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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와 세상
이영탁 지음
▣ 저자 이영탁
서울대 상대를 졸업하고 제7회 행정고시에 합격, 경제기획원 사무관으로 공직을 시작했다. 세계은행(IBRD) 근무 후 경제기획원 종합기획과장, 재무부 증권국장 및 국제금융국장, 대통령비서실 재경비서관, 재정경제원 예산실장, 교육부 차관, KTB네트워크 대표이사 회장, 제7대 국무총리실 국무조정실장(장관급), 한국증권선물거래소 초대 이사장을 거쳐 2009년 5월 사단법인 「세계미래포럼」을 설립, 이사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미국 윌리엄스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사, 성균관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저서로 『시민을 위한 경제이야기』, 『지식경제를 위한 교육혁명』, 『소백산 정기가 낙동을 감싸 안고』 등이 있고, 역서로 『미래진단법』 등이 있다.
▣ Short Summary
미래에 관한 지식은 매우 유익하다. 미래세상을 살아갈 우리에게 열어주는 미래의 모습은 하나같이 소중한 것들이다. 이런 것들을 먼저 알고, 미리 대비하고 준비한다면 아무리 치열한 경쟁사회일지라도 이겨나가는 데 별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이처럼 재미있고 유익한 미래지식을 좋아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인간은 본래 새로운 모험을 하기보다는 익숙한 것과 가까이 하고 싶어 한다. 이는 한국인이 특히 심한 것 같다. 한마디로, 미래지향적이지 못하고 과거지향 내지 현실안주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야 그 사회가 얼마나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을까. 미래를 설계하고 준비하지 않는 사람과 사회에 무슨 미래가 있겠는가. ‘과거와 싸우지 말라. 미래를 만들어라. 그러면 그 미래가 과거를 정리해 줄 것이다.’ 마치 우리 사회를 염두에 둔 엄중한 경고의 메시지처럼 들리지 않는가.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가 말했다. “한국은 이미 선진국이지만 미래에 대한 준비가 소홀하다.” 또 미국 조지워싱턴대학의 빌 할랄 교수도 “미래를 모르고 살아가는 것은 어둠 속에서 방향 감각 없이 걸어가는 것과 같다”라고 했다.
개인의 경우 평균수명이 계속 늘어남으로써 이제 곧 웬만하면 90세, 100세까지 살날도 멀지 않았다. 반면 ‘저출산 고령화현상’은 경제사회의 활력을 떨어뜨림으로써 사람들의 삶을 어렵게 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갈수록 늘어나는 고령인구는 그 자신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큰 현안으로 대두되고 있다. 자칫하다가는 60세 전후에 은퇴해 30~40년을 빈둥대는 지루한 인생이 될 수도 있다.
기업 간의 경쟁도 날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어제까지 잘나가던 기업이 오늘 당장 문을 닫거나, 지금 잘나가는 기업이 내일 쇠락의 길로 접어드는 일이 다반사다. 세계화와 더불어 인터넷을 중심으로 한 정보통신의 발달로 온 세상이 평평해짐으로써 무한경쟁이 불가피해진 결과로, 미래 변화의 방향과 속도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기업은 살아남기조차 어려워질 것이다. 정부 정책 또한 마찬가지다. 미래사회의 힘은 정부쪽에 있지 않다. 기업도 아니다. 네티즌 개개인의 힘이 급속도로 커질 것이다. 정부는 이러한 상황에서 어떤 정책을 어떻게 전개해야 할 것인가. 최근 정부가 하고자 하는 일이 사사건건 시비에 걸려 좌초되는 걸 보라. 과거 식의 접근 방법은 이제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다.
이에 대한 답은 미래에 대한 올바른 인식에 있다. 이 세상에는 수많은 미래학자와 미래연구기관이 있다. 그들은 거의 매일 엄청난 양의 새로운 미래지식을 쏟아내고 있다. 전 세계인들은 이러한 미래지식을 수집해서 각기 자기 분야에 활용하기 위해 혈안이 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 새로운 미래지식을 필요로 하는 개인과 기업, 정부는 이러한 지식과 정보를 과연 제때 가져다가 제대로 활용하고 있는가. 안타깝게도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한마디로 우리 사회는 숱하게 쏟아져 나오는 미래지식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다시 말해 미래지식의 수요와 공급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미래지식의 수급을 원활히 하는 시장이다. 여기에 「세계미래포럼」의 존재 이유가 있다. 저자가 이끌고 있는 「세계미래포럼」은 미래지식의 수급을 원활하게 하는 미래지식 시장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앞으로 「세계미래포럼」이 이러한 기능을 잘 수행한다면 우리 사회는 한층 더 미래지향적인 사회가 될 것이다. 더 많은 사람들이 과거에 매몰되거나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미래 설계와 미래 창조에 매진할 경우 우리 사회는 새로운 발전 동력을 갖출 수 있다. 이것은 곧 우리가 지향하는 선진사회를 앞당기는 확실한 기반을 제공해 줄 것이다. 이 책에는 미래 준비에 점점 소홀해지고 있는 한국 사회에 대한 저자의 고민과 안타까움이 절절히 담겼다.
