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은 추석과 함께 우리 민족의 가장 큰 명절입니다.
대표적인 풍습으로 수세(守歲)풍속이 있지요.
수세는 섣달 그믐날 밤에 잠을 자지 않고 등불을 켠채 지키면서 새해를 맞이한다는 뜻입니다.
만약 잠을 자면 눈썹이 하얗게 변한다는 속신에 따라 각자 마음가짐을 다지는 계기로 삼고 밤을 세웠다고 합니다.
섣달은 음력으로 한 해의 마지막 달이고,
섣달 그믐은 한 해의 마지막 날입니다.
어느새 섣달 그믐이 다 되어 갑니다.
엄동설한을 마감하는 입춘이 바로 내일이고요.
섣달 그믐날 해야 할 일 중에 또 하나가 신발을 훔쳐가는 귀신을 쫓기 위해
체를 걸어 두는 일이었습니다.요즘 젊은이들은 체를 알기나 할까요?
암튼,섣달 그믐날 돌아다니는 귀신 중에 야광귀(夜光鬼)라는 귀신이 있다고 했습니다.
밤중에 집에 들어와 신발 훔치기를 좋아하는 귀신이었지요.
야광귀가 신발을 못 가져가도록 신발을 엎어 두거나 아니면 아예 방안에
들여 놓고 대청 마루에는 체를 걸어 두었습니다.
야광귀는 뭐든지 세는 것을 좋아하여 체를 보고는 체에 뚫린 구멍을
센다고 했습니다. 체의 구멍이 워낙 많으니 그걸 세다 보면 새벽이 되고
새벽 닭이 울면 신발을 훔칠 시간이 없어 도망간다나요.
올해 섣달 그믐에는 모두 현관에 체를 하나씩 걸어두면 어떨까요?
우리에게서 행복의 신발을 훔쳐가려는 야광귀를 홀리게 말입니다.
지난 해의 모든 시름을 '액막이 연'에 실려 날려 보내면서 복된 새해 맞이 하시고
한 해 중 가장 큰 달이 뜨는 정월 대보름이 온 세상을 환하게 비춰 주는 것 처럼
각 가정마다 행복의 빛으로 가득하시고
올 한 해 이루고자 하는 소망 다 이루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