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길성
어느 늦가을 날
오사카에서 문득 만난
Osaka Kansai
꽉 짜인 일상에 지처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날,
우연히 평온해 보이는 오사카 근처 유니버설 스트디오 재팬 사진 한 장과 바닷가의 땡땡이 노란호박 사진을 보게 되었다. 온전한 혼자만의 여행을 꿈꾸며 떠난 그곳에서 만난 외로움과 고요함은 그저 반가움뿐이었다.
2시간을 날아 간사이공항에 도착해 얼굴사진과 지문을 찍고 심사대를 빠져나와 잠시 공항 의자의 않자 마음을 가라앉히고 이제 줄길 일만 남았다. 공항을 나와 다운타운으로 안내해줄 지하철을 타고 숨을 크게 드려 마셔 보았다. 공기의 냄새는 어떤지 다른 나라의 도착하면 제일 먼저 하는 일종의 여행 습관이었다.
허기진 삶을 채워주는 상쾌한 공기 한잔, 눈이 맑은 사슴처럼 가슴을 열고 마신다.
주말을 이용한 오사카 여행
오사카는 어느새 이웃 도시처럼 가까워 졌다. 그만큼 다녀온 사람들도 많고 익숙한 곳도 많아진 도시 이지만 이제 조금 더 새로운 오사카를 만나야 할 때 도톤보리 보다 더 뜨거운 오사카를 만났다.
걸어야만 만날 수 있다.
골목에서 빛을 만났다, 취향적격, 나카사키초 카페거리 ..
카페거리라고 불리지만 한국처럼 눈에 띄게 대형 카페들이 밀집되어 있는 곳은 아니기 때문에 수고는 필수,나카사키초역을 나와 걸어 골 목안으로 들어가면 주택가 사이사이 문을 연 카패들을 만날 수 있다. 거대한 카페를 찾으려 하지 말고 보물찾기를 하듯 마을을 산책하며 걸으면 된다. 오사카의 작은 마을 나카사키초에 있는 카페거리는 여행자의 마음을 설레게 만들기 충분하다 낡고 오래된 집을 사이사이에 일본인 특유의 아기자기한 외관을 자랑하는 이 거리는 이방인의 편안한 매력을 가지게 한다. 주인장의 취향을 담아낸 소품들은 오사카스러우면도 앙증맞은 멋 까지 놓치지 않는다.
지하철 다니마치선 나카사키초역에서 시작되는 이 거리는 최근 골목투어를 즐기는 여행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오사카 여행 중 느긋한 여행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화려한 빌딩과 세련된 먹거리는 없지만 따뜻하고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며 오사카의의 새로운 매력에 빠저보고 싶다면 방문해보는 것이 좋다.
외국인이 이용 편리한 킨데스 백화점
뚜벅이 걸음으로 다음 코스로는 외국인이 이용하기 편리한 킨데스 백화점이다. 한신백화점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하루카스 전망대와 함께 있어 둘러보기 좋은 킨테스 백화점에서 윈도우쇼핑을 하는 것도 좋다. 백화점이지만 저렴한 상품들과 먹거리가 많아 부담 없이 줄길 수 있다.
기모노를 입고 있는 귀여운 키티가 매장의 인기를 입증하고 있는 드럭스토어에는 음식부터 소품까지 기념품으로 소장하고 싶은 아이템들이 가득하다. 지하에는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앙증맞은 디저트들과 기간 한정으로 판매하는 귀한 먹거리들이 눈과 입을 즐겁게 한다.
특히 킨데스 백화점은 외국인 고객을 위해 면세점도 운영중이어서 더욱 편리하다. 바닥의 화살표를 따라 가면 더욱 찾기 쉬운 이 센터는 오사카에 관한 각종 팜풀렛과 음료, 관광정보, 환전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다.
킨테스 백화점에 방문했다면 반드시 방문해야할 하루카스 300전망대.새롭게 지어진 고층 건물이 백화점과 바로 연결되있는 독특한 구조이다. 오사카의 탁 트인 풍경은 60층의 전망대에서 절정을 이룬다. 전망대에서 추가 요금을 지불하면 헬리콥터 투어도 할수 있다.이 투어를 신청하면 전망대에서 한층더 올라가 오사카의 진짜바람을 느껴보는 경험을 할 수 있다.풍경을 그대로 담으면서 휴식을 취할수잇는 하루카스 전망대 카페는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공간. 60층 높이에 오픈 테라스카페에서 머무르는 시간은 아주 특별한 추억을 선물한다.
오사카시는 일본 오사카 부의 부청 소재지로 간사이 지역의 중심지이다.
과거 나니와(難波)라 불리던 오사카는 나라(奈良)시대 이전의 일본 최초의 수도이기도 했다. 16세기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가 사망하고 수도를 현재의 도쿄로 옮기지 전까지 일본의 수도역할을 해왔던 곳이다. 위치상 간사이 지역의 중요 도시인 고베. 교토. 나라의 중간 지점으로서 이동이 편리해 여행할 때 거점도시로 적합하다.