▣ 차례
프롤로그 - 나는 왜 미래전도사가 되었나
Ⅰ. 미래를 보는 눈
1. 왜 미래인가 / 2. 미래의 창조
3. 속도의 충돌과 사고의 충돌 / 4. 미래맞이 자세
Ⅱ. 권력이동
1. 개인권력의 부상 / 2. 중국의 부활과 G2시대
3. 중국 이해 / 4. 2040년에 없는 것
Ⅲ. 인구변화
1. 인구의 미래 / 2. 고령사회
3. 인구구조 변화에 맞춘 비즈니스의 발견
Ⅳ. 기후변화
1. 지구온난화 / 2. 병속의 벌레들
3. 대체에너지 개발 / 4. 녹색성장
Ⅴ. 과학기술발전
1. NBIC+α / 2. 인공지능
3. 로봇의 미래 / 4. 인간의 영생가능성
Ⅵ. 인터넷 시대
1. 인터넷의 특징 / 2. 디지털 네이티브
3. 패러다임 시프트 / 4. 감성사회
5. 공짜 점심은 있다 / 6. 제2 벤처붐의 도래
Ⅶ. 교육과 일자리
1. 교육여건의 변화 / 2. 미래교육의 방향
3. 미래인재의 조건 / 4. 유망직업과 일자리 / 5. 여성성의 확대
Ⅷ. 집단지성
1. 집단지성이란? / 2. 군중운동
3. 크라우드소싱 / 4. 집단지성의 활용
Ⅸ. 기업 경영
1. 미래기업의 모습 / 2. 지속가능경영 / 3.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4. 윤리적 시장과 공정무역 / 5. 노블레스 오블리주
Ⅹ. 라이프스타일
1. 생활 패턴의 변화 / 2. 물질보다 정신
3. 드림 소사이어티 / 4. 미래인의 하루 / 5. 다문화사회
XI. 미래인의 행복
1. 행복이란? / 2. 햄버거 모델
3. 행복 찾기 / 4. 죽기 전에 후회하지 않으려면
XII. 미래학자와 만나다
1. 정통 미래학자Ⅰ- 피터 드러커
2. 정통 미래학자Ⅱ - 사뮤엘 헌팅턴
3. 정통 미래학자Ⅲ - 짐 데이토
4. 응용 미래학자Ⅰ- 앨빈 토플러
5. 응용 미래학자Ⅱ - 존 나이스비트
6. 응용 미래학자Ⅲ - 제롬 글렌
7. 응용 미래학자Ⅳ - 티모시 맥, 호세 코르데이로
8. 전문 미래학자 - 에릭 드렉슬러, 레이몬드 커즈와일, 윌리엄 하랄
부록
Ⅰ. 미래예측 방법
1. 미래학의 발전
2. 미래예측 방법
Ⅱ. 미래용어사전
미래와 세상
이영탁 지음
미래를 보는 눈
왜 미래인가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미래를 모르고 세상을 살아가는 것은 어둠 속에서 방향감각 없이 절뚝거리는 것과 같다.” 이 말의 참뜻을 음미해보자. 세상의 많은 사람들에게 미래란 먼 훗날의 일이어서 지금 당장에는 별 관심이 없다. “오늘 하루 먹고 살기도 바쁜데 무슨 미래냐” 하는 사람도 있고, 온통 과거에 얽매여 옛날이 좋았느니 어쩌니 하면서 뒤만 돌아보고 살아가는 사람들도 수두룩하다. 2008년 9월 홍콩을 방문한 세계적인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의 지적이 새삼 뼈아프다. “한국은 이미 선진국이지만 미래에 대한 준비가 소홀하다.”
미래는 항상 미래로 있지 않고 금방 현실로 다가온다. 미래가 현재가 되고 또 과거로 바뀌면서 금방 새로운 미래가 나타난다. 따라서 미래를 잘 예측하고 준비하는 사람이 승자가 되는 것은 당연하다. 반대로 미래에 대한 준비를 소홀히 하는 사람은 승자가 될 수 없다. 이것은 개인이나 기업이나 국가나 모두 마찬가지이다. 행복한 삶을 원하는 개인, 성공적인 기업의 주인공이 되고자 하는 기업가, 국가 사회의 발전에 조금이라도 기여하고자 하는 국민이라면 누구든 미래 공부부터 하고 볼 일이다.
미래는 어떤 모습인가. 이를 한마디로 정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워낙 다방면에 걸쳐 복잡하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인구 변화나 지구온난화는 어떻게 진전되고, 우리에게 던지는 숙제는 무엇인가. 과학 기술의 발전 속도와 방향, 그리고 그것이 우리생활에 어떤 변화를 가져다 줄 것인가. 교육이 나라의 장래를 결정한다는데, 교육 자체의 미래는 어떻게 되며 미래형 인재는 어떤 조건을 갖추어야 하는가. 일자리 변화는 어떻게 되며 어떤 직종이 부상하고 어떤 직종이 사라지는가. 장차 기업의 모습은 어떻게 되고 기업 경영방식은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 개별 국가 대신에 지구촌 정부가 탄생한다는데, 과연 그런 날이 올 것인가. 미래는 온통 사이버 세상이 된다는데, 어떻게 적응해 나가야 할까. 인간은 결국 행복추구를 최고의 가치로 둘 텐데. 미래인의 행복은 어디에서 찾을까.
