 몸통위로 말아 올려 마치 해조류처럼 보이게 하고
나머지 두 다리로 이동한다고 보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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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거나 노래하나에 여러 가지 이야기를 담을 수 있다는 것이 참 재미있다.
코끼리아저씨와 고래아가씨 결혼식에 온집안이 총동원되었다는 점과 집안 어른 중
가장 근엄하신 문어 아저씨가 주례를 서면서 집안 조카인 오징어에게 피아노를 부탁하고
예물로는 그들이 벗어버린 조개껍데기를 예물로 준다는 점을 생각하면서 아무리 진화를 하여
멀리 갔더라도 그들의 고향은 항상 가슴속에 있다는 그런 의미인 것으로 생각된다.
화창한 봄날,...우리도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
바쁜 일상을 벗어버리고, 자연을 접하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한가지일 것이다.
그래 떠나자..꽃들의 축제 속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