일본에서 먹거리가 가장 유명한 식도시락 도시이며 “다코야키”나 오므라이스 같은 음식이 처음 만들어진 곳이고도 하다. 오사카성과 도톤보리와 다양한 쇼핑시설, 유니버설 스튜디오까지,먹고 줄길 거리들이 여행자를 유혹하는 도시이다.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
오사카를 방문하는 대부분의 여행자들이 향하는 곳. 바로 유니버설 스티디오 재팬이다.
공원입구에는 영화에서 익숙하게 보았던 지구모양의 유니버설 영화사의 로고가 있어 마음을 설레게 한다.
할리우드의 유명 영화사인 유니버설 픽처스에서 제작한 영화들을 테마로 2001년 개장한 테마파크는 많은 인기를 끌었던 죠스,쥬라기 공원 스파이더맨 ,백투더 퓨처와 같은 영화들을 주제로 만든 어트랙션이 이곳에서도 인기 만점이다.
매일매일 즐거움이 이어지는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과 함께 더욱 즐거운 여행을 이어갈 수 있는 곳이라면 당연히 스튜디오 정문과 이어진 메인 스트리트이다. 공원은 8개의 다른 테마 구역으로 나누워 있으며 각각의 테마에 어울리는 어트랙션이 들어서 있다. 허리우드 에어리어는 뉴욕 전봇대까지 식당의 간판,건물등 뉴욕의 어느 길거리를 옮겨놓은 듯 똑같이 재현해 놓았다.
2012년 추가로 오픈한 유니버설 원더랜드는 스노피와 헬로키티 등의 캐릭터를 활용한 어린이 전용 테마파크이다. 아이들과 함께라면 꼭 들려봐야 할 곳이다.
오사카에서 만난 헤리포터
마법사의 마을, 호그스미드에 들어서면 호쿠와트 급행열차가 증기를 내뿜는다. 기차역 건너편 호그스헤드 주점에서 마법세계의 음료수인 버터맥주를 팔고, 올리벤더스 가게에선 헤리포터 지팡이를 판다.
호그스 마을을 지나면 험한 바위산에 우뚝 솟은 호그와트성이 웅장한 모습을 드러낸다.
아 정말, 놀라운 거대 자본의 마법이다.
오사카에서 호그와트성을 만날 줄이야! 미니어처가 아니다.
영화 속 호그와트성과 똑같다. 여기는 오사카 헤리포터의 마법세계다.
성안으로 들어서면 놀라운 세상이 펼쳐진다. 호그와트 마법학교학생들이 어둠의 마법을 배우는 교실에서 헤리포트와 헤리미온느,론을 만나고 액자속 인물들이 움직이는 초상화 겔러리를 지난다.
하이라이트는 빗자루를 타고 날아오른 헤리포터를 따라 구름 사이를 뚫고 호그와트성 상공을 비행한다. 급가속, 급정지는 아무것도 아니다. 급상승 급하강 속에 안개와 어둠속을 날아다닌다.
세계 최고의 가상현실 모험이다. 호그와트성을 나오는데 꼬마 아이 하나가 울음을 터트리고 있다. 아이들은 키를 재기위해 줄을 서있다. 키가 122cm 이상이어야 탈 수 있단다. 탈수 있느냐? 없느냐? 아이는 위기와 마주첬다.
4.400억. 헤리포터 마법 세계를 만드는데 든 금액 이란다.
요즘 유니버설 스트듀오에는 하루 8만면 정도가 입장한다.
스파이더맨을 만나고 쥬라기 공원을 들러보며 죠스의 습격을 받는다. 여기서 일하는 직원수 5,000명에 달한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유니버설 스튜디오 규모를 가늠할 수 있다. 마법세계를 들러보고 영화속 그 버터맥주를 마셨다. 맥주라곤 하지만 사실 탄산음료가 들어간 달콤한 무알콜 음료수다. 값은 비씨다. 프라스틱 컵을 가저갈수 있다고 하지만 한 컵에 1만원이 넘는다. 그마저 긴 줄을 서야한다.
사실 유니버설 스튜디오 안에서는 모든 게 비싸다. 어트랙션을 타기위해서는 두세 시간씩 기다리는 걸 피하려면 7만원이 넘는 입장권에다 다시 6-7만원하는 익스프레스 티켓을 사야한다. 터무니없다는 생각도 든다. 그런데 “헤리포터와 금지된 여행”을 한번 타고나니 이모든 상술이 다 용납된다. 헤리포터의 마법이다.
어느 늦가을날 문득
바닷가의 땡땡이 노란호박
간사이 두 번째 여정은 일본이 자랑하는 JR 신간센 “노조미”다.
