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출산 후기 🤍
산부인과에 다니며 정기검진을 받던 중, 38주 차 검진에서 39주 차에 유도분만을 진행하자는 이야기를 들었다.
나는 조금 더 기다려보고 싶은 마음이 있어 그 의사를 말씀드렸고, 일단 39주 차에 다시 이야기해 보기로 했다.
그렇게 39주 차 정기검진일에 병원을 방문했는데, 갑자기 다음 주까지는 기다릴 수 없다고 하셨다. 조금 더 기다리고 싶다면 대학병원으로 전원할 수 있도록 의뢰서를 써주겠다는 말씀이었다.
대학병원으로 가고 싶은 마음은 없었던 터라 난감했지만, 결국 38주 4일 차에 유도분만 날짜를 잡게 되었다.
병원을 방문한 날은 화요일이었는데, 유도분만이 가능한 날짜는 그 주 금요일밖에 없다고 하셨다. 그다음 주까지 기다리고 싶다면 대학병원 전원 의뢰서를 써주는 것 외에는 해줄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하셨다.
조금 더 기다려보고 싶었을 뿐인데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 놓이니 갑작스럽기도 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했다.
그러다 엄마가 혹시 엄조산원은 어떻겠냐고 조심스럽게 물어보셨다.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선택지였지만, 조금 더 기다려보고 싶었던 마음이 컸던 터라 일단 집 근처 엄조산원에 연락해 보기로 했다.
다행히 엄조산원에서는 받아주실 수 있다는 긍정적인 답변을 주셨고, 그렇게 방문하게 되었다.
첫 방문 이후 추가로 두 번 더 방문했고, 세 번째 방문은 바로 출산으로 이어졌다.
사실 나는 자연주의 출산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한 채 엄조산원을 방문했고, 그렇게 출산까지 하게 되었다.
그런데 막상 출산을 해보니 잘 몰라도 괜찮았다. 원장님 말씀만 잘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아기가 세상 밖으로 나와 있다.ㅎㅎ
엄조산원에서 출산하신 산모님들이라면 이 말에 다들 공감하시지 않을까 싶다.
꼭 전하고 싶었던 이야기
이번 후기를 통해 꼭 전하고 싶었던 말이 있다.
39주 차에 연락드렸음에도 엄조산원에서는 일단 방문해 보라며 흔쾌히 맞아주셨다.
병원에서는 출산을 얼마 남기지 않은 시점에 갑작스러운 이야기를 듣고 막막했는데, 엄조산원에서는 직접 만나보기도 전에 거절당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도 마음이 놓였다. 그때 병원에서 받았던 상처가 조금이나마 치유되는 기분이었다.
자연분만을 원하지만 출산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 병원에서 갑작스러운 이야기를 듣고, 저처럼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해하는 산모님들이 계신다면 이런 선택지도 있다는 것을 꼭 전해드리고 싶다.
물론 모든 산모가 엄조산원에서 출산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산모와 아기의 건강 상태에 따라 가능한 선택은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적어도 나에게는 엄조산원이 정말 큰 희망이었다.
다 끊어진 동아줄 사이로 황금줄 하나가 내려온 것 같은 기분이랄까.ㅋㅋㅋ
여담이지만, 그래도 나름 MZ에 속하는 99년생인 내가(내 친구들은 엄조산원이 뭔지 모른다..) 엄조산원에서 출산할 운명이었던 걸까?
임신 기간 동안 원장님께서 건강상의 이유로 잠시 은퇴하셨다가, 내가 엄조산원에 방문하기 약 한 달 전에 다시 재개원하셨다는 사실도 참 신기했다.
그런데 더 놀라운 사실은 그 엄조산원이 바로 내가 태어난 엄조산원이었다는 것!
내가 태어났던 곳에서 내 딸까지 낳게 되다니. 생각할수록 신기하고 특별한 인연이라는 생각이 든다.
덕분에 나와 딸은 태어나서 첫 목욕까지 같은 아기 욕조에서 하게 되었다. 세월이 흘러 엄마가 되었는데, 내가 태어났던 곳에서 내 아이를 낳고 같은 욕조에서 첫 목욕까지 하게 될 줄 누가 알았을까.
돌이켜보면 갑작스러운 상황에 막막하고 당황스러웠던 순간도 있었지만, 그 덕분에 엄조산원을 만나게 되었고 나에게는 더없이 특별한 출산 경험으로 남게 되었다.
어쩌면 정말 나는 이곳에서 출산할 운명이었나 보다. 🤍
자연주의 출산에 대해 잘 알지도 못했던 내가 엄조산원에서 딸을 만나고, 이렇게 소중한 인연까지 남기게 될 줄은 몰랐다.
나와 비슷한 상황에서 고민하고 있는 산모님들에게 이 후기가 작은 선택지가 되어줄 수 있기를 바라며, 나의 엄조산원 출산 후기를 마무리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