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계품 19 대광왕 녹취

[청정수1]

열아홉 번째 선지식 대광왕

 대광왕을 읽기 전에 입법계품을 읽으면서 느낀 바를 조금 더 부언드리고 시작할까 합니다. 입법계품을 읽으면 화엄경 전반부를 읽을 때와는 많이 다른 느낌을 저는 받습니다. 화엄경이라고 하는 경전이 밝고 광대한 경전이라 전반부 부처님의 공덕을 찬탄하고, 보현의 행을 찬탄하고 이런 이야기가 나올 때 마음이 환희롭지만 뭔가 그것은 근본 자리의 이야기인 덕분인지 구체적으로 몸과 마음에 와닿지는 않은 느낌입니다. 불교의 경전들이 다 그래요. 특히 대승경전 쪽이 형이상학적인 이야기 위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아는 것은 생겨도 현실의 나에게 도움이 되거나 바꾸거나 하는 면은 부족한 것 같아요. 하지만 입법계품은 그렇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세상 속에 생생히 부처님의 가르침들이 살아 숨 쉬는 걸 느낄 수가 있어요. 그래서 ‘분별을 없애라.’, ‘상을 없애라.’, ‘생각을 없애라.’, ‘ 항상 공경하라.’, ‘찬탄하라.’, ‘아는 생각을 없애라.’, ‘불가사의 세계로 들어가라.’ 이런 이야기들이 전반부에 나왔다면 입법계품에서는 실지로 그런 것들이 일상에서 어떻게 일어나는지, 우리들이 어떻게 그런 세계를 실제로 살고 행하고 들어가는지 그래서 ‘입법계품계로 들어간다’ 이런 표현을 쓰지 않았나 싶습니다. 입법계품에서는 생생히 살아 숨쉬는 거죠. 부처님의 가르침이 살아 숨쉽니다. 약동합니다. 지금 이런 것을 입법계품을 보면서 참 많이 느껴요. 그래서 반야삼장이 화엄경을 세 번째로 번역할 때 앞의 것을 다 빼버리고 이 입법계품만 번역을 한 게 아닌가 했던 저의 생각이 틀리지 않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 여기까지 이야기하고 대광왕 들어가겠습니다.

 앞서 구족우바이, 명지거사, 법보계장자 이 세 분은 복덕에 관한 해탈문을 얻으신 분들이지요. 이 세 분을 통해서 무진복덕, 무량 복덕 그런 이야기가 설해집니다. 이 세 분들은 물질적인 복에 대한 이야기. 배가 고플 때 제일 서럽다 그러지 않습니까 ? 구족우바이가 그럴 때 그릇하나로 만인을 다 배를 채우고 이것은 유마경에도 나오죠. 한그릇으로도 일체 중생을 배불리 먹일 수 있다 하는 것은 유마경에도 나오죠. 유마경과 화엄경은 굉장히 닮아 있어요.

 명지거사는 허공에서 모든 물질을 만들어 내가지고 중생들을 물질적으로 풍요롭게 했지요. 또 법보계장자의 집은 10층으로 되어 있어서 제 4층까지는 음식, 법물들로 중생들을 즐겁게 해준 이야기가 나오죠. 또 보안 장자는 우리가 사실 배고프고 병들고, 배고픈 다음으로 병들 때 사람이 참 서러울 겁니다. 그것을 보안장자는 다 낫게 하고 그리고 부처님 밝은 법문을 또 이야기해 주죠. 그래서 병을 낫게 하고 아픈 데를 없게 하고 해주는 것이 바로 십바라밀을 설해주는 겁니다. 대승의 꽃이죠. 십바라밀은!

