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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을 타고 가다보면 무심코 쳐다본 지하철 노선 중에 눈에 확 띄는 지명 하나가 있는데 바로 ‘오이도’다. 지하철로 갈 수 있는 섬이며 조개구이가 맛있다는 소문은 익히 들어 알고 있지만, 지척에 두고도 좀처럼 시간 내기가 어렵다. 멀리 있는 속초, 강릉으로의 여행은 자주 떠나면서 서울에서 지하철 타고 갈 수 있는 오이도는 가보지 못했다는 것도 참 아이러니하다.
오이도는 원래 섬이었지만, 지금은 지명에서만 섬을 찾을 수 있다. 육지에서 4km나 떨어진 섬이었지만 일제강점기에 염전을 만들기 위해 제방을 쌓으면서 섬 같은 육지가 되어버렸다. 지명의 유래는 까마귀 귀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데, 정조 임금 시절부터 현재의 이름이 되었다. 오이도에 염전을 주업으로 한 자연마을이 있었지만, 시화지구 개발로 2000년 모두 사라지고 말았다. 오이도에서 시화방조제를 지나면 대부도가 나온다. 대부도는 화성 남양면 쪽에서 바라보면 섬 같지 않고 큰 언덕처럼 보인다고 해서 대부도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대부도 주변에는 12개의 무인도가 있는데, 시화방조제를 통해 대부도로 접근할 경우 섬과 섬을 넘나드는 멋진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다. 대부도로 가는 길에는 돌이 검다는 탄도, 부처가 나왔다는 불도, 신선이 노닐었다는 선감도, 이 외에도 섬 6개가 붙어 있는 육도, 겨울에는 굴·바지락 채취를 위해 도리도로 이주했다가 설에 돌아오는 풍도 등을 볼 수 있다. 최근 시화방조제 자동차 도로 옆에 자전거 전용도로가 만들어졌는데 이 길을 달리면 마치 바다 위를 달리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그래서 수도권의 인라인, 자전거 동호회가 자주 모이는 곳이 오이도 시화방조제가 시작되는 곳이다.
썰물에 바닷물이 열려 걸어 들어갈 수 있는 섬, 제부도. 모세의 기적으로 불리는 섬은 전국에 모두 다섯 군데가 있다. 전남 진도군 고군면 회동리 앞바다, 전남 여천군 화정면 사도, 충남 보령군 웅천면 관당리 무창포해수욕장 앞바다, 전북 부안군 변산면 운산리 하도, 그리고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 송교리에서 제부도 사이의 물길이다. 제부도와 서신면 송교리 구간 2.3km 물길이 하루에 두 번, 썰물 때 어김없이 갈라진다. 1980년대 말 시멘트 포장을 해서 이제는 자동차를 타고 넘어갈 수 있다. 자동차 길 옆으로 폭 500m가 넘는 개펄이 펼쳐지는데, 왼쪽은 진흙밭이고 오른쪽은 모래와 자갈이 섞여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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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햇살과 바람과 낙조를 기대했건만 아쉽게도 하늘이 허락하지 않았다. 허나 진인사대천명. 창밖으로 비가 주룩주룩 내리지만, 다시 일정 잡기가 쉽지 않아 출발을 결심했다. 그러나 약간의 코스 수정은 불가피했다. 오이도로 직행하기보다는 안산식물원을 거쳐 이동하기로 결정했다.
멋진 사진을 위해 카메라를 들이미니 서먹했던 얼굴이 더욱 굳어진다. 이럴 때 긴장을 푸는 것은 정은지 편집인의 역할이다. 2~3명씩 카메라 앞에 세우더니 다양한 표정을 요구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잠시 후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는 즐거운 대화가 시작된다. 정복희 위원의 방대한 여행 지식은 이번 여행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안산식물원도 정복희 위원의 조언이었다. 안산식물원은 비교적 도심 안에 위치하여 접근성이 용이하며, 열대식물원, 중부식물원, 남부식물원으로 나뉘어 있다. 식물원 방문 시 주의할 것은 휙휙 지나가면 많은 꽃을 본 것 같지만, 사실 아무것도 보지 못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자연을 사랑하는 첫 단계는 속도를 줄이는 것이다. 천천히 꽃 하나, 풀 한 포기를 음미하고 지나가야 식물원을 제대로 관람한다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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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도 낙조를 시흥9경 중 첫손으로 꼽는다. 아쉽게 빗방울이 뚝뚝 떨어져 멀리 바닷가도 보이지 않고, 낙조도 구경하기 틀렸지만, 그렇다고 여기서 돌아갈 일산병원 편집위원들이 아니다. 비가 조금 그치기를 기다렸다가 오이도 빨간 등대에 올라 사진을 찍었다.
최근 등대 출입이 금지하고 있지만, 관리사무소에서 일산병원 사보 촬영에 적극 협조해주었다. 오이도의 빨간 등대는 드라마 ‘여우야 뭐하니’ 촬영 장소로 유명해졌지만, 최근에는 송도 지역에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우측 시야 일부가 가려져 아쉬웠다.
오이도 등대를 뒤로하고 시화방조제 길을 따라 대부도로 향했다. 아늑한 수평선과 짙은 갯벌을 지나가는 11.7km의 쭉 뻗은 길을 달리자 가슴속이 확 트이는 느낌이 들었다. 시화방조제는 주말에 연인이나 아이들과 함께 자전거를 빌려 타는 것도 좋다. 그러나 섣불리 대부도를 왕복하겠다고 출발하면 연인 사이에 다툼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3시간 코스이기 때문에 웬만한 체력이 아니면 그냥 풍경만 즐기는 것이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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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벌 여행에 주의할 점은 갯벌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갯벌을 보호하는 것 역시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것.
즐거운 여행이 자연을 파괴하는 여행이 되어서는 안 된다. 만약 아이와 함께 자연 체험으로 오이도나 대부도를 방문한다면, 채취한 갯벌 생물이나 곤충을 집에 가져가는 것은 올바른 교육이 아니다. 작더라도 생명은 항상 존중해야 한다. 이기적인 자연 체험은 아이와 자연 모두에 좋지 않다. 자연과 사람은 하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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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도는 시흥시, 대부도는 안산시, 제부도는 화성시에 있다. 대부도는 안산 광명삼거리에서 우회전해 대부도로 직접 이동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오이도를 통해 이동하는 것이 좋다. 오이도로 가기 위해서는 영동고속도로 →월곶IC→시화공단방향→옥구고가도로→ 오이도로 진입하는 것이 좋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4호선 지하철을 타고 오이도역에서 하차해 수산종합어판장으로 이동하는 30-2버스로 갈아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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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와 함께 달리는 대부도 드라이브 코스는 크게 세 가지가 있다. 시원하게 직진 코스를 달릴 수 있는 시화방조제 - 방아머리선착장 - 선감동, 방조제에서 여유로움을 즐길 수 있는 탄도 - 전곡항 등이다. 어느 길을 선택해도 후회는 없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