이처럼 우리가 알아야 할 미래는 너무나 복잡하다. 그런데 미래 변화의 속도는 갈수록 빨라지고 있고, 변화의 내용은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남보다 먼저 미래를 파악하고 개척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미래는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창조하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단순히 예측만 하는 데서 나아가 각자가 원하는 대로 만들어가는 노력과 지혜가 필요하다. 오늘보다 나은 내일, 더 큰 미래를 열어가는 것은 누구나 원하는 바이다. 그것은 곧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승자가 되는 가장 확실한 길이기도 하다.
인구변화
인구의 미래
현재 65억 명을 조금 넘어선 세계 인구는 향후 2020년에 77억 명, 2050년에는 92억 명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가운데 아시아 인구는 현재 약 40억 명에서 52억 명 정도로 예상되며, 아메리카는 약 9억 명에서 11억 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유럽은 7억 3,000만 명에서 6억 6,000만 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주목할 만한 인구 변동은 아시아가 아니라 아프리카에서 나타날 것으로 예측된다. 아프리카 인구는 현재 9억 7,000만 명 수준에서 두 배 이상인 20억 명 수준으로 빠른 속도로 늘어날 전망이다. 인구 비중도 14.5%에서 21.7%로 늘어남으로써 인구 비중이 감소하는 아시아, 아메리카, 유럽과는 대조를 보일 것이다. 인구 감소율 순위를 보면 러시아가 단연 앞선다. 러시아 인구는 현재 1억 4,000만 명에서 1억 1,000만 명으로, 총인구의 24%, 거의 1/4 가량이 2007년에서 2050년 사이에 감소할 것이다. 그 다음으로 일본은 거의 20%가 감소한다. 한국은 약 4,850만 명에서 4,200만 명으로 12.6%가 감소할 것이다. 독일도 10%이상 감소세가 예상된다. 반대로 2010년까지 인구가 늘어나는 나라로는 인도, 중국, 나이지리아, 파키스탄, 미국을 들 수 있다.
나라별로 볼 때 중국이 13억 명에서 14억 명으로 인구 증가가 예상된다. 인구 비중 면에서는 현재 20%를 차지하고 있지만 2050년에는 15.4% 수준으로 낮아진다. 그 대신 인도가 11억 명에서 2050년에는 17억 명 가량으로 늘어 세계 인구의 18%를 차지해 세계 최대의 인구대국이 된다. 미국은 현재 약 3억 명 정도에서 꾸준한 증가세를 보여 2050년에는 약 4억 명을 유지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미국 내의 출산율이 높아져서 인구가 증가하기보다는 다른 나라로부터 꾸준히 이민을 받아들인 결과다. 반면 일본의 경우 약 1억 3,000만 명 정도의 인구가 1억 명 수준으로 줄어들어 전 세계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약 2%에서 1% 수준까지 떨어질 것이다. 한국도 심각한 인구 감소를 보이며, 일각에서는 2305년쯤 가면 인구가 없어지는 ‘인구 소멸 1호 국가’가 될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과학기술발전
NBIC+α
20세기 후반부터 조금씩 이루어지기 시작한 인접 기술과의 융합이 21세기 들어 더욱 활발하게 일어나면서 과학기술 분야는 이제 ‘신 르네상스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과학계에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고 있는 ‘융합기술’이라는 용어는 미국과학재단이 2002년 ‘21세기 과학기술의 새로운 방향’이라는 주제로 워크숍을 개최하는 과정에서 활자를 통해 정식으로 알려졌다. 21세기 첨단기술의 발전은 NBIC의 활용여부에 달려있다고 발표한 이 보고서에서 융합기술은 NBIC, 즉 나노기술(NT), 생명공학기술(BT), 정보기술(IT), 인지과학(cognitive science)의 결합이라고 정의했다. 이후 NBIC라는 개념은 미국을 넘어 캐나다, EU, 일본 등지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며 널리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최근까지도 20세기 말에 제시된 IT BT NT 개념을 과학기술의 기본 틀로 인식하고 있다. 2002년 이후 융합과학에 대한 새로운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나 관련 단체들과 정부의 인식 부족으로 소규모의 프로젝트 진행에 그치는 수준이었다. 그러던 것이
이 방안은 녹색성장, 신성장동력 및 과학기술 기본계획의 중점기술 가운데 우리가 우선적으로 확보해야 할 3대 분야(바이오·의료, 에너지·환경, 정보통신)에 대해 15개 중점과제별 핵심 융합기술을 도출하고,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로드맵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아직 초보 수준에 불과한 한국의 융합기술을 이제부터라도 선진국 못지않은 수준으로 끌어 올리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특히 한국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과학기술에 대해 국가 차원의 인식 전환이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다행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NBIC 기술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고대 진시황의 간절한 염원처럼 결국 사람이 늙거나 죽지 않게 하는 ‘불로불사’의 경지에 도달하는 것이다. NBIC의 어느 한 기술만으로는 그러한 목표를 이룰 수가 없다. 이 4가지 분야가 서로 융합하여 상호 보완하면서 함께 발전할 때 비로소 불로불사의 영역을 개척할 수 있다. 이러한 기술들이 왜 각광받고 있으며,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알기 위해 NBIC에 대한 기본개념에 대해 간략하게 알아보기로 하자.