 무염족왕은 세상 살면서 도저히 말만 가지고 안 될 때 그 못된 버릇은 깊은 나쁜 습기는 과감한 충격 조치를 하지 않으면 안 되거든요. 그래서 무염족왕까지 그렇게 하고 대광왕을 만나러 가는데 이 대광왕은 이름 그대로 큰 빛이죠. 이 큰 빛의 왕은 여기서 대자! 자비가 살아 있습니다. 아까 무염족왕은 어찌보면 포악, 잔악하지요. 그런데 무염족왕이 스스로 변명하지 않습니까? “나는 그런 사람 아니야! 내가 그렇게 진짜로 포악했다면 내가 이렇게 왕이 되었겠어? 이렇게 많은 중생들에게 벌을 주지만 내 마음에는 한 번도 중생을 괴롭게 하려는 생각이 없어. 더구나 사람은 복전인데 모든 선법을 내는데 내가 그럴 리가 있어?” 억울한 심정을 표현하지요. 그렇게 잔혹한 잔인한 면을 봤다면 열 아홉 번째 스승님은 아주 자비로운 분을 선재는 보게 됩니다. 그래서 선재는 똑같이 지난 가르침을 생각하고 대광왕을 찾아가는데 대광왕이 사는 성은 묘광성이라. 대광왕 앞에 가보니까 그 임금 앞에는 음식과 약과 향 같은 것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어요. 그리고 성 안에는 필수품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어 가지고 중생들이 모두 가져가는 겁니다. 왜 그렇게 성안의 길거리에 필수품을 쌓아 놓았느냐? 경전에 이렇게 나오죠. 중생들을 섭수하고, 중생들을 기쁘게 하고, 중생들을 뛰놀게 하고, 중생들 마음을 깨끗이 하고, 중생들 마음에 번뇌를 없애기 위해서, 또 대적하는 마음, 대립하는 마음을 없애기 위해서, 또 신구의 악업을 짓지 않게 하기 위해서 이렇게 대광왕은 길거리에 성안에 가득 필수품을 쌓아서 마음대로 백성들이 가져가게 했다는 겁니다. 사실 우리가 곳간에서 인심 나온다고 우리가 재물이 풍족할 때 사람이 사업이 잘 되고 장사가 잘되고 돈이 잘 들어오고 이러면요. 참 너그러워집니다. 저는 여기에 대적하는 마음을 없애기 위해서 했다고 하는 부문에서 탄복이랄까 감탄이 나와요. 물질이 많으면 서로 안 싸우거든요. 웬만한 허물은 다 덮어주거든요. 경기가 좋을 때는 사람들이 그렇게 안 싸웁니다. 그런데 경기가 나쁠 때 불경기가 시작되면 사람들이 아주 마음이 메마르고 거칠어지죠. 화엄경은 이런 글자 하나하나가 이런 대목, 이런 스토리 하나가 정말로 부처님 경전 같지 않게 나오는지.... 다른 경전에서는 이런 걸 못 본 것 같단 말입니다. 그냥 우리 사는 이야기가 이 경전에 나와요. 사는 이야기가 모두 나중에는 부처님 가르침으로 귀결이 됩니다 그 자체가 부처님 가르침이 될 뿐만 아니라 이 모든 가르침이 부처님 가르침으로 연결이 됩니다. 화엄경은 알다가도 모를 경전입니다.

그래서 이제 선재가 보살도를 모르니까 왕이 이야기합니다.

“ 선재야 我 淨修보살大慈幢行!

나는 보살대자당행을 닦아서 아 정수 맑게 닦았다. 보살의 大慈(대자) 크게 자비로운 幢行(당행) 여기서 당(幢)자는 대지 독발이라 그랬죠 큰 뜻이 홀로 출중하다는 뜻으로 기둥 당 자를 썼다고 합니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大慈幢行을 닦아 가지고 사유 관찰하고 잘 닦아서 왕이 되었어. 그리고 大慈를 닦아서 자비를 닦아 가지고 왕이 되고, 교화 세간이라. 중생을 교화해 그리고 모두 안온하고 두려움 공포가 없게 해."  이렇게 선재에게 말합니다.

 여기에서 공포심이 없게 한다 여기서 이  참 중요한 말인데 사람의 제일 견디기 힘든 게 뭐냐면 뭐겠습니까? 동물의 예를 들면 동물들이 제일 못 견디는 것이 공포라고 합니다. 동물들이 배고픔도 견딜 수 있고 고통도 엄청나게 잘 참는다 그래요. 왜냐 우리가 이게 진화적 측면에서 생각하면 이해가 됩니다. 만약에 배가 고파서 괴로워하거나 통증 때문에 고통받는 모습을 보이면 이것은 생존해서 아주 불리해집니다. 그렇게 괴로워하고 있으면 다른 동물이 와서 그냥 잡아먹기 쉽거든요. 그래서 자기의 단점 약한 면을 안 보이는 거지요. 배가 고파서 낑낑대기는 할망정 겉으로는 표를 안 내는 거죠. 아픈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강아지는 제왕절개수술을 할 때도 마취를 안하고 한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그래서 고통을 모르는 줄 아는데 고통이 없는 게 아니라 그렇게 아픈 걸 표하면 그냥 약육강식이 되어가지고 생존에 불리할까 봐 그렇다는 거죠. 그런데 그 동물들이 제일 못 견디는 것은 공포라고 합니다. 공포는 못 견딘다 그래요. 제가 초등학교 다닐 때 개천을 따라가면 개 잡는 집들이 있었는데 어느 날 가는데 보니까 그 도사견 비슷한 걔가 벌벌 떨고 있더라구요. 떠는 것을 처음 보았습니다. 어릴 때 그 때! 뭘 보고 저렇게 떨고 있나 하니까 그 개가 보고 있는 쪽에 개장수들이 개를 잡아 가지고 털 다 벗기고 땅바닥에 질질 끌고 오는 모습이 보이더라구요. 개가 그걸 보고 사시나무 떨듯이 떨었던 겁니다. 공포가 제일 무서운 건데 대광왕은 공포를 없애준다 이렇게 얘기를 합니다. 그 방법이 大慈라 그러죠 ..자비입니다. 자비!

