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영하의 아침! 동지를 일주일 앞둔 겨울 중의 겨울입니다.
오늘 우리가 향하는 곳은 군산의 신시도 - 새만금 방조제로 유명한 곳 - 랍니다.
3시간은 금세 지나가고 어느덧 좌우로 파란 바다가 아침 햇살을 받으며 끝없이
펼쳐집니다. 어떻게 이렇게 바다 한가운데로 길을 만들었는지 그저 신기할 따름이네요.
창가에 앉았더라면 동영상으로 찍었을텐데...
바다와 산을 동시에 감상하는 산행, 그러고보니 작년 12월 서산 팔봉산을 올랐다가
바닷가에서 저녁을 먹었던 작년 12월과 닮음꼴 산행이네요. ㅎㅎ
![](https://t1.daumcdn.net/cfile/cafe/23018B4052B2042703)
여느 때처럼 준비체조를 마치고 신시도 한 바퀴를 도는 트래킹이 시작됩니다.
올라간 지 10분만에 여기저기서 배낭을 내려 두껍게 입고 있던 옷을
한 꺼풀 두 꺼풀 벗어냅니다.
분당에서는 엄청 추울줄 알고 껴입은 옷이 남쪽으로 내려오니 헛일이 되었네요. ㅎㅎ
결과가 이렇게 되었다고해서 무거운데 괜히 입고 온 것은 아니랍니다.
눈이 쌓여 있을지 몰라 대부분의 회원들이 아이젠을 챙겨온 것처럼
<유비무환>정신이 투철했다고 스스로를 칭찬해야 한답니다.
여기서는 둘레길이란 말 대신 [구불길]이라고 되어 있네요.
하긴 섬을 걸어서 돌려면 구불구불한 길을 많이 걸어야 하니까요.
딱 20분이 지나니 카페 산행공지에 올려놓은 사진과 똑같은 풍경이 눈에 펼쳐집니다.
올라가는 길에서 만난 칼날처럼 일자로 세워진 기암들이 꽤 신기했답니다. (동영상 참고)
월영봉이란 곳은 사방이 탁 트인 곳...
저 멀리 통통배가 지나가고 양식장인듯 네모난 모양의 어장들이 펼쳐져 있습니다.
오늘 산행코스는 초급인지라 후미대장인 매송회장님의 마음도
지금까지의 산행과는 달리 한결 여유로워 보입니다.
바람도 적당히 불어오고 햇살은 봄날처럼 따스하기만 하네요.
동백은 진초록 이파리를 반짝거리며 봄이라는 소리가 나오기 전에
붉은 꽃잎을 필 준비를 하는 것 같습니다. 망개나무(=청미래덩굴) 열매가 중간중간 보여요.
아우성님은 기념으로 하나 따서 가져오셨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5192C4652B203C932)
조금 더 걸으니 미니 해수욕장이 나타납니다. 이름은 몽돌 해수욕장이라고 하는데
미니 해수욕장이 더 어울립니다. 거제도의 몽돌과는 하나도 닮지 않았거든요!
마음 같아서는 바닷물에 살짝 발이라도 담가보고, 바위에 붙어있는
따개비나 작은 소라도 찍어보려 했지만 여러 사람들이 함께 움직이는지라
제 맘대로 돌아다니지는 못했네요.
오늘같은 날은 후미에 처질 사람도 별로 없으니 선두를 따라갈걸하는 넋두리를 해봅니다.
잠시 휴식을 취하고 두번째 도착지점인 대각산 전망대를 향합니다.
오늘 산행의 오르막길은 이게 마지막인 셈입니다. 날이 어찌나 따숩던지....
춥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 산행입니다. 잠깐 바위에 앉아 쉬는데 약초로 쓰이는
'바위손'이 눈에 띱니다. 야생화 찍는 사진사들이 자주 찍는 식물인데 오늘에서야
저도 만나게 되네요. 여름에는 손을 쫙 펴고 있는데 겨울이 되니 추운지 손을 꼬옥~
움켜쥐고 있네요. 반갑다. 바위손아! 야생난초도 주변에 하나 둘 보이고 조오타!!
