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이 트는 일요일아침...
자동차에는 2박3일의 여정을 함께할 남편과 딸아이가 동승했다....
여행의 자취를 기록할 카메라와 설레이는 마음을 함께 싣고...
지도와 함께하는 가고 싶은 발길따라 여행을 이번에는 여수와 진도로 계획하고 있었던 것이다....
무엇을 볼지 ..무엇을 먹을지...누구를 만날지.... 어디서 잘 것인가를 ....정하지 않은 .... 그저 떠나는 것 만으로
우리의 여행은 시작되는 것이다.....
단지 하나의 미션은 진도아리랑을 부르는 남편이 ..진도에서 무엇인가를 느끼고 싶다는 바램하나를 실천한다는 마음으로....
무슨 삶이 그리도 바쁜 것인지 우리는 참으로 오랜 만에 떠나는 여행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여행을 시작하고 있었다...
일요일 아침은 우리의 여행을 비를 내리는 것으로 축복하고 있는듯 했다.... 어느 나라인지는 기억할 수 없으나 비가
축복이라고 생각하는 나라도 있다고 하던데... 나는 그냥 그 말을 믿기로 했다. 무작정 네비에 여수1번지를 찍는 것으로
우리의 여행을 시작했다.......
비가 내리는 초록의 고속도로를 가르면서 우리는 시속 110 km의 질주를 즐기고 있었고... 어느새 우리는 점심으로 가장 맛
있는 메뉴로 선택된 돈까스와 육계장 비빔밥을 뚝딱 비워냈다...... 그냥 맛있고 좋았다. 함께하는 시간의 여유로움과
사랑하는 가족들이 옆에 있다는 안도감과 허락된 2박3일이 자유롭게 펼쳐질 기대감 때문이었겠지만....
때로는 하늘이 개이기도 하고 또 비가 내리기도 하고 ..그러나 우리는 마냥 좋았다. 그냥 떠난다는 것 , 자유롭다는 것
그 것 만으로 너무 행복했으므로....
여수라는 이정표와 함께 순천이정표를 만나기 시작하면서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할지를 정해야 했다....
우리가 만날 첫번째 도시는 갈대받이 유명한 순천만으로 정했다.... 네비를 읽는 것이 서투른 소천은 그만 잘못 길을 들어섰고
우리는 동네 어르신 한분께 길을 물었다..." 저기 말씀좀 묻겠습니다.~~ 순천만을 가고 싶은데 어디로 가면 되나요"
사실 우리는 잠시 방향을 잃은 것이기에 한가지의 tip만 얻으면 갈수 있었는데 묻자마자 "그럼 나도 탑시다~"
하고 무조건 차에 동승하는 것이 아닌가 ... 우리는 그분의 우리가 익히 경험하지 못한 지나친(?) 친절에 당황하였다
15분 정도를 이리저리 가라고 하시더니 " 이제 나를 여기에 내려주고 명함 있으면 하나 내좋아요" 라고 이야기하신다
우리는 명함을 찾아 그분에 드렸더니 약 10분정도를 약도를 그리면서 우리가 가야할 순천만의 약도를 그리며 설명을 하지는
것이 아닌가.... 우리는 그분의 지나친 친절에 마음으로는 불편했지만 끝까지 그분의 설명을 잘 들었다 " 이제 나는 여기에
내려주면 처음의 그자리로 돌아가면 된다면서 우리가 길을 잘 찾을 수 있는 곳까지 동행을 하셨음을 이야기 하시면서
당신을 순천고등학교 수학선생님이라고 소개하시고는 차에서 내려 ... 오셨던 길을 되돌아 가는 것이 아닌가!
전라도 사람들이 친철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 보았지만 실제로 경험할 수 있었던 오늘는 참으로 좋은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느끼며 이것이 여행을 하는 이유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우리는 따뜻한 가슴을 안고 순천만에 도착했다
날씨는 더 없이 뜨겁게 세상을 달구고 있었지만 서울에서 계속 비만 내리던 날을 경험한 우리는 그 따가운 햇빛조차도
너무 고맙게 느껴 졌으며 순천만의 끝없는 갈대 숲을 보면서... 너무나 정성스레 길을 가르쳐 주신 수학선생님의
넗은 마음을 떠올릴 수 있었다....
아직은 가을처럼 아름답지는 않았지만 바람과 함께 느낄 수 있는 넓은 갯벌위에 펼쳐진 갈대숲은 그 자체로 우리를 압도한다는 생각과 함께 ..... 가을이 되면 또 우리를 유혹하겠구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낙안읍성~~~
그냥 살아있는 옛날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현존하는 그 옛날의 도시....... 그냥 엄마품에 온 듯이 아늑하다는 생가을 한다
성의 역사와 함께한 너무나 큰 아름드리 나무들을 보면서 과거를 지켰고, 현재도 지키고 있으며, 미래의 모습도 만들어갈
나무들이라는 생각과 함께 강한 믿음감을 느낀다. 나는 할 수 없는 것을 저 나무는 할 수 있을 것 같은 믿음이 나무에게서
친근하게 느껴진다....
낙안읍성에는 90호 정도의 농가가 실제로 농사도 짓고 관광업도하고 현재를 과거 처럼 살고 있었다...
그분들의 노고에 감사하면서 한편으로는 그분들의 불편한 삶에 측은함도 함께 가질수 있었다.
낙안읍성 안에서 우리는 판소리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판소리 낙안읍전수소가 읍성 안에 자리하고
있었던 것이다. .......
소리꾼은 소리꾼을 알아보았다 ... 빈집인듯하여 마당전에서 노랫가락 한소절을 부르고 있는데 갑자기 방문이 덜컹 열리더니
고운 모시옷을 입으신 분이 인사를 건네신다...... 노래한자락 앉아서 하고 놀다가라는 말에 우리는 염치 없이 자리를 차리고
경기민요와 판소리의 어울어짐을 경험하면서 막걸리 한사발을 대접받는 행운을 얻을 수 있었다.....
우리가 남도에 와 있음을 실감하며 여행에서 가질 수 있는 멋진 행운을 하나 얻은 것 같은 기쁨을 마음껏 담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낙안읍성에서 만난 동동주와 간재미회무침은 입안의 황홀함도 맛보게 해준 여행의 참맛이었으며... 인생을 대변하는
아름다운 주름으로 미소짓는 할머니들의 쑥 인절미는 .....사람과 사람은 쑥 인절미 처럼 쫄깃쫄깃해야 하며 찰져야 한다는
우리네 삶의 방식을 일러 주는 듯 했다.....
잠이 오네요~~~
이후는 내일 또 써야 겠네요 .. 잘 주무세요 --소천 안사람입니다.---
첫댓글 여유와낭만이 있는여행길이 눈앞에펼처지는듯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