첫째, 나노기술이다. 원래 나노라는 말은 아주 미세한 단위, 1/10억을 의미한다. 1나노미터라고 하면 1/10억m이다. 머리카락 굵기의 1/10만 정도라고 한다.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미세한 원자, 분자의 세계로 들어가 그 원자나 분자를 조작해서 새로운 물질을 만들어내는 기술이 나노기술이다. 나노기술을 이용해 장차 나노봇(나노로봇)이 만들어진다. 나노봇은 동시에 여러 개가 혈관을 타고 들어간 뒤 우리 몸속을 돌아다니면서 치료행위를 할 것이다.
과학자들은 또 ‘나노 어셈블러’라는 나노제조기계 또는 분자조립기의 출현을 예견한다. 이는 결국 분자를 이용해 새로운 물질을 만들어내는 기계를 말한다. 이미 프린팅을 활용한 분자 제조 공정은 현실화되어 있다. 2010년 4월의 <나노 레터>지에는 미국 UCLA와 스탠포드대학 연구원들이 3차원 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탄소나노튜브로 초소형 박막 축전기를 찍어내는 데 성공했다는 내용이 게재됐다. 아직 기초적인 수준의 연구 결과이지만 이 기술의 미래에 커다란 기대감을 갖게 하기에 충분하다. 앞으로 이러한 기술이 상용화되면 집에 앉아서 원하는 여러 물건들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물건의 종류와 모양, 심지어 맛까지도 분자 차원에서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는 기계를 일상적으로 사용하게 될 것이다. 비용이 저렴할 뿐 아니라 환경친화적 제조가 가능해 나노혁명을 가져오기에 충분하다.
둘째, 생명공학기술이다. 바이오 기술은 동물과 식물의 생명 현상에 대한 과학적 지식을 식량, 보건, 의료, 환경, 농업보급, 임업 등 각 분야에 접목해 활용하는 기술이다. 그래서 바이오 산업은 생명공학을 이용해 생물체가 가지는 유전, 번식, 성장, 자기 제어 및 물질대사 등의 기능과 정보를 인류에게 필요한 물질과 서비스로 재탄생시키는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1996년 영국에서 모체와 똑같은 DNA를 가진 복제양 ‘돌리’가 탄생했다. 그 당시만 해도 동물은 반드시 정자와 난자의 결합, 즉 생식세포 분열을 통해야만 다음 세대를 이어갈 수 있다고 알았기 때문에 체세포 자체를 복제(체세포 분열)해서 인위적인 종족번식을 가능케한 이 사건은 세계적인 이슈가 되었다. 그 이후 한국에서도 황우석 박사가 체세포 복제를 통해 우리가 알고 있는 복제소 ‘영롱이’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이제 사람들은 동물 복제에 성공했기 때문에 인간을 복제하는 것은 시간 문제일 뿐이라고 얘기한다. 인간 복제 가능성은 사회 전반에 걸쳐 엄청난 법적, 윤리적 논란과 반발을 일으키고 있다. 인간을 인위적, 기계적으로 만들어낸다면 인간의 존엄성 파괴와 사회적 혼란은 어떻게 하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인간이 현재의 기술로 풀지 못하는 인류 복지 개선 및 질병 치료 등의 목적에 한해 복제를 허용하여 암이나 당뇨와 같은 난치병을 극복한다면 인간 복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크게 줄어들 것이다. 바이오 관련 기술 중 컴퓨터의 지적 발전에 대해서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현재 컴퓨터의 계산 기능은 인간보다 수만 배 더 빠르지만 종합적인 지능 자체는 쥐 정도의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2025년이 되면 원 휴먼 브레인, 즉 한 인간의 두뇌 수준과 비슷하게 진화될 것이고, 2050년쯤이 되면 모든 인간의 두뇌와 같아질 것이다.
셋째, 정보기술은 정보의 수집, 가공, 검색, 송신, 수신 등 정보 유통의 모든 과정에서 사용되는 기술 수단이다. 정보의 역사를 되짚어 보자. 아직 문자가 출현하기 이전인 50만 년 전 음성언어만이 의사소통 수단이었을 시기에 모든 지식과 정보는 책 한 권에 담을 수 있을 정도의 분량이었다. 그 후 약 5000년 전 문자가 만들어지면서 정보량이 책 10권 정도로 늘어났고, 500년 전 인쇄술이 발명된 이후에는 지식의 용량이 책 100권 정도로 빠른 증가세를 보였다. 그러다 컴퓨터가 보급되자 유통되는 정보의 양은 기하급수적으로 폭증했다. 이렇게 혁신적인 기술 전환이 일어나는 기간은 계속 단축되는 반면 정보의 양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왔다. 미래 어느 시점에 인공지능이 출현하는 순간이 오면 유통되는 지식과 정보의 양은 가늠할 수조차 없이 많아질 것이다.