  대광왕이 선재에게 이야기하기를 ”어떤 빈궁한 사람이 와서 나에게 구걸을 하면 나는 창고 문을 열어줘. 그래서 마음껏 가져가게 해. 그리고나서 내가 이야기해줘. 너희들 막조제악하라. 나쁜 짓을 짓지마! 막해중생 해. 중생에게 해로운 짓 하지마! 악기제견이라. 여러 가지 소견, 알음알이 일으키지 마! 막생집착 하라 . 집착 같은 거 하지마!“ 이렇게 일러 준답니다. 빈궁한 사람들이 왔을 때 빈궁을 해결해 주면서 그 사람들이 빈궁에서 조금 마음이 편안해졌을 때, 자유로워졌을 때 이렇게 좋은 말, 부처님 말을 해준다는 겁니다. 옛날에 밥 퍼주는 목사님이라고 계셨죠. 최일도 목사님. 근데 이 목사님은 청량리에서 몸 파는 분들에게 밥만 주셨어요. 그러니까 봉사 나왔던 교인들 중에는 목사님한테 의문도 들고, 항의도 하고 이런 질문을 했다 그래요. ” 왜 목사님은 밥만 퍼 주고 주님, 하느님 말씀은 안 전합니까?” 하니까 목사님이 말씀하시기를 “배고픈 사람한테 밥 하나 주고 무슨 그런 것을 요구하노? 내가. 그런 거를 가르칠라 드노?” 이런 식으로 말씀하신 적이 있어요. 그러니까 참 잘하신 거죠. 그래서 나중에 더 큰 복을 받으시고 더 큰 하느님의 일을 하셨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밥 한 그릇 주면서 그 대신에 찬송가 불러라, 예배 와라 이렇게 하면 누가 밥 먹을라 하겠습니까? 하여튼 대광왕은 그렇게 해주고 좋은 말을 해 줬다 이겁니다.

그 다음에 나오는 것이 평등 속의 차별. 일수사견. 그러니까 자기 처지나 환경, 자기 수준에 따라 세상을 다르게 보는 거지요. 그게 뭐냐 그러면 묘광성에 있는 중생들은 모두 보살들이라는 겁니다. 대승의 뜻은 냈는데 그런데 마음의 욕망에 따라서 보는 게 같지 않다고 해요. 일수사견 이런 내용이 여기서 나오죠. 어떤 이는 이 성이 좁다고 보고, 어떤 이는 넓다고 보고 또 어떤 이는 이 성을 흙과 자갈로 만들었다고 보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보배로 만들었다 하기도 하고 이런다는 거죠.

선재야! 만일 어떤 중생이 그 마음이 청정하고 일찍이 선근을 심어 부처님께 공양하고 발심해서 온갖 지혜의 길로 나아가 마음을 내어 지혜로 구경처를 삼거나 또는 내가 과거에 보살행을 닦을 때 내가 거두어 주었던 사람이면 곧 이 성이 여러 가지 보배로 장엄하였다고 봐요. 그런데 안 그런 사람들은 더러운 줄로 본다는 겁니다. 이 성은 넓은 것도 없고 좁은 것도 없고 더럽고 찬란한 것도 없는데 중생들이 다 자기 지은 업에 따라서 본다는 거죠. 보는 게 달라요. 이런 이야기가 묘광성 대광왕 이야기에 나옵니다.

그리고 이 대광왕은 당신이 얻은 삼매의 이름을 말합니다.

