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사당&헌정기념관
여의도 1번지, 정치의 산실
‘민의의 전당’이지만 보통 사람들은 쉽게 접근할 수 없는 곳, 바로 ‘여의도동 1번지’ 국회의사당이다. 하지만 이곳은 원하는 누구나 견학도 관람도 쉽게 할 수 있다. 단, 관람 3일 전에 예약만 하면 말이다. 아이들의 수행평가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좋은 경험이 될 만한 장소. 거기다 교과서 내용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으니 여러모로 ‘초등 견학 1번지’라 부를 만하다.
국회의사당 본회의장 전경.
국회의사당과 헌정기념관, 한 번에 관람하기
국회의사당 견학은 헌정기념관(국회방문자센터)과 국회의사당 관람으로 나뉜다. 이전에는 따로따로였지만 지금은 ‘원스톱’ 관람이 가능하다. 대한민국 국회에 관한 자료와 유물을 전시하고 있는 헌정기념관은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고, 국회의사당은 예약한 시간에 단체로 모여 안내를 받아야 한다. 헌정기념관은 ‘국회의장관’과 ‘임시의정원관’, ‘국회탐방’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임시의정원관’에서는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입법기관인 임시의정원과 초대 제헌의회에 관련된 자료를 볼 수 있고, ‘국회탐방’은 국회 본회의장 같은 내부 시설을 어린이용으로 꾸며놓아 아이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국회 참관해설사의 인솔을 받아 들어가는 국회의사당에서는 국회가 하는 일에 대한 설명을 듣고, 실제로 법안 처리가 이루어지는 본회의장을 관람한다. 모든 설명이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이루어지는 것이 장점. 부모가 별도로 공부해서 뭔가를 더 알려주기보다는 미리 국회에 대해 아이와 함께 조사하고, 아이들이 궁금해하는 것을 정리해서 참관해설사에게 질문하는 것이 좋다.
국회의사당에 로봇 태권V가?
국회의사당 입구의 해태상. 선악을 판단한다는 전설의 동물 해태는 정부를 감시하고 잘못을 바로잡는 역할을 하라는 의미로 세운 것일 테다. 뒤로 보이는 국회의사당의 둥근 돔 지붕에서는 로봇 태권V가 출동한다는 소문이 있었다.
그럼 지금부터 본격적인 국회 탐방에 나서보자. 우선 국회의사당 입구에 들어서면 해태 두 마리가 방문객들을 맞는다. 원래 해태란 시비와 선악을 판단한다는 전설의 동물. 이런 상징성 때문에 조선시대에는 관리들을 감찰하는 기관인 사헌부의 상징이었다. 아마도 국회가 국민들을 대신해 정부를 감시하고 잘못을 바로잡는 역할을 하라는 의미에서 해태상을 국회의사당 앞에 세운 듯하다. 아이들에게는 과자를 만드는 회사의 이름에 이런 뜻이 담겨 있다는 이야기를 들려주도록 하자. 해태상을 마주보고 오른쪽으로 5분쯤 걸어가면 오늘의 첫 목적지, 헌정기념관이 나온다. 먼저 입구 오른쪽의 국회방문자센터에 들어가 예약을 확인하면 입장이 가능하다. 3개의 유리문을 열고 들어가면 제법 넓은 중앙홀 오른쪽으로 역대 국회의장들의 초상화가 보인다. 중앙홀은 언제나 ‘특별전시’ 중이지만, 바로 오른쪽 홍보영상관에서 국회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홍보 동영상을 보는 것으로 관람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로봇 태권V가 나와서 아이들 눈높이에 맞게 친절히 설명해준다. 아빠가 어렸을 때 국회의사당 안에 로봇 태권V 비밀기지가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는 이야기를 해준다면 아이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까? 다시 나온 중앙홀을 가로질러 올라가면 국회의장관이다. 여기서 놓치지 말고 해야 할 것은 다양한 국회의 모습을 배경으로 사이버 인증샷을 찍는 일. 역대 국회의장의 약력과 활동, 그들이 해외에서 받아온 다양한 기념품 구경은 덤이다.
임시의정원부터 제헌의회까지
제헌의회 미니어처. 헌정기념관의 마지막 전시실인 제헌국회전시실에 마련되어 있다.
국회의장관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임시의정원관은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국회였던 임시의정원의 수립 과정과 활동 등을 볼 수 있는 곳이다. 대한민국 정부가 임시정부의 법통을 이어받았다면 국회는 임시의정원의 정통을 이었다고 할 수 있다. 사진이나 기록뿐 아니라 파노라마 영상을 통해 임시의정원의 활동을 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다음으로는 ‘의회가 배출한 대통령관’이 이어지는데, 말 그대로 국회의원 출신 대통령의 활동과 업적을 소개하고 있는 곳이다. 여기서는 대통령의 집무실을 재현한 공간에서 기념촬영을 빼먹지 말 것. 요즘이야 꿈이 대통령인 아이들이 드물겠지만, 옛날 아빠 어렸을 때는 대부분 아이들의 꿈이 대통령이었다는 이야기를 해주면서 말이다.
