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선전.선동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정하철(72) 노동당 선전담당 비서 겸 선전선동부장이 최근 국가안전보위부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내부 사정에 밝은 소식통들은 23일 “정하철 비서가 몇 개월 전부터 노동당 조직지도부의 조사를 받아오다가 최근에는 ’창광안전부’로 넘어가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창광안전부’란 국가안전보위부 소속으로 노동당 간부들의 ’범죄’에 대한 조사를 전담하는 곳으로 전해졌다.
정 비서에 대한 조사는 조선중앙방송위원회 부위원장 등이 지난 5-6월 전 주민이 농촌에 나가 농사일을 돕는 ’총동원기간’의 대낮에 음주를 한 데서 발단됐다는 후문이다.
한 대북소식통은 “노동당 조직지도부는 대낮에 안이하게 음주판을 벌인 조선중앙방송위원회에 대한 ’집중 검열’을 진행하는 과정에 과거 중앙방송위원장으로 활동했던 정 비서의 잘못을 포착하고 조사를 벌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 비서는 조직지도부의 조사를 받는 와중에도 지난달 10일 노동당 창건 60돌 기념 열병식과 횃불행사 등 각종 행사에 참석했으나 지난달 13일 ’김일성화.김정일화’ 전시회 폐막식을 끝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다른 대북소식통은 “아직 정 비서가 완전히 실각됐다고 볼 수는 없지만 현재 국가안전보위부의 조사를 받는 이상 복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선전선동부 업무는 이미 리재일 제1부부장이 맡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또 정 비서에 대한 조사는 리제강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이 깊이 관여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정 비서는 사실상 노동당을 장악하고 있는 리제강 제1부부장과 사이가 별로 좋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전형적인 문필가인 정 비서는 노동신문 논설원실 실장, 노동당 역사연구소 과장, 중앙방송위원회 제1부위원장 겸 텔레비전총국 총국장, 중앙방송위원장 등을 거쳐 2000년 당 선전선동부장, 이듬해부터 당 선전비서를 겸임해 왔다./연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