나는 국토에 있는 중생들이 오탁악세(五濁惡世)에서 오탁악세라는 말이 나와요. 그런데 법화경에는 ‘부처님은 오탁악세에 나온다.’고 합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는 다르죠. 하여튼 오탁악세에서 나쁜 짓을 하기 좋으므로 내가 가여이 여기는 마음으로 구하고자 하여서 너희들을 모두 삼매에 들게 하는데 이 삼매 이름이 뭐냐

보살 대자 위수 수순 세간 삼매문( 보살大慈爲首수순세간三昧門 )

그러니까  大慈(대자)가 으뜸이 되어서 으뜸 수자, 머리 수자 우리 십지품에도 보면 모든 초지, 이지, 삼사지 이런 보살들이 大慈爲首(대비 위수) 대비가 으뜸이 되어서 이런 보살들이 지혜를 얻는다 라고 십지품에 나오는데 여기도 나옵니다. 수순세간. 세간에 따라 들어가는 겁니다. 세간 속으로 들어가는데요. 어떤 마음이 근본이 되어 들어가는가? 대자비의 마음이 으뜸이 되어서 들어가는 겁니다. 그래서 이제 삼매에 들어가게 되면 우리 중생이 여러 가지 마음이 있지 않습니까? 그런 마음이 어떻게 되는가? 모든 안 좋은 마음들이 다 소멸된다는 거예요. 그래서 경전에 말하는 삼매의 종류는 입차삼매時 피제중생 소유 삼매에 들어갈 때 중생이 가지고 있던

포외심: 두려워하는 공포스러운 마음

뇌해심: 남을 해치고자 하는 마음

원적심: 원통한 마음. 남을 적으로 보는, 원수로 보는 마음

쟁론심: 막 싸우고 따지는 마음 (원효대사의 화쟁)

이 소멸된단 말입니다. 이런 여시 재심이 실자소멸이니 이런 모든 마음이 모두 소멸되니 하이고 어째서 그러한가?

입어보살 대자 위수 수순세간삼매 법여시고.

만약 보살이 대자가 으뜸이 되어서 수순삼매에 들어가 버리면 으레 그렇게 되기 때문이다. 법여시고라. 자연히 그리된다. 세상이 그렇게 되게 되어 있다. 이치가 그렇게 되어 있다.

선남자, 차대수유 자당현견 (此待須臾 自當現見 )

선남자야 잠깐만 기다려봐. 차대수유는 잠깐만 기다리란 말이죠. 자당현견이라. 잠깐만 기다리면 너 스스로 마땅히 보게 될 거야. 이렇게 말하고 삼매에 들어가버리니까 그 성이 육진동을하고 일체 중생들이 나타나서 대광왕에게 예배하고 공경 공양을 했다고 합니다. 예를 들면 성 안에 있는 백성들이 모두 환희 용약을 했고 또 야차와 나찰, 사람들의 피와 살을 먹는 귀신들이 모두 자비심을 일으키며 그런 일을 그치고, 중생들에게 이익한 일을 하고 뒤에 과보를 알아가지고 나쁜 일을 안 하게 되었다는 거죠. 이런 이야기들이 쭉 나옵니다. 그리고 대광왕이 삼매에서 일어나서 부동우바이를 만나러 가라 그리고 부동우바이를 만나러 가는 걸로 대광왕의 가르침은 끝나게 됩니다.

[普賢]

청정수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짧지 않은 분량이라 쉽지 않으셨을텐데. 이렇게 녹취를 읽으니 시간도 덜 걸리고 얼마나 좋습니까. 저도 제가 한 말이 아니고 다른 분이 말씀 하신 것 같은 착각이 드네요 고맙습니다

[普賢]

그런데 입법계품, 참 재미있지 않습니까? 옛날 이야기 듣는 것 처럼 구수하지 않나요? 저는 그런 느낌이 드네요

[법혜]

이제껏 살면서 분명 모든 곳, 모든 시간에서 삼매를 설하시는 선지식을 뵈었을텐데 저는 한번도 삼매에 든 기억이 없다는 건 착각이겠지요?
모든 부처님의 자비 원력 속에서 지금 이 순간도 살고 있을텐데 말입니다.

청정수님, 녹취하시느라 고생하셨어요. 잘 보고 공부합니다.
나무마하반야바라밀..._()()()_

[하하호호]

감사합니다. 마하반야바라밀.. _()_

[보문]

듣고, 읽고~
천천히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고맙습니다.
청정수님, 고맙습니다._()()()_

[청정수1]

청정수 공부 안하는 줄 아시고, 항상 요약정리해주셨던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마하반야바라밀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