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암 투병 끝에 바람이 쌀쌀해지기 시작한 9월 25일 저녁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의 펜끝에서 뿜어져 나오는 감동을 이젠 맛볼수가 없게 되었다는 사실이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최인호 별세 / 소설가 최인호 사망이유 침샘암
그것이 바로 하길종 감독이 연출한 '바보들의 행진'(1975)인데요.
당시에는 지금에 비할 수 없을 정도로 억눌린 욕구를 분출할 채널이 터무니 없이 부족했던 시대라,
그 작품은 당시 젊은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주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70년대의 수작 중 하나인 바보들의 행진..
무기한 늘어지던 휴강, 장발단속, 그리고 입대로 이어지는 독재의 그늘을 잘 담아내어 큰 공감을 얻으며
사랑받았던 작품으로 탄생했었습니다
그것이 바로 소설가 최인호의 손에서 시작된것이지요.
최인호 별세 / 소설가 최인호 사망이유 침샘암
소설가 최인호가 일간스포츠에 <바보들의 행진>이라는 제목으로, 당시 우리나라 젊은층의
한숨과 억눌린 불만을 담아 에세이를 연재하기 시작했습니다. <별들의 고향>이 대박을 치자
평단은 최인호를 대중인기작가라고 몰아붙였고 이에 발끈한 최인호가 시사성 있는 이야기를 하겠다며
나선 것이었는데요.
<바보들의 행진>은 연재 1개월만에 일간스포츠의 판매부수를 2배로 증가시킬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얻었습니다. 충무로의 영화사와 감독들이 최인호와 손잡으려고 땀나게 뛰어다니게 될 정도였죠.
'바보들의 행진' 속편 격인 '병태와 영자'(1979. 하길종 감독)에서는 최인호가 직접 각본을 썼습니다.
영화는 군에서 제대한 병태가 결혼을 앞둔 영자와의 로맨스를 다뤄
전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며 히트를 치게 됩니다.
이장호 감독이 연출한 '별들의 고향'(1974) 또한 잊을 수 없는 명작으로 남아있을 정도인데요.
그만큼 소설가 최인호의 손끝에서 나온 글은 우리나라 역사에
다양한 형태로 스며들어 한 시대를 함께 해 왔습니다.
그리고 잘 알려진 작품중 하나인 고래사냥 또한 최인호의 작품이니 알면 알수록 그가 창조한
세계가 우리나라 문화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쳤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장호 감독은 "최인호는 한국영화에 터닝포인트를 만든 작가"라며 "청년 문화를 선도한 그는
애정을 가지고 70-80년대 영화계와 문학계를 이끌었다"고 말하며 최인호의 존재감을 인정했습니다.
그리고 이창호 감독은 이어서 "어떻게 보면 지금 청년문화의 원류는 최인호에서 비롯됐다"며 "그는
우울한 시대를 문화적으로 견디며 복합적으로 저항할 줄 알았으며, 시대를 앞선 예술가"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리고 지금의 20-30대도 알만한 명작 상도..
상업이란 이익(利)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德(덕-사랑)를 나누는 것
장사란 이익(利)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사람(人)을 남기는 것
이 글 많이 익숙하실텐데요. 드라마로도 크게 히트쳤던 상도에 나오는 가장유명한 구절입니다.
상도 책과 드라마는 지금 다시 봐도 정말 재미있고, 상도 책은 침대옆에 두고두고 봐도
곱씹어 볼만한 가치가 있는 구절들이 참 많습니다.
최인호 한 사람이 이렇게 많은 작품들을 만들어내고, 그 글들이 영화화되고, 드라마로 만들어져서
우리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리고 최인호 사망 원인인 침샘암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이 모이는데요. 5년간의 침샘암 투병 끝에 별세한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동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고인의 빈소가 마련돼 있다고 합니다.
침샘암이란?
최인호 사망 원인인 침샘암은 희귀암의 일종 입니다. 침샘암, 말 그대로 침을 분비하는 침샘에 발생하는 암인데요. 침샘암은 주로 귀밑샘에서 발병하며 턱밑샘이나 혀밑샘 등에도 나타나기도 한다고 합니다.
침샘암이 희귀암이긴 하지만, 조기에 발견하면 수술로 회복이 가능한 암인데요. 다만 침샘암 종양이 다양하고 복잡해 감별이 쉽지 않다고 합니다.
그리고 침샘암은 다른 암에 비해서 통증이나 별다른 증세가 뚜렷하지 않기 때문에,
침샘암의 경우에는 병세가 상당히 진전돼 아픔이 느껴질 때 병원을 찾는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조기에 발견이 쉽지 않나 봅니다.
침샘암이 생기는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며, 다만 침샘 부위에 방사선을 쪼이거나
특정 바이러스 감염, 또는 직업적으로 분진에 많이 노출되면 발병할 가능성이
높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최인호씨 같은 경우에는 해당되는 작업환경이 없는것 같은데 안타깝네요..
침샘암 예방을 위해서는 입 안을 청결하게 관리하고 입안이 말라 점막에 염증이 생기지 않도록
물을 자주 마시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
사람은 누구나 태어났으면 죽기 마련이지만, 이렇게 세상에 필요한 존재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으면 참 안타깝습니다.
이런병이 걸려서 죽어야할 사람들은 너무나 많은데 보내기 아쉬운 사람들은 너무나 쉽게 가는군요.
“그동안 나는 암에 걸려 투병 생활을 하고 있었다. 지금껏 나는 몸이 건강하여
불의의 교통사고로 짧게 병상에 누웠던 적은 있어도 병에 걸려 입원 생활을 해본 적은 없었다.
그래서 평소에 병원은 나와 상관없는 별도의 공간이며 운이 나쁜 사람들이나 가는
격리된 수용소와 같은 곳이라고 생각해왔다.
그러던 내가 어느새 5년째 투병 생활을 하게 되었으니 ‘오늘은 내 차례, 내일은 네 차례’라는
트라피스트 수도회의 금언을 새삼스럽게 실감하게 된 요즈음이다.”
고인이 투병중에 썼던 글 이라고 합니다 . 큰 고통없이 가셨길 바랍니다.
천재성이 번뜩이는 그의 글을 더 볼수 없음에... 그리고 큰 감동을 줬던 대작을 세상에 더 선물할 수 있는 나이에
세상을 등진것이 참으로 안타깝고 슬픕니다.
마지막으로 고인의 명복을 빌며, 좋은곳으로 가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