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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트남·미국, 협력 확대 추진
◦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 베트남 방문 일정 수행
- 4월 15일 토니 블링컨(Antony Blinken) 미국 국무부 장관은 베트남을 방문해 미국과 베트남의 관계 강화에 합의했다. 블링컨 국무장관의 베트남 방문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응우옌 푸 쫑(Nguyen Phu Trong) 베트남 공산당서기장이 전화 회담을 가진 지 2주 만에 이뤄졌다. 블링컨 국무장관은 하노이(Hanoi)에서 팜민찐(Pham Minh Chinh) 베트남 총리와 만나 양국 관계 강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으며, 양국이 경제 및 안보 관계를 강화할 것을 촉구했다. 블링컨 국무장관은 응우옌 푸 쫑 공산당서기장과도 회동을 가졌다. 블링큰 장관과 응우옌 푸 쫑 총리는 10년 전 '포괄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한 이후 양국 관계의 상승 추세를 강조하고 관계를 더욱 심화할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 미국 국무부는 성명을 통해 블링컨 국무장관이 베트남 파트너들과 주요 논의를 진전시키고, 베트남 고위 관리들과 만나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양국의 공동 비전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1년 로이드 오스틴(Lloyd Austin) 미국 국방장관과 카말라 해리스(kamala harris) 미국 부통령 등이 베트남을 방문한 바 있지만, 블링컨 국무장관은 미국의 현 정부인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베트남을 방문했다. ISEAS 연구소의 응우옌 칵 지앙(Nguyen Khac Giang) 베트남 연구프로그램 방문연구원은 블링컨 국무장관의 이번 베트남 방문이 양국 관계를 한층 진전시키는 데 강력한 힘을 발휘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 미국, 하노이 대사관 건설 및 안보 협력 확대 추진
- 미국은 베트남 수도인 하노이(Hanoi)에 12억 달러(한화 약 1조 6,104억 원) 규모의 대사관 건물을 건설하고 있다. 다니엘 크리텐브링크(Daniel Kritenbrink) 미국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해당 건물이 베트남과의 지속적인 파트너십과 우정에 대한 미국의 약속을 보여주는 새로운 상징이라고 설명했다. 크리텐브링크 차관보에 따르면 베트남은 동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가장 중요한 파트너 중 하나이다. 블링컨 국무장관의 이번 방문은 양국 간 포괄적 파트너십 수립 10주년을 기념하는 것으로, 블링컨 국무장관은 새로운 미국대사관 건물의 착공식에도 참여했다.
- 베트남과 미국이 군사 협력을 확대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로이터통신(Reuters)이 4월 15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머레이 히버트(Murray Hiebert)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Center for Strategic and International Studies) 동남아시아 프로그램 선임연구원은 양국이 베트남에 대한 미국산 무기 공급 논의를 포함해 군사 협력을 심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디플로맷(Diplomat)에 따르면 실제로 미국은 베트남이 오랫동안 의존해 온 러시아산 무기를 대체할 수 있는 무기를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이미 밝힌 바 있다. 미국 방산업체들은 베트남이 현재 해안 경비대 함정과 훈련용 항공기에 국한된 대(對)베트남 군수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디플로맷은 미국 국내에서 인권 문제를 이유로 베트남에의 무기 판매를 반대할 가능성이 있고, 또 미국산 무기의 베트남 공급에 대해 중국이 대응에 나설 수 있어 양국 간 무기 거래는 여러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 미국, 베트남과 관계 격상 희망… 베트남은 신중한 태도
◦ 미국, 베트남과 전략적동반자관계 격상 희망