넷째, 인지과학이다. 이 분야는 인간과 인간이 만들어낸 인공물, 즉 인조인간의 두뇌와 마음에 관한 연구를 말한다. 신경세포, 신경 시스템, 인공지능 시스템, 개인의 심리 및 행동 등의 영역을 포함하고 있다. 대표적인 응용 분야로 브레인 임플란트를 들 수 있다. 브레인 임플란트의 목적은 사람의 뇌가 교통사고 등으로 인해 손상돼 뇌기능을 쓰지 못하게 되었을 때 생물학적인 방법으로 뇌를 보조하는 데가 있다. 인지과학은 서구에서 1950년대 후반에 태동했다. 당시 인지과학은 뇌와 마음과 컴퓨터가 본질적으로 동일한 추상적 원리를 구현하는 정보처리체계라는 생각에서 출발하였다. 여기에 여러 학문들이 연계되기 시작하면서 과거 물리학적, 생물학적 2분법 체계로만 분류되던 과학연구 분야에 인지적 시스템이 포함됨으로써 자연과학의 영역을 확장하는 데 공헌하였다.
지금까지 각각 개별 기술별로 살펴보았지만 이러한 기술들은 서로 관계를 맺고 영향을 주고받으며 진화해 간다. 인간처럼 스스로 생각하는 로봇은 생명과학, 인지과학, 기계공학이 합쳐져 나온 결과물이고, 휴대전화 인공지능칩은 나노기술, 인지과학, 반도체 기술이 융합되어 나온 결과물이다. 기술 간 장벽이 허물어지고, 결합되면서 빠른 기간에 이제까지 인류사에 없던 수많은 새로운 기술들이 등장했다. 천체물리학자 칼 세이건이 우주 달력에서 제시한 인류의 변화 속도가 이제 점점 더 빠르게 진행된다는 사실이 실감되는 시대이다.
교육과 일자리
미래인재의 조건
미래는 다양한 사고를 가진 각양각색의 사람들의 시대이다. 물질적 풍요는 정신적 가치에 대한 열망을 심화시키고 있다. 세계화는 화이트칼라의 업무를 해외로 이전시키고 있으며, 과학기술의 발달은 일부 직종을 아예 사라지게 만들고 있다. 산업화시대 이래 좌뇌 집중적인 교육과 연구개발을 통해 이루어낸 정보화시대의 주역들도 이제는 지식근로자(화이트칼라)로서의 그들의 직장을 중국, 인도, 필리핀 등 아시아의 저임금 지식근로자들에게 빼앗기고 있다. 다니엘 핑크는 그의 저서 『A whole new mind(새로운 미래가 온다)』에서 무려 330만 명에 달하는 미국 지식근로자의 일자리가 향후 10년 내에 외국 근로자들에 의해 대체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분석을 통해 만들어가는 지식만으로는 인류에게 더 이상 새로운 삶의 부가가치를 생산해낼 수 없다. 이제는 분야를 넘나드는 멀티 재능을 갖춘, 분석보다는 큰 그림을 읽을 줄 아는 감성적 우뇌형 인재들이 더 필요해진다는 것이다.
새로운 시대는 다양한 형태의 사고와 삶에 대한 접근을 통해 활기를 얻는다. 또한 ‘하이콘셉트’, ‘하이터치’ 재능이라고 명명한 능력이 장려된다. 하이콘셉트는 패턴과 기회를 감지하고, 예술적 미와 감정의 아름다움을 창조해 내며, 훌륭한 이야기를 꾸며 내고, 언뜻 관계가 없어 보이는 아이디어를 결합해 뭔가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능력과 관계가 있다. 하이터치란 다른 사람과 공감하고, 미묘한 인간관계를 잘 다루며, 자신과 다른 사람의 즐거움을 잘 유도해 내고, 목적과 의미를 발견해 이를 추구하는 능력과 관련이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정확히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가? 다니엘 핑크는 그의 책에서 새로운 시대에 긴요한 재능을 디자인, 스토리, 조화, 공감, 놀이, 의미 등 6가지로 압축하고 이를 ‘미래 인재의 6가지 조건’으로 제시하였다.
첫째, 기능만이 아닌 디자인으로 승부하라: 기능만 갖춘 제품이나 서비스, 경험, 라이프스타일만으로는 더 이상 충분하지 않다. 시각적인 아름다움이나 가치를 만들어야 한다.
둘째, 주장만이 아닌 스토리를 겸비해야 한다: 정보와 데이터로 넘치는 오늘날에는 강력한 메시지만으로는 부족하다. 상대방을 설득하고 상호 소통하기 위해서는 훌륭한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셋째, 집중만이 아닌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산업화 및 정보화시대에서는 집중과 전문화가 요구되었지만 앞으로는 작은 부분들을 붙이는 능력, 즉 조화가 중요하다. 미래시대가 요구하는 능력은 분석이 아니라 큰 그림을 볼 수 있고, 이질적인 부분들을 서로 결합해 내는 통합이다.
넷째, 논리만이 아닌 공감이 필요하다: 논리적인 사고는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요소지만 정보가 넘치는 미래에는 차별화가 필요하다. 즉 동료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동료간의 유대를 강화하며,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을 갖춰야 한다.
