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문의 포토 갤러리>꽃향기에 취하고 봄맛에 반하고 충남 서천 마량리 ‘동백꽃 주꾸미 축제’
▲...붉은 향기 내뿜는 꽃송이들 - 충남 서천의 마량리 동백나무숲에서 동백꽃이 통째로 떨어져 더욱 아름다운 동백향을 내뿜고 있다. 동백꽃은 진초록의 나무잎 위에서 한번 피고 바닥에 ‘후두둑’떨어져 다시 한번 화사한 꽃을 피워낸다
★...화사한 봄꽃 향기가 대지를 흠뻑 적시고 있다. 이런 가운데 땅끝에서 시작된 봄기운은 어느덧 서천의 마량포구까지 올라와 붉은 동백의 꽃망울을 활짝 터트리고 말았다. 충남 서천의 마량리는 서해안 일출과 일몰의 명소. 동백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난 마량포구 해역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주꾸미 산지다.
서해안고속도로 춘장대 나들목을 빠져나와 지방도를 10여분 달리면 아름다운 홍원항과 마량포구에 닿는다.
▲...“큰 놈 잡았다!” - 김영두(오른쪽)씨가 마량앞바다에서 제법 커다란 주꾸미를 잡아올린 뒤 즐거워하고 있다.
▲...꼭꼭 숨은 주꾸미 - 소라 껍데기 속에 숨어 있던 주꾸미를 갈고리를 이용해 끄집어내고 있다
★...천연기념물 제169호로 지정된 마량리의 동백나무숲을 주변으로 매년 3월 말이면 이곳에선 아주 특별한 축제가 열린다. 동백꽃 주꾸미 축제다. 올해로 여덟 번째인데 24일부터 시작되는 축제는 오는 4월6일까지 계속 이어진다.
마량리는 동백꽃과 동백정으로 더욱 이름이 알려져 있다. 남쪽 지방의 동백은 3월 초에 만개하지만 마량리의 동백꽃은 3월 중순쯤 피어 4월말까지 꽃을 피운다
▲...포구의 석양 - 해가 질 무렵 마량포구로 향하는 도내리 앞바다에 이 지역 대표적 해산물인 주꾸미, 김 등을 채취하기 위한 선박들이 출항을 앞두고 정박해 있다.
▲...갈매기의 먹이사냥 - 마량포구에서 먹이를 찾던 갈매기 한 마리가 순식간에 물고기를 낚아채자 다른 갈매기들이 부러운 듯 바라보고 있다
★...마량리의 동백은 세찬 바닷바람의 영향으로 나무 모양이 부챗살처럼 넓게 퍼져 있다. 홑꽃으로 유난히 붉은 꽃을 피워 신비함을 더해주고 있는 80여 그루의 동백나무에서 꽃들이 ‘툭’하고 송이째 떨어진다. 땅에 떨어져 또 한번 붉게 피어난 동백꽃이 환상의 꽃길 터널을 만들어 놓고 있다.
전설에 의하면 약 500년 전 마량의 수군첨사가 바닷가에 꽃 뭉치가 있는 꿈을 꾸었다고 한다. 꿈속에서 이 꽃 뭉치를 가져다 증식시키면 마을에 항상 웃음꽃이 피고 번영할 것이라는 계시를 받았다. 그래서 수군첨사가 이를 가져다 마을에 심었는데 그것이 지금의 동백나무숲이 되었다고 한다. 그 뒤 마을사람들은 음력 정월이면 이곳에서 풍어와 마을의 안녕을 비는 제사를 지내왔다고 한다. 현재 이 숲은 마을의 방풍림 역할도 하고 있다
▲...그물 손질하는 어부들 - 충남 서천군 서면 홍원리 어민들이 주꾸미를 잡기 위해 그물을 손질하고 있다
★...동백나무숲 정상에 있는 동백정은 확 트인 서해바다와 어우러져 절경을 이루고 있다. 동백정에서 바라보는 해넘이는 아름답기로 널리 알려져 있다.
예부터 ‘봄 주꾸미, 가을 낙지’라는 말이 있다. 주꾸미는 봄에 가장 맛이 있다는 뜻이다. 흔히 ‘쭈꾸미’로 알고 있지만 본래 명칭이 ‘주꾸미’이다.
지역에 따라 쭈깨미, 쭈개미 등으로 불리는 주꾸미는 산란기(5~6월)를 앞둔 3~4월이 제철이다. 이때 알이 꽉 차고 맛과 영양이 가장 뛰어나기 때문이다
★...주꾸미를 잡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한 가지는 소라고둥을 줄에 엮어 바닷물에 늘어 뜨려 놓은 뒤 주꾸미가 자기 집인 줄 알고 껍데기 안으로 들어오게 되면 주꾸미를 직접 갈고리로 꺼내 잡는 방식이다. 다른 하나는 주로 밤에 활동하며 수면 가까이 떠다니는 주꾸미를 안강망 그물을 사용해 잡는 것이다.
소라고둥을 이용한 소위 ‘소라방’ 방식으로 주꾸미를 잡는 어민들은 1t내외의 소형 연안유자망 어선에 2명이 함께 타 작업을 한다. 오전 6시쯤에 나가 정오쯤 돌아온다. 5시간 정도 작업에 50~60㎏정도 잡는다. 안강망으로 잡는 어선들은 새벽 3시쯤에 바다로 나가 아침 8시쯤 항구로 되돌아온다.
그물로 잡는 방법은 밀물과 썰물의 차이가 최대가 되는 사리 때가 가장 좋으며, 이 때 2~3m 높이의 파고가 일 만큼 바람이 불어주면 더욱 좋다고 한다. 3명이 조업을 하며 500~600㎏을 잡아 올린다.
★...마량리 앞바다는 수심이 낮고 모래가 섞인 개펄로 주꾸미가 서식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아울러 산채로 잡아 올린 주꾸미이기에 더욱 싱싱하고 감칠맛이 난다.
이 맛깔스러운 마량포구의 주꾸미가 붉은 동백과 만나 전국의 상춘객과 미식가를 유혹하고 있다. 맛과 멋이 어우러진 동백꽃 주꾸미 축제는 바다내음 물씬 풍기는 봄맞이 축제의 신나는 잔치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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