- 전문가들은 미국이 베트남과의 관계를 전략적동반자관계로 점진적으로 격상시키고자 한다고 분석했다. 현재 미국은 베트남과 3단계 외교관계 중 가장 낮은 관계인 포괄적동반자관계를 맺고 있으며, 미국 측 관계자들은 2023년 베트남과의 관계를 전략적동반자관계로 한 단계 발전시킬 것을 요구해왔다. 미국이 베트남과 전략적동반자관계를 통해 구체적으로 어떤 협력을 추진할지 밝혀진 바는 없으나, 군사 협력 및 미국 무기 공급의 확대가 주된 논의 대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디플로맷은 어떤 형식이든 간에 미국과 베트남의 관계는 상호 관심 분야에서 실질적으로 계속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 한편 미국은 베트남과의 관계 발전을 추구하면서도 베트남의 인권 상황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2022년 11월 블링컨 국무장관은 베트남에서 발생하는 종교의 자유에 대한 침해를 지적하며 베트남을 특별감시 대상국에 등재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현 행정부는 외교정책의 추진에서 인권을 최우선 순위에 두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미국 국무부는 블링컨 장관의 베트남 방문 몇 시간 전 소셜미디어를 통해 최근 하노이 인민법원에서 베트남 정치활동가 겸 언론인에 대한 징역형 및 집행유예가 선고된 데 대해 규탄 성명을 발표했다. 그러나 디플로맷에 따르면 베트남은 미국이 언론의 자유, 종교의 자유, 그리고 인권 문제에 대해 지적하는 것을 베트남의 정치 안보에 대한 내부 침입이자 잠재적 위협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다. 이에 디플로맷은 미국의 지속적인 베트남 국내 인권상황 개선 요구와 양국의 외교관계 발전 추진 노력이 긴장관계에 놓여 있다고 평가했다.
◦ 베트남, 중국과 미국 간 균형잡기 시도
- 베트남은 중국의 반응을 고려하며 미국과의 관계 확대를 신중한 태도로 저울질하고 있다. 하노이는 그 어느 때보다 신중한 태도를 보이며 중국의 반응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가디언지(The Guardian)가 인용한 전문가 의견에 따르면 베트남은 불필요하게 중국을 적대시할 이유가 없으며, 따라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마련된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한 일원으로 참가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또한 베트남 공산당은 중국의 경제 및 군사력에 대한 균형추로서 미국 및 기타 서방 강대국과의 견고한 관계를 추구하지만, 중국과의 관계 또한 유지하면서 가능한 많은 다른 국가와 건설적인 경제 및 안보관계를 구축하고자 한다. 더불어 중국과 베트남의 집권 공산당은 남중국해에서 영유권을 다투고 있지만 오랜 정치적 관계를 유지해온 바 있으며, 서방 국가에 대한 경계의 태도 또한 공유하고 있다.
- 가디언지는 베트남은 미국과의 관계에서 전략적 자율성, 경제 성장, 그리고 공산당 통치의 유지를 추구하고자 하며, 미국은 베트남과의 관계 확대를 통해 중국의 힘과 영향력을 봉쇄하기 위한 파트너를 얻고자 한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양국의 의도가 상반된 가운데 베트남은 중국이나 미국 중 어느 한쪽에 기울기보다는 미묘한 균형을 유지하고 국제 관계의 다변화 및 다자화라는 정책을 고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디플로맷은 베트남이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강압적 조치에 대비하기 위한 국방력 강화 등 실용적 이점을 고려하면서도 군사동맹 가입 및 국제관계에서의 무력 사용 등을 금지하는 ‘네 개의 노(4 Nos)’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더불어 베트남은 미국과의 관계 확대에 앞서 중국이 남중국해 군사활동 강화 등 보복조치에 나서지 않을지를 신중하게 점칠 것으로 전망된다.
< 감수 : 윤진표 성신여자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The Diplomat, Is a US-Vietnam Strategic Partnership Likely to Happen Soon?, 2023.04.21.
The Guardian, US looks to boost ties in Vietnam as China reportedly stalls Blinken visit, 2023.04.15.
VOA News, US Secretary of State, Vietnamese PM Talk of Deeper Ties Between Nations, 2023.04.15.
The Diplomat, Blinken Bound for Vietnam as US Pushes for Upgrade in Relations, 2023.04.14.
[관련 정보]
미국 국무부 장관, 베트남 방문해 양국 관계 강화 다짐 (2023. 4.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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