다섯째, 진지한 것만이 아닌 놀이도 필요하다: 웃음과 유머, 게임이 건강이나 사회적 성공의 측면에서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은 이미 여러 자료에서 입증됐다. 물론 진지해야 할 때도 있지만 지나친 진지함은 개인생활은 물론 사회생활에 악영향을 미친다. 하이콘셉트 시대에는 일상생활뿐 아니라 업무에서도 정신적인 여유가 필요하다.
여섯째, 물질의 축적만이 아닌 의미를 찾아야 한다: 미래사회는 물질적인 풍요가 넘치는 사회이다. 이는 인류를 먹고사는 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하고, 고상한 정신적 가치를 찾을 수 있도록 해준다. 정신적인 가치에 새롭게 의미를 부여하는 능력은 미래 성공의 필수 재능이다.
우리의 두뇌는 크게 두 개의 반구로 나뉘어 있다. 왼쪽 반구(좌뇌)는 순차적, 논리적, 분석적 활동을 한다. 우뇌는 비선형적, 직관적, 전체론적 능력을 가지고 있다. 물론 어떤 간단한 일을 하더라도 양쪽 뇌가 모두 협력, 수행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양쪽 뇌의 본질적인 차이점을 잘 파악하면 우리 사회의 현재 모습을 이해하고 미래의 모습을 예측하는데 강력한 단서를 얻을 수 있다. 하이콘셉트의 시대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양쪽 뇌를 모두 활용하는 새로운 사고이다. 개념과 감성이 강조되는 시대에는 하이테크 능력을 바탕으로 한 하이콘셉트와 하이터치 재능 모두가 필요하다. 좌뇌적 사고가 여전히 유효하지만 더 이상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미래사회에서 우리는 자유롭게 우뇌적 사고를 할 수 있도록 하이콘셉트, 하이터치 재능을 연마해야 한다. 또 이러한 미래에 적합한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수월성과 창조성을 바탕으로 한 교육이 중요하다.
기업 경영
미래기업의 모습
통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평균수명은 23.9년이다. 1957년 《포춘》지에서 선정한 세계 500대 기업 가운데 지금까지 존재하는 기업은 1/3에 불과하다고 한다. 그동안 수없이 많은 기업들이 나타나고 사라졌다는 뜻이다. 그리고 1980년대 초 세계적 베스트셀러였던 톰 피터스의 『초우량기업을 찾아서』라는 책에 소개된 46개 기업 중 현재까지 남아 있는 기업은 6개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이 통계가 나온 것이 2005년이었으므로 지금은 더 줄어들었을 것이다.
유한한 생명을 가진 기업이 생존할 미래의 기업 환경을 살펴보면 엄청난 변화가 예상된다. 우선 기업의 목적이 다양화된다. 지금까지의 기업은 성공적인 기업 운영을 통해 많은 이익을 내고 주주에게 고액의 배당을 돌려주는, 즉 주주가치를 극대화하는 것에 경영의 초점을 맞추어 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물불가리지 않고 이윤추구만을 목적으로 하는 경영방식으로는 기업들이 다른 분야의 사회구성원들과 더불어 존속하기 힘들게 된다. 기업의 목적이 사적 이익을 넘어 공익성을 띠는 방향으로 다양화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원활한 기업 운영의 발목을 잡는 강성 노조 역시 쇠퇴할 것이다. 제조업의 비중이 계속 줄어들고 있고, 고용의 형태도 풀타임으로 일하는 정규직보다는 파트타임의 비중이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기업 자체도 1인 기업이 주종을 이룰 것이라고 한다.
미래 정보화시대에는 모든 사회 환경이 소프트해지고 더 섬세해지기 때문에 남성들의 역할이 축소되는 반면 세심함과 부드러움으로 무장한 여성들의 지위가 크게 향상될 것이다. 또한 신제품을 개발하거나 디자인을 바꿀 때 기업 외부의 다수 고객이나 전문가 등의 의견을 반영하는 사례가 더욱 확대될 것이다. 또 기업들이 집단지성 활용의 필요성을 깨닫고 경영에 적극 반영할 것이다. 이 외에도 지속가능경영, 공정무역, 윤리시장과 같은 운동이 확산되면서 기업의 역할이나 목표, 책임 등이 훨씬 다양하게 이루어져야만 기업의 지속이 가능할 만큼 기업 환경이 변화하고 있다.
미래의 기업들은 종업원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일대 전환을 맞이할 것이다. 지금까지의 기업 환경에서 기업주와 종업원의 관계는 상명하복의 수직적 상하관계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고용주와 고용인이 사업이나 프로젝트를 함께 수행하는 수평적 동반자 관계로 바뀌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장차 소규모 기업들이 증가하면서 고용주와 고용인은 특정 목적의 사업을 이루기 위해 일시적으로 만들어진 팀이나 동반자 관계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점차 개인이 더 많은 권력을 갖기를 원하고 자신의 야망을 실현하기 위해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경향이 짙어지면서 고용주가 일방적 권한을 행사하는 것은 불가능해질 것이다. 더구나 과거에는 네트워크가 회사 내에서 지연과 학연 등에 따라 움직이던 것과는 달리 이제는 각자 관심 있는 사안별로 회사 밖 동아리나 학술연구모임 등을 통해 움직이는 경우가 많아지게 된다. 사원들이 기업에 대한 충성심보다는 자신의 성취감 또는 자아실현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진다는 점 역시 앞으로 노사관계를 변화시킬 큰 요인이다.