울긋불긋 원색으로 꾸며진 어린이 체험실은 아이들이 재미있게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다. 만지고 돌리고 보고 즐기면서 대한민국 국회의 기능과 민주주의의 원리를 경험할 수 있다. 이어지는 대한민국국회관에는 우리 국회의 운영원리와 구성 등을 알려주는 동시에, 세계의 의회를 돌아볼 수 있는 코너도 있다. 다른 의회와 우리 국회를 비교하는 것도 재미있을 듯하다. 헌정기념관의 마지막 전시실인 제헌국회전시실을 보면서는 아빠의 보충설명이 필요하다. 제헌의회가 무엇인지, 해방 이후 나라를 세우기 위해서 왜 제헌의회부터 소집해야 했는지 등에 관한 설명을 곁들여주면 좋다. “제헌의회란 헌법을 제정하기 위해 모인 의회야. 현대 민주주의 국가를 세우기 위해선 먼저 헌법이 있어야 하거든. 그러니까 대한민국 정부를 수립하기 전에 제헌의회부터 소집한 거지. 여기서 대한민국 최초의 헌법을 반포한 날이 바로 제헌절이란다.” 이 정도면 되지 않을까?
국회의사당, 우리 삶을 결정하는 정치가 이루어지는 곳
국회의사당 제1회의장.
이렇게 헌정기념관을 모두 돌아보는 데 걸리는 시간은 대략 1시간 정도. 그리고 헌정기념관 앞에서 국회 방문자 셔틀버스에 올라 국회의사당으로 향한다. 아쉽지만 뉴스에 매일 나오는, 붉은 카펫이 깔린 계단은 국회의원 전용 출입로. 방문자들은 뒤편 통로를 이용해 국회의사당으로 들어가야 한다. 여기서부터 국회 직원의 가이드가 시작된다. 먼저 들어서는 곳은 국회 중앙홀. 국회의사당의 상징처럼 보이는 돔 아래쪽 공간이다. 바닥의 대리석과 천장 돔의 조명이 이국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중앙홀을 잠시 둘러본 뒤 4층 전시관으로 이동해서 간단한 설명을 듣고 국회의 다양한 활동 모습을 본다. 이미 헌정기념관에서 충분히 보고 온 것을 다시 한번 복습하는 셈. 헌정기념관에서는 여러 전시실에 나뉘어 있던 내용을 벽 하나에 파노라마 형식으로 정리 요약해놓았다. 전시관을 둘러보고 나면 드디어 오늘의 하이라이트, 국회 본회의장으로 향한다.
매일 TV에서 보던 국회 본회의장을 실물로 직접 보고 드는 첫 느낌은 ‘생각보다 작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방송에서는 회의장 전체를 보여주려다 보니 광각렌즈를 사용하는 일이 많아 생기는 현상이란다. 4층 방청석에 앉아 본회의장을 바라보면서 국회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본격적인 설명을 듣는다. 300명의 국회의원들이 국회에서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은 법을 만드는 입법활동이다. 국회에서 어떤 법률을 만드느냐에 따라 국민들의 삶이 결정되니 실로 막강한 권한이 아닐 수 없다. 다음으로는 나라의 살림을 심의하고 점검하는 제정활동. 한 해 동안의 나라 예산을 심의하고 결정하는 일이다. 더불어 국회는 행정부를 견제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이 모든 일들을 뭉뚱그려 ‘정치’라고 부른다. 그러니 정치란 우리가 더럽다고 외면하기에는 너무나 중요하고 필수적인 것이다. 아이들이 국회의사당을 둘러보고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국회도서관과 의원동산도 둘러볼 것
국회의사당 앞 조형물.
국회에서 볼 만한 곳이 헌정기념관과 국회의사당만 있는 것은 아니다. 국립중앙도서관과 함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도서관인 국회도서관 또한 아이들과 함께 꼭 가봐야 할 곳이다. 아이와 함께 가기 위해서는 이곳도 참관 희망일 3일 전까지 인터넷(www.nanet.go.kr)을 통해 미리 신청해야 한다. 날씨가 좋다면 국회 안을 산책하는 것도 좋다. 멋진 한옥이 자리잡은 의원동산에 올라 잠시 쉬어 갈 수도 있다. 여의도까지 와서 국회만 보고 가는 게 아쉽다면 근처 방송국의 견학홀도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곳이다. 단체가 아니라면 예약이 필요 없다.
출처:(한국관광공사의 아름다운 대한민국 이야기, 한국관광공사, 구완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