![](https://t1.daumcdn.net/cfile/cafe/263CA44452B202A107)
월영봉부터 바지를 반쯤 걷어놓고 걸으시는 포르테님,
무릎에 봉독(벌침) 치료를 받았는데 독기운이 올라오면 간지러워 긁을 수 밖에 없다며
작은 생채기들을 아랑곳 않고 줄곧 반바지(?) 차림으로 Go Go~.
똑같은 옷, 똑같은 모자를 쓰고 온 현주,영옥(카라)님 자매는 누가 보면
쌍둥이라고 착각하겠네요. ㅋㅋ 이미 카페를 통해 공지가 나갔지만 영옥님은
젬마 총무님의 뒤를 이어 새로운 안방마님이 되실 분이지요.
이번 산행에 참석하신 분들은 모두 기억하고 있을 겁니다.
<집중의 박수 3번!!! "짝 짝 짝">
![](https://t1.daumcdn.net/cfile/cafe/246FDB3E52B1FBBA03)
대각산 정상까지 약간 가파른 바위길이 이어집니다.
섬마을 둘레길을 걸으면서 밧줄도 잡고 바위도 타보네요. ㅋㅋ
하지만 곧 정상이니 쬐금만 참으세용!
대각산 전망대에서 잠시 쉬었다가 햇살 좋은 자리에 점심상을 폈습니다.
45명이 자리를 펴면 넓을 것 같은데 바로 옆에 다닥다닥 붙어서 먹는 기분입니다.
그만큼 분당 산사랑의 회원들끼리는 서로 거리감이 없이 가깝다는 뜻일겁니다.
맛있는 점심 후에 멋있는 추억거리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둑방길 좁다란 길섶으로 아직도 가을의 흔적을 간직한 억새밭이 100미터도 넘게
펼쳐져 있었거든요. 너나 나나 할것 없이 휴대폰 꺼내서 사진 찍기 삼매경에 빠졌습니다.
6*25 때 난리는 난리도 아닐 정도로~
연보랏빛 들국화는 초록 이파리 그대로 꽃을 피우고 있었답니다.
이 곳은 아직 겨울을 맞을 준비가 안 된 것 같네요. ㅎㅎ
저도 산사랑 전속 연예인 쁘니님, 9월 설악산부터 개근산행하시는 은주님과 찰칵 찰칵★
![](https://t1.daumcdn.net/cfile/cafe/2679EE4052B1FC1B2B)
이제부터 평지길입니다. 앞에 가던 쁘니님이 이렇게 좋은데 노래 하나 불러야지...
하면서 바람을 잡으니 함께 걷던 뽀빠이님이 구성진 목소리로 노래를 이어갔고
쁘니님은 웃음보가 터지며 저절로 춤을 추네요. 그 뿐만이 아닙니다.
부창부수라고 뽀빠이님의 옆지기인 올리브님(제가 지은 닉네임)도 한노래 하시더라구요.
완전 산사랑표 길거리 노래방이 됐다니까요!! ㅎㅎ 근데 말이죠.....
한참을 가니까 쁘니님 왈(曰) "아이구 이제 소화 다 됐네." - 이러는 겁니다.
대각산에서 점심을 너무 푸짐하게 먹어서 속이 답답했는데 춤추고 노래하다보니
자동으로 소화가 됐다는 뜻이겠지요. ㅋㅋㅋ
한참을 돌아 방조제를 지납니다. 바닥에는 찰랑찰랑 바닷물이 조금씩 들어오고 있었지요.
백합조개 껍데기, 굴 껍데기가 즐비하게 깔린 방조제...
마치 호수인 양 잔잔하게 은빛 햇살을 반사시켜 우리의 눈을 시원하게 해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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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10시 20분에 시작한 트래킹이 2시가 되니 딱 끝나버리네요. 이럴수가.....