이처럼 변화하는 기업 환경 아래에서 미래기업은 어떤 형태를 띨 것인가. 우선 기업의 규모는 작아지고 네트워크는 커지게 된다. 과거처럼 사장 밑에 상무, 상무 밑에 부장, 과장, 계장 등 수직적으로 이루어지는 조직이 아니라 전문 분야별로 팀을 이루어 특정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하나의 작업이 끝나면 다시 다른 팀을 조직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전문 팀제로 변할 것이다. 팀을 이루는 구성원들도 정규직이 아니라 대부분 프로젝트가 끝나면 해체되는 임시직으로 채워지게 된다. 또한 영구적이고 항구적인 고용 관계나 정규직보다는 그때그때 필요한 인력들을 아웃소싱 하는 형태의 채용 관행이 일반화될 것이다. 기업의 목적 면에서도 과거에는 가시적인 이윤을 창출하는 데 기업의 역량을 올인했다면 앞으로는 메세나와 사회공헌활동 같은 사회기여 측면에 더 중점을 두게 될 것이다.
앞으로 기업을 위해 정부가 할 수 있는 역할로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해 『메가트렌드』의 저자 존 나이스비트는 “앞으로 정부가 할 일은 없다. 정부는 아무것도 모른다. 정부의 역할은 오로지 기업들이 날개를 펼칠 수 있는 영양 가득한 토양을 만들어주면 된다. 또 기업과 기업가들의 활력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한 발 물러서는 게 정부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다”라고 말했다.
라이프스타일
미래인의 하루
다가올 미래사회에서 사람들은 어떤 하루를 보내게 될까? 미래인의 하루를 예측해 내놓은 자료들을 토대로 살펴보자. 미래인에게는 아침에 일어나 화장실 변기에 앉으면 체온, 혈압, 맥박, 혈당이 자동적으로 측정되고 간단한 건강 체크가 가능한 ‘텔레메디슨’이 일상화될 것이다.
재택근무시대를 지나 ‘텔레오피스’라 불리는 집 근처 사무실에서 업무를 처리한다. 도심의 직장까지 출근하는 것은 시간도 오래 걸리고 비용도 많이 들어 대안으로 재택근무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재택근무는 항상 똑같은 공간에서 먹고 자고 일을 하기 때문에 변화가 없어 지루하고 작업의 효율성이 떨어지는 부작용이 생긴다. 사무실 출근과 재택근무의 단점을 줄이고 장점을 적절히 융합한 것이 각자 동네의 중심지 사무실 주변 거주자들이 모여 일을 하는 텔레오피스이다. 지하철 종점에 오피스빌딩을 짓고 그곳에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다면 도심지의 사무실까지 오가는 수고와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또 집에서 먹고 자고 근무하는 지루함이나 단조로움도 벗어날 수 있다. 업무의 효율성 제고와 비용절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셈이다.
아침은 영양소가 듬뿍 든 알약 하나로 때우고, 점심은 매일매일 냉장고가 제공해주는 식단에 따라 균형 잡힌 식사를 하며, 미래사회를 성공적으로 살아가기 위해 네트워크가 얼마나 중요한지 익히 알고 있으므로 저녁은 여러 사람들과 친교를 맺을 수 있는 네트워킹 파티를 진행한다. 이메일을 통해 사랑의 감정을 전달하며, 안경을 끼고 원하는 꿈을 꾸는 프로그램으로 정신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뉴스나 정보, 책 등은 보는 것이 아니라 듣는 것이다. 또한 주말은 가상현실 공간에서 보내고, 휴가는 슬로푸드, 그린바캉스, 버츄얼 라이프 등으로 이루어진다. 이처럼 미래에 우리가 누릴 것으로 예상되는 여러 상황들 중 이미 우리 생활 속에 들어와 있는 것도 일부 있다. 하지만 이외에도 상상조차 하기 힘든 많은 일들이 우리 앞에 나타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견한다.