곡선구간에서도 고속주행을 자랑하는 특급열차다. 신오사카에서 노조미를 타고 오카야마에 도착해 기차를 갈아타고 우노역으로 향한다. 우노역 바다 건너 나오시마가 있다. 나오시마 남쪽 바닷가에서 야요이 쿠사마의 노란호박을 만났다. 구라시키에는 지난역사의 정취를 자아내는 에도시대의 거리를 거닐었다. 오사카에서는 21세기 일본의 신세계. 근대와 현대를 넘나드는 여정이다.
이곳, 나오사마의 온 목적은 야오이 쿠사마가 만든 노란 호박 때문이다. 쿠사마의 트레이드마크는 땡땡이 무늬다. 노란호박역시 검은색 땡땡이 무늬를 가졌다. 노란호박을 보러 비행기 타고, 기차타고, 배타고, 여기까지 오는 야오이 쿠사마의 열렬한 팬은 아니지만 정신질환을 앓고 있던 그녀의 집착스러운 작품의 호기심이라고 이유를 대고 싶다. 땡땡이를 그리며 평생을 보냈고 이제 완전히 할머니가 되였다 현실에서는 찾을 수 없는 세계를 어쩌면 그 속에서 안식을 누렸을 것이다.
땡땡이 노란 호박은 나오시마 남쪽바닷가에 있다. 어른키를 훌쩍 넘을 만큼 큰 노란 호박이 바다를 바라보며 서 있다. 흐린 하늘 아래 노란 호박은 마치 부둣가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 같다.노란 호박은 나오시마 바닷가를 순식간에 낯설고 신비로운 세상으로 만든다. 노란호박의 얼굴은 한 가지가 아니라는 것을, 바다색의 따라, 하늘색에 따라, 빛에 따라, 출렁거리는 바다 물결의 따라 매순간 다르다.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보는 노란 호박과는 전혀 다르다. 나오시마에서 노란 호박을 보고 그 풍경 속을 걷는다. 때로는 땡땡이 호박하나를 보기 위해 먼 길을 떠난다. 이번 나오시마 여행이 그렇다.
나오시마 야우라항구에는 야오이쿠사마가 만든 또 다른 호박이 있다. 이번에는 빨간 호박이다. 역시 검은 땡땡이이로 만들었다. 호박애기만 늘어놓았지만 나오시마에는 호박만 있는 게 아니다.
베네세 미술관, 지중미술관등 섬 전체에 예술적 사이트가 많아“예술의 섬”이라 불린다. 이 외딴섬에 매년 수십만 명의 여행객이 방문한다. 미국 여행 잡지 “트래블러”는 세계에서 꼭 가봐야할 곳 7대 여행지중 하나로 이곳을 선정했다. 섬전체가 예술 섬답게 항구 앞 작은 목욕탕도 안팎으로 예술 작품으로 장식했다. 실제 목욕을 하며 예술 작품을 감상할 수도 있다.
기모노를 입은
벨기에 소녀가 있는 오하라 미술관,
아담한 수로에 쪽배가 오간다.
수로 주변에 늘어선 건물은 에도시대의 정취를 물씬 풍긴다. 소박한 이곳은 일본최고의 고 상점 거리인 구라시키(Kurashiki) 미관지구다. 거상의 저택과 쌀 창고가 옛 모습 그대로 보존된 이곳은 에도시대의 상업도시의 분위기를 잘 간직하고 있어 일본사극의 단골 촬영지로 등장한다. 에도시대 물자를 실어 나르는 강변항구이자 방적 산업의 거점이었던 구라시키는 약 300년 동안 도쿠가와 막부의 직할지였을 정도로 번성했다.
지금도 구라시키 남단의 세토대교는 혼슈와 시코쿠를 있다.
구라시키에는 오래된 건물을 허물지 않고 개조해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흙벽의 쌀 창고를 개조한 고고학 박물관. 창고를 개조한 민예박물관처럼 낡은 건물은 리모델링을 통해 새롭게 탄생했다. 옛 모습을 지키려는 움직임이 1960년대부터 시작되었다는 사실이 부럽다. 미관지구의 가장 눈길을 끈 것은 호하라 미술관이다. 인구 47만의 소도시 구라시키에 어울리지 않을 법한 세계수준의 미술관이다. 미술관내에는 세계유명 미술품은 모네, 고갱, 등 각국에서 수집한 중동, 이집트, 등의 미술품을 볼 수 있다. 예술가인 고지마는 1929년 48세의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났고, 그의 친구인 오하라 마고사부가 친구를 기리기 위해 오하라 미술관을 개관했다.
미술관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만나는 고지마가 그린 “기모노를 입은 벨기에 소녀”가 있다.
오하라 미술관을 뒤로하며 두팔을 벌려 영혼을 위한 들숨과 날숨을 천천히 깊게 부드럽게 호흡을 가다듬어 본다.
허기진 삶을 채우는 생각 한잔,늦가을은 온몸과 영혼을 새롭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