더 걷고 싶은 사람들은 왕복하는데 30분이 걸리는 199봉을 찍고 내려오기로 했습니다.
정상에 올라가니 오늘 우리가 걸었던 길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76B7D4152B2021132)
아이쿠야~ 안 올라왔으면 후회할 뻔 했다니까요!!!
주차장에 내려오니 단체사진 찍으려고 한참을 기다렸다네요. 늦어서 죄송합니다~~
이제 뒤풀이하러 군산항 횟집으로 떠납니다. 군산항에는 수산시장이 쫙~ 펼쳐져 있네요.
요즘 물메기가 제철인지 엄청나게 많이 팔더라구요.
독수리만한 갈매기 녀석 몇 마리가 소리없이 항구 주변을 맴돌고 있습니다.
운좋게 제 앞으로 날개를 펴고 멋진 포즈를 취해주니 고맙더라구요.
![](https://t1.daumcdn.net/cfile/cafe/271A0B4652B1FFC42E)
저녁 식사를 하면서 내년에 집행부가 바뀌게 됨을 알려줍니다.
여태까지 산사랑을 이끌어오신 매송 회장님, 레옹 대장님, 젬마 총무님은
오늘 2013년 송년산행을 마지막으로 임기를 마치게 되었습니다.
그 동안 세 분의 희생과 봉사정신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새로 출범한 3기 집행부는 솔매 회장님, 풍천 대장님, 카라 총무님입니다.
회원 모두 변함없이 산행에 참석해 주시고 격려해 주십시오! 박수 3번 짝짝짝!!!
매송 회장님께서 보이지 않는 어깨의 짐을 내려놓고
오늘은 마음껏 주(酒)님과 자리를 같이 하셨습니다.
내년부터는 솔매 회장님의 어깨로 옮겨지겠지요. 하지만 부담갖지 마세요.
저희 회원들이 그 짐의 무게가 솜털이 될 때까지 조금씩 나눠서 지고 갈거니까요!!!
파이팅~~
********* 송년 산행에만 있는 뽀너스 <飮 酒 歌 舞>
돌아오는 길, 1년에 단 한번 밖에 열리지 않는 산사랑 노래자랑이 시작됩니다.
45명 중 절반 이상이 가수 자격증이 있는 것처럼 노래를 잘 하시네요.
음치 싹수는 자는 척 하려다가 쁘니님이 팔을 붙드네요. 어쩐다... 숨기 작전을 했지요.
그런데 매송 회장님이 뽀뽀뽀라도 부르라고 노래책을 제 앞에 갖다 두네요.
옛날 노래밖에 모르는 저에게 '저 바다에 누워~♬'를 추천해주시는 용숙님 땡큐!!!
노래책을 들고 예약번호를 받으시느라 분주하신 짱구님 고생하셨어요.
풍천님은 이렇게 시끄러운데도 꿈쩍않고 버티시더니만
결국 새 총무님한테 못 당하고 나오셔서 "마음이 고와야지"를 열창하고 들어가십니다.
장안의 화제 "내 나이가 어때서"를 암만 뒤져도 못 찾다가 기사님이 번호를 일러줘서
뽀빠이님이 버스안을 춤의 도가니로 만들어 버렸답니다.
자타공인 최고의 총무 '젬마'님은 <잊지 못할 성남의 밤~♬~~~~>을 열창하시네요.
정말 잊지 못할 밤이지요? 총무를 했던 2년의 시간이 주마등처럼 지나갔을겁니다.
거북이 권용진님이 중간에 나와 간드러진 목소리로 명품 노래를 들려주시네요.
행사장의 사회자 못지않은 목소리를 가지셨더라구요. 부럽습니다.!!
어떻게 시간이 지났는지도 모르게 신갈까지 왔고 8시 조금 넘어서 분당에 도착했네요.