분명 지금과는 많은 부분에서 바뀔 미래인의 생활을 더 구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그 특징을 다섯 가지 정도로 요약해 보자. 바쁜 생활, 가상 생활, 나홀로 생활, 봉사 생활, 투명 생활이 그것이다. 먼저 왜 ‘바쁜 생활’이 미래의 삶을 나타내는 특징 중의 하나가 되는지 알아보자. 앞으로는 시간이 돈보다 값진 자원이 되는 시간 부족사회가 온다. 인간의 삶을 편리하게 해주는 각종 첨단 디지털 기술과 교통통신 기술의 발달에 따라 컴퓨터와 인터넷을 비롯해 생활편의 시설들이 우리 주변에 수도 없이 많아졌지만 사람들은 더 바쁘고 빠듯해지고 있다. 인간의 노동을 줄여주고 업무를 더 쉽게 처리해 주는 편리한 기기들이 지천에 널려있는데도 우리의 삶은 여유로워지지 않는다. 생존을 위해 혹은 목표를 이루기 위해 인간들 사이에 벌어졌던 경쟁의 범위가 이제는 기계에까지 미치기 때문이다. 기계가 인간의 일을 상당 부분 대신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빼앗기며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경제력을 보장받기 위해서라도 이전보다 더욱 치열하게 경쟁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일부 미래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인터넷이 지구촌 역사상 가장 큰 변화를 가져왔는데, 앞으로는 가상현실이 이를 초월할 것이라고 예견한다. 제롬 글렌 밀레니엄 프로젝트 회장은 “미래인들이 ‘사이버 나우’라는 옷을 입거나 안경을 끼고 사이버 세상으로 연결해서 그날의 일과를 시작할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사이버 공간에서는 레저와 일, 공부의 구분이 없어진다. 레저는 단순한 오락이 아니라 생활이자 일이고 우리 삶의 목적이 되는 것이다. 일이 공부고 공부가 레저며 레저가 일이 되는, 모든 것이 혼재된 세상이 온다는 것이다.
또한 미래사회는 지금까지의 경제 중심의 물질적인 사회에서 정신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탈 경제사회로 진전된다고 미래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그래서 경제적인 이득이나 물질적인 풍요로움만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삶은 축제가 없는 무미건조한 삶, 각박하기 그지없는 나홀로 삶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앞으로는 수준 높은 삶의 질을 영위하기 위해서라도 다함께 더불어 사는 다극상사회로 옮아갈 수밖에 없는데, 이를 ‘제4의 물결’이라고 지칭한다.
정보통신이 발달하면서 사실상 우리의 모든 정보와 활동이 외부에 노출되고 있다. 이러한 것들은 나 자신의 신변보호를 위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스스로의 안전을 지키려면 프라이버시를 희생시켜야 하는 사회, 즉 투명사회가 다가오고 있다. 투명사회의 이득을 모든 사람들이 공평하게 누릴 수 있다면 별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일부 사람들이 걱정하는 것은 개인의 사생활 노출이 의도적으로 혹은 별도의 정당하지 못한 목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다.
미래학자와 만나다
정통 미래학자Ⅱ - 사뮤엘 헌팅턴
사뮤엘 헌팅턴은 뉴욕에서 태어나 예일대학을 졸업한 뒤 시카고대학에서 석사학위를, 하버드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같은 대학에서 교수 생활을 해온 사람이다. 그의 저서 『제3의 물결』(1991)은 앨빈 토플러의 『제3의 물결』(1980)과 제목이 동일하지만 두 책의 내용은 판이하다. 그가 말하는 제3의 물결은 19세기 중엽 이후부터 오늘까지 민주화 과정이 3개의 물결을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자유화와 민주화를 구분한다. 자유화는 권위주의 정권이 본질적인 변화 없이 자신들의 독재체계를 부분적으로 개방하는 것을 말한다. 대신 민주화는 정권교체를 뜻한다.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로 선출된 세력이 그렇지 못한 구세력을 대체하는 것이 민주화다. 민주화 과정에는 몇 가지 유형이 있다. 1) 집권층의 결단에 의해 민주화가 실현되는 전환 2) 반정부 민주화 세력이 민주화 과정을 주도하여 민주주의를 실현시킨 교체 3) 집권세력과 민주화세력 간의 공동보조로 민주주의를 이루어 낸 이관 4) 외국의 간섭과 압력에 의해 민주화가 이루어지는 간섭이다.
그는 또 『문명의 충돌』(1996)에서 앞으로 세계에서 갈등을 초래할 만한 근본 원인은 이데올로기도, 경제적인 이해관계도 아닌 문명이라고 했다. 문명 간의 경계선을 따라 미래의 분쟁과 전쟁이 발생하고, 만약 제3차 대전이 일어난다면 그 원인은 문명 간의 불화로 인한 것이라는 것이 그의 논지이다.
그는 오늘날의 세계를 7~8개의 문명권으로 분류한다. 서구 문명권, 유교 문명권, 일본 문명권, 이슬람 문명권, 힌두 문명권, 슬라브 전통문명권, 라틴아메리카 문명권, 아프리카 문명권 등이 그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세계의 모습은 이 문명들 간의 상호작용에 의해 결정되어질 것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그는 미래 세계 정치의 핵심 축이 서구와 비서구 사이의 갈등이라고 주장한다. 서구의 가치와 제도가 앞으로 세계를 지배하면 할수록 그 반작용도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때 서구의 이익과 가치, 힘에 대항할 수 있는 가능성은 유교-회교 연대에서 가장 높다고 했다.
앞으로 군비경쟁은 서구와 비서구 세력들 간에 새로운 양상을 보일 것이다. 이 군비경쟁에서 서구는 비서구 세력들이 엇비슷한 군사적 균형에 도달하지 못하도록 할 것이고, 비서구는 끈질기게 군비확장에 노력할 것이다. 이와 같은 경쟁에 의해 또 하나의 세계전쟁, 즉 제3차 세계대전이 촉발될지도 모른다고 그는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