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은 임신한 여자를 보호해야 한다며 남자들끼리의 싸움 때문에 해를 입은 임신부에게 특별한
관심(탈출 21,22-25) 을 보인다.
육체적 상해는 물론 정신적 피해도 고려해야함 을 사제 엘리의 며느리 이야기를 통해 알 수 있다.
그는 하 느님의 궤를 빼앗기고 시아버지와 남편 피느하스마저 죽었 다는 소식을 듣고 출산하면서(1사무 4,20-22) 극심한 산고 를 이겨내야 했다.
후대에는 일부 야행성 동물을 진통 중에 있는 임산부에게 해를 끼치는 악령으로 여겼다.
고대 근동에서는 치료를 목적으로 주술적 의식을 행했다. 타마르가 쌍둥이를 출산 했을 때 산파가 먼저 나온 아이의 손에 붉은 실을 맸는데(창세 38,28-30), 이는 메 소포타미아의 전통이었다.
붉은 실을 매거나 동이는 것은 지혈을 상징했지만 일정 의 주술적 행위였다.
오늘날 성지를 찾는 사람들은 행운을 빌며 손목에 붉은 실을 매기도 한다.
성경에서 출산의 고통을 처음 언급하는 곳은 창세 3장 16절로 히브리말 원문을 직 역하면
“나는 너의 고역과 출산을 매우 늘릴 것”이라는 뜻이다.
여기서 ‘고역’이라 고 번역한 히브리말은 창세 3장 17절에서 하느님이 아담에게 하신 말씀에서
다시 나온다.
여하튼 ‘고역과 출산’이라는 표현은 성경 시대 여인들의 삶을 잘 대변한다.
출산의 고통은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이사 13장 8절은 주님의 날이 다가올 때 백 성이 “경련과 고통에 사로잡히고 해산하는 여인처럼 몸부림치리라.”고 예고한다.
마르 13장 8절은 큰 재난을 예고하면서 전쟁.지진.기근은 진통의 시작에 지나지 않 는다고 한다.
묵시 12장 1-2절은 태양을 입은 여인이 해산의 진통과 괴로움으로 울 부짖는다고 한다.(로마 8,22; 1테살 5,3) 탈출 1장 16절에서 파라오가 산파들에게 한 명령을 보면 당시 여자들은 ‘편자 모양 의 걸상 위에서’ 아기를 낳았다(우리말 성경의 ‘밑을 보고’를 직역하면 ‘편자 모양의 걸상 위에 있을 때 지켜보고’ 이다). 1사무 4장 19절에서 피느하스의 아내도 웅크린 채 또는 무릎을 꿇고 아이를 낳았다고 한다. 아이를 낳는 여자 양편이나 앞쪽에서 다른 여자들이 출산을 도왔는데, 라헬도 몸종 빌하를 도왔을 것이다.(창세 30,3. “내 무릎에 안겨준다면…”) 욥 3장 12절(“어째서 무릎은 나를 받아냈던가?”)에도 출산 장면이 묘사된다.
예레미야가 자신의 탄생을 묘사한 장면을 보면, 아버지는 출산 장소에서 떨어져 있 었다.
“복을 받지 마라, 어머니가 나를 낳은 날! 저주를 받아라.
'당신에게 사내아이 가 태어났소!’하면 아버지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여 그를 몹시 기쁘게 한 사람!”(예레 20,14-15) 라헬은 벤야민을 낳을 때 산파의 도움을 받았다.(창세 25,17) 피느하스의 아내는 출 산 때에 다른 여자들의 도음을 받았고(1사무 4,20), 룻도 나오미의 도움을 받았다 (룻 4,16). 그런데 마리아가 베들레헴에서 출산할 때도 도와주는 여자들이 있었는지 는 알 수 없다. 기원후 2세기 경 소라누스 의사는 산파들이 아기를 소금물로 씻기는 풍습이 지난 세기까지 자기네 지방에 있었다고 했다. 에제 16장 4절에 묘사된 출생 장면처럼 몸 에 소금을 문지르는 풍습은 오래전부터 있었다. 소금은 신과의 유대 관계를 상징하 며(레위 2,13; 민수 18,19; 2역대 13,5) 본질을 되찾게 했다(2열왕 2,21-22). 소라누스 는 신생아의 눈을 올리브 기름으로 닦고, 꿀이나 올리브 기름 또는 보리즙, 호르파, 당아욱속으로 문지른 다음 미지근한 물에 두 번 목욕시키라고 권했다. 아기는 포대기로 단단히 감쌌는데(에제 16,4), 이는 포대기에 싸인 아기 예수의 모 습이 전해지면서 (루카 2,12) 널리 알려졌다. 탈무드 ’여자’ 항목 중 ‘간음이 의심되 는 여인’편 11에 따르면, 이는 갓난아기의 수족을 곧게 펴주기 위한 것이다. 출산은 산모를 부정한 상태에 놓이게 했는데(레위 12,2), 얼마 동안 부정하지는 아 들을 낳았을 때와 딸을 낳았을 때가 달랐다. 요셉과 마리아도 이 관습을 따랐으며, 예수를 낳고 40일 정도 지난 후 정결례를 거행할 날이 되자 아기 예수를 성전에 데 리고 갔다.(루카 2,22) 어머니라는 이미지처럼 출산은 강력한 상징성을 지녔다. 바 오로는 갈라티아 사람들과 함께 산고의 고통(갈라 4,19)을 겪고 있다면서 출산의 상 징적 가치를 더욱 새롭고 드높은 단계로 나아가는 과정을 가리키는 데 적용했다.
Miriam F. Vamosh (2008년), ‘성경시대의 여인들’ (바오로딸 출판) 에서 발췌
첫댓글 (16)이 없네요 ^^
성경시대의 여인들 16편 올렸습니다. 12월 월보에 실린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