여기서 잠깐,,,, 분명 자기 자리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장장 3시간의 귀가길에
단 1초도 자리에 앉지않은 사람이 한 명 있었습니다. 누구일까요? 아마도 이 분....
집에가서 깜짝 놀라실겁니다. 여기저기 부딪혀서 멍이 들었을거니까요!
저도 옆에 있다가 두 군데나 멍이 들었거든요. ㅋㅋㅋ 너무 잘 놀았나봅니다. (^&^)
***********
송년산행은 이렇게 즐겁고 유쾌하게 끝이 났네요.
2014년에도 쭈욱~ 행복한 산행 이어가자구요!! 분당 산사랑 ~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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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2013년 송년산행기을 읽으면서 올한해도
행복하고 즐거운 산행의 연속이였습니다
헌신적인 회원여러분이 있기에 행복합니다
새해에도 적극적인 성원 부탁드리고
싹수님 산행기 책으로 출판하는그날까지 고고
맞습니다. 언제나 즐거웠어요. 아무리 힘든 일이 있었더라도 끝엔 항상 안전산행으로 마무리 되니까요. 아무쪼록 2014년도에도 안산 즐산 행복한 산행이 이어지길 바랄뿐입니다.
아~ 사진 맘에 드네요~ 송년산행답게 편하고 약간 들뜬 분위기 유지하고 즐겁게 다녀왔습니다~
산행기 쓰고 사진찍고 후미에서 챙기고 늘 수고가 많아요 싹수님!
긴 시간 고생 많으셨어요. 저야 따라가기만 하면 되지만 대장님은 이것저것 신경쓸게 얼마나 많았겠어요? 입장 바꿔 생각해보면 아무나 산행대장 못한다는거 알고 있습니다. 이젠 좀 편히 앞뒤 옆 보면서 즐기세호! ^--^
주님(?)과 너무 가까이 하는 바람에 기억이 반밖에 안남았어요.
그래도 이튿날 레옹대장 삼실에서 또 마시고~~~ㅎㅎㅎ
저는 주님과 친하지않아 참 다행입니다. 휴우 ~~
다음 산행부터는 즐기자구요! 마음껏!!!
두분 어깨에 짐 내려놓으셨다고 너무 좋아하네..![ㅎㅎ](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70.gif)
올해 가장 잘 했던 것이 산사랑 산악회 가입 입니다 .힘들었지만 다음에 또 가보고 싶은 애인 입니다. 올 한해 잊지 못 할것 같아요.그리고 산행기를 기다리는 마음 궁금 하고 사랑 합니다.
산을 통해 가까워진 사람들!!! 비록 한달에 한번이지만 쌓이고 쌓여 뗄수없는 우정이 될겁니다.
산에 다녀오면 감칠맛나는 싹수님의 산행기가 기달려지고~~, 읽으면서 또 한번 즐거워하고~~~, 행복한 한해 만들어줘서 고마워요^*^
산행기는 제가 쓰지만 글감제공은 산사랑 회원 모두가 해주니 저는 밥상에 숟가락만 올렸답니다!!!! 저역시 행복한 산행이었어요!!! 2014년에도 쭈욱~~~
또 한해 나의 산행역사가 쌓여갑니다..
올 한해 건강하게 산행할 수있어 감사했고
내년에도 좋은 사람들과 산행할 수있기를 기대해봅니다..
산사랑 모든님들 수고하셨습니다..
시산제 잘 지낸 덕분이 아닐까요?ㅎㅎ
내년에도 안전하게 즐겁게!!!
작년에는 끝까지 버티고 노래 안불렀는데 이쁜총무님이 잡아당겨서 그만... 근데 싹수님 머리 좋네 노래제목을 다 기억하시고...
산행기 쓸 때 혹시 몰라서 몇 개는 휴대폰에 메모해놨지요![!](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54.gif)
![ㅎㅎ](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70.gif)
![!](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54.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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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팅](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68.gif)
![!](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54.gif)
내년 산사랑 산행 잘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