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함께라면’은
‘연극열전 3’의 여섯번째 작품으로 일본 연극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극작가와 연출자로 활동하는 미타니코키(49)가 원작자다.
이발소를 하는 평범한 일본 가정의 7월 칠석날 하루동안에 벌어지는 에피소드다.
마흔살이나 연상인 큰 딸의 남자친구 기무라켄야가 찾아 오면서 등장인물들 간의 오해와 거짓말로 인해
소소하고 유쾌한 웃음들을 선사한다. 큰 감동을 주는 건 아니지만 우리가 가진 편견과 가치기준들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하고 일본을 배경으로 한 풍습과 우리네와 다르지 않은 일반가정의 이야기라 마음놓고
웃고 긴장하지 않고 편하게 볼 수 있는 극이다.
연극에서는 2가지 독특한 일본 문화를 엿볼 수 있다.
처음 켄야가 예비신부집을 방문할 때 사들고 온 마네키네코란 복고양이가 있다.
오른손 아니 엄밀히 말하면 오른 앞다리를 선서 자세처럼해서 주먹을 쥐어 들고 있는 복스런 고양이인형은
일본을 대표하는 캐릭터다. 고양이는 농작물이나 누에에게 해가 되는 쥐를 잡아먹기 때문에 예전에는 누에치는데
유용했지만 양잠이 쇠퇴하면서 상인들 곁에서 장사가 번창되는 기원의 상징으로 이용되고 있다.
도쿄의 고우토쿠지(豪德寺)란 절에서 유래된 이야기도 유명하다. 극중에서 고양이가 또 나오는데 켄야를
아들로 오인하는 엄마 덕분에 있지도 않은 가상의 고양이 때문에 또 폭소가 터지기도 한다.
두 번째는 나가시소멘(流しそうめん)이라는 일본 여름의 풍물시(風物詩)로 굵은 대나무를 반으로
쪼개서 연결하여 물과 삶은 소면을 흘려보내면 아래서 국수를 젓가락으로 건져 장국에 찍어 먹는 풍습이다.
칠월칠석을 일본에서는 '타나바따(七夕)'라고 부르는데 양력 7월7일에 이와 관련된 절기행사가 벌어진다.
7월 7일이 양수(陽數)가 겹치는 왕성한 날이기에 우리가 알고 있는 견우 직녀 이야기 등 애틋한
사랑전설이 이어지고 있다. 극중 나이차를 떠나 서로를 진실되게 사랑하는 커플이지만 역시나 현실의 벽은 높기만 하다.
가족에게 인정받는 것처럼 어려운 일이 없기에 켄야와 아유미의 상황 또한 안타깝다라는 동의를 구하는 것 같지만
그렇게 쉽게 공감되지는 않는다. 나가시소멘의 풍습은 같이하는 공동체의 건강과 안녕을 비는 기복의 성격이 강하다.
손이 떨려 것도 제대로 참가를 못하는 켄야 때문에 또한번 웃게 된다.
아무리 찾아봤지만 마흔살이나 실제 차이가 나는 유명 커플은 아직 없는 것 같다. 보통 스무살 정도만 되어도
기사화가 되는데 마흔살은 좀 현실성이 많이 떨어지지만 극단의 설정이라 사랑한다면 용인되는
나이차의 기준이 있는건지 몇 살이상 차이지면 사랑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도 좀 우습고, 암튼 그 둘만의 일은
그들이 알 것이고, 둘째 딸의 말이 가장 정답에 가까울 것 같다.
사랑 그 자체가 비상식에서 출발한다는
Kaikai Kiki News NO2 Takashi Murakami
무라카미다카시의 그림처럼 큰 웃음 빵빵 터진다.
큰딸의 노인 남자친구 ‘기무라 켄야’는 송영창(52), 큰딸 ‘코이소 아유미’는
이세은(30)이 연기한다. 서현철(45), 추귀정(41), 김유영, 박준서, 최정헌, 조지환 등이 출연한다.
10월31일까지 서울 대학로 문화공간 이다 1관에서 볼 수 있다.
첫댓글 오~~ 재밌나봐요!
저도 이번 목욜날 보러가는데~ ^^* 기대!!ㅋ
재밌습니다 안재밌으면 안올립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