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상영중인 영화 '그린북'
영화의 설정은 실화에 근거한 이야기로 피부색에 의한
신분적 상황이 역전되는 상황에서 시작한다.
이탈리아 이민 후예인 '토니 발레롱(비고 모텐슨)'은 타고난 입담과 허풍으로
'떠벌이 토니'로 불리면서 사교클럽에서 일한다. 클럽은 내부 수리로 두 달간
문을 닫게 되고 한시적 휴직 상태에 놓은 '토니'는 돈벌이가 필요하다.
흑인'돈 셜리(마허샬라 알리)'는 천재적인 피아니스트로 세살때 첫연주를
하고 러시아 음학학교 유학을 했으며 백악관 공연을 하고 당시 법무 장관
이었던 로버트 케네디와 친분이 있을 정도의 지위를 가지고 있다. 뉴올리
언즈 등 미 남부지방 투어를 준비하면서 자신을 도시마다 이동 시켜줄 운
전기사를 찾고 있다.클럽이 문을 닫기전 '토니'의 처세술로 '셜리'의 운전
기사를 제안 받고 인터뷰하지만 '셜리'는 흑인이라 썩 내키지는 않는다.
물론 가장으로서 적당한 급여와 운전 외에 잔심부름을 하지 않는 조건을
달기는 했지만, 집수리 하러온 흑인들이 마신 컵을 찜찜해 하며 휴지통에
버릴 만큼 경원 시하던 그였다.'셜리'는 '토니'의 운전만 하겠다는 조건을
받아 들이고, 8 주간의 남부 여행은 시작된다. 1960년 대 남부는 흑인들의
야간 통행을 막는 주가 있을 만큼 흑인에 대한 차별이 있던 시대였다.그리
고 자신을 고용한 음반회사로부터'그린북'이란 책자를 받는다. 그 책에는
안전한 흑인들의 여행을위해 흑인들이 정확히는 묵어도되는 숙소를 적어
놓은 책자 였다.여행은 시작되고 상념과는 반대 상황이 둘사이에계속된다
옳고 바른 얘기와 예의 범절이 몸에 밴 '셜리'와 말 많고 비속어를 주로 쓰
고, 글을 쓸 때면 맞춤법이 엉망인 '토니',하지만 여행을 할 수록 피부
색에 의한 차별을 현실로 보게되는 '토니'... 정작 본인 조차 차별적인 인
식으로 살아 왔지만, 여러 상황을 겪으며 차별에 대해 재 인식하게 된다. '
셜리'는 이런 상황 속에서 어쩌면 편안하고 돈도 더 벌 수있는 북부지역
공연보다 남부 지역을 택하게 한다.둘은 갈등을 겪기도 하지만 고지식
하고 허튼 행동은 하지 않을 것 같던 '셜리'는 피부색에 대한 차별로 현
재 자신의 지위를 누리는 것 같아 보이지만, 정작 본인은 가난한 자신과
같은 피부색의 사람들에게도, 자신을 초대해서 콘서트를 열어주는 백인
들에게도, 이질적인 존재라는 사실을 잘 알게되면서 무척 괴로웠다.
콘서트를 하러 다니는 지역마다 무대 위의 '셜리'와 무대 아래의 '셜리'를 차별
하는 일들이 반복되고 크리스마스를 준비하는 시기의 마지막 공연에서는 공연
하는 호텔에서 식당 출입을 거절 당하는 '셜리'.. 그리고 이런 상황을 안타까워하
는 '토니'...영화는 상황을 격하게 몰아가지 않는다. 어떤 상황에서도 화 내지 않
는 '셜리' 때문이기도 하지만 담담히 이런 저런 에피소드들을 나열한다. '셜리'를
연기한 '마허샬라 알리'는 <문라이트>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과 각종 상을 받은
배우다. 특히 들리는 대사의 목소리가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다. 적당히 굵은
목소리가 꽤나 매력적이었다 지금 개봉하고 있는 영화중 하나만 골라 추천하라
고 한다면 주저없이 <그린북>을 추천하고싶다.물론, 어떤 차별적 행동을 하거나
무례하게 할 일은 없겠지만 조금 더 조심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영화에서도 나
오지만 백인들이 있는 곳에서 다른 피부색 사람들을 그의 사회적 지위와 상관없이
경원시 한다. 땡볕 아래 농장에서 일하는 흑인들의 눈에도 고급차에 백인이 운전
하는 뒷자리에 앉은 고급 정장의 흑인은 좋게보이지는 않는다.
익숙하지 않음에 대한 불안한 마음의 표현이리라.현실에서 피부색에 의한 우리의
선호도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 TV에 등장하는 피부색에 따른 외국인들에 대한 인식,
TV쇼에서 피부색에 따른 외국인이 길을 물었을 때 반응들을 보면 우리가 어떤 커다란
편견을 아직도 가지고 있다 싶은 생각이 든다. 어쩌면 내가 그 대상이 될 수도 있는
데 말이다.우리 모두가 인식을 바꾸려는 노력이 여전히 필요한 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