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승 19패의 4위 OK저축은행이 3위 삼성생명(18승 12패)을 만났습니다. 2월 22일(금), WKBL 경기!
사실 3위와 4위의 대결이라고 해도 올시즌 그 차이가 너무 크죠? 3위 삼성생명은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지어놓은 상황입니다.

그 때문일까요? 오늘 삼성생명에서는 올시즌 참 많이 뛴 김한별 & 배혜윤 두 주전선수가 아예 휴식(결장)을 부여받았습니다.
순위가 확정된 상황에서 주전들의 체력안배는 어느 정도 예견된 부분이었지만, 그래도 파격이었고요. 이제 홈팀 OK저축은행은 무조건 이겨야 하는 상황이 되었네요. 그럼 경기 속으로 들어가보겠습니다.
■ 오늘의 경기 리뷰
1쿼터 흐름을 잡은 쪽은 의외로(?) 삼성생명이었습니다. 시작부터 윤예빈 선수의 미들슛 & 골밑득점(+공격리바운드 2개도 인상적)으로 산뜻한 출발을 보인 삼성생명은 박하나 선수의 3점포(3대7), 그리고 쿼터 중반 자유투로 감을 찾은 양인영 선수의 득점(7대12 시점)으로 앞서가기 시작했습니다.
OK저축은행쪽에서는 외국인선수 단타스가 골밑에서 꾸준한 경기력을 보여줬고(3점플레이로 만든 12대12 등), 경기 시작부터 외곽슛 감을 찾았던 구슬 선수도 적극 지원사격에 나서는 모습이었습니다(3대4, 15대14 시점). 하지만 하킨스 선수의 3연속에 박하나 & 윤예빈 선수가 막판 득점에 가세한 삼성생명이 18 대 22로 1쿼터를 앞서 마쳤습니다. 넥스트!
외국인선수가 뛸 수 없는 2쿼터, 삼성생명 라인업에 확실히 큰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스타팅으로 김나연 선수(No.12, 1999년생 포워드, 2년차)가 나섰고, 3분도 지나지 않아서는 (박하나 선수가 일찍이 3번째 파울을 범하자 보호차원에서 교체아웃되고) 신인 신이슬 선수(No.6, 2000년생 가드, 1라운드 전체 3순위 지명)가 투입되었습니다.
이에 쿼터 중반 '신이슬-윤예빈-김나연-최희진-양인영'이란 아주 생소한 라인업을 가동하게 된 삼성생명이고, 여기에 최정민 선수(No.10, 1996년생 포워드, 2년차)까지 교체 투입되면서 정점을 찍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문제는 OK저축은행도 '안혜지-이소희-정유진-진안-김소담'이란 이상한 조합을 들고 나왔다는 것. 안혜지 & 이소희 & 진안은 '무조건 돌진형' 스타일에 안 그래도 기복이 심한 정유진 선수 외곽포는 침묵했고(3점슛 1/6), 그렇다고 김소담 선수도 연차(8년)에 비해선 영리하게 경기를 풀어나가는 걸 기대할 수 있는 선수가 아니거든요.
이에 쿼터 중반까지만 해도 OK저축은행이 답답한 흐름을 보여줬습니다. 상대는 퓨처스리그급 라인업을 들고 나왔는데, 본인들은 좀처럼 점수차를 벌리지 못하고 정체되어 있으니 마음만 급했던 거죠. 이럴 때일수록 경기를 차분하게 풀어갈 수 있는 선수! 조은주나 구슬을 왜 아껴뒀는지 모르겠고요. (김한별 & 배혜윤에 하킨스도 없으니) 정선화 선수를 투입해 포스트를 장악하는 방법도 있었는데, 이런 시도도 없었습니다.
실제로 이번 쿼터에는 삼성생명쪽에서 나온 두 선수의 프로 데뷔 첫 득점이 가장 인상에 남았습니다. 6분 5초만에 안혜지와의 미스매치를 이용해 상대 골밑에서 턴어라운드 훅슛을 성공시킨 최정민 선수(오늘 4분 43초 출전, 2득점)! 그리고 종료 11초를 남기고 왼쪽 사이드에서 깨끗한 미들슛을 성공시킨 신이슬 선수(20분 46초 출전, 7득점)! 햇병아리들의 프로 첫 득점,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그리고 전반전은 OK저축은행 안혜지 선수의 자유투로 38 대 36. 후반전으로 갑니다.
3쿼터엔 단타스 선수를 중심으로 OK저축은행 선수들이 본격적으로 힘을 내네요.
단타스와 김소담의 득점으로 시작한 3쿼터(42대36). 베이스라인을 타고 들어가며 리버스레이업을 올려놓은 안혜지 선수의 플레이(44대36)도 멋졌고. 단타스 선수는 특유의 페이드어웨이슛 성공(46대39), 이후 내내 앞서갔습니다.
이번 쿼터에만 11점을 기록한 단타스는 쿼터 후반부에도 그 활약이 빛났고요. 종료 3분 3초 전, 하킨스를 앞에 두고도 성공시킨 좌중간에서의 3점슛과 이어서, 오른쪽에서의 미들슛(53대46 시점)! 그리고 2분 안쪽으로 들어왔을 때 구슬 선수의 연속득점(3점슛으로 56대48, 우중간에서의 미들슛으로 58대48)도 좋았습니다.
반면 삼성생명에서는 최희진 & 양인영 선수가 적극적으로 많이 뛰어줬지만, 누구 하나 확실하게 해결해 줄 선수가 없었습니다. 하킨스 선수가 오늘 내내 19득점(11리바운드)으로 분전해줬지만, 그마저도 단타스와의 1대1 대결에서는 밀리는 모습을 보여줬고. 결국 점수는 60 대 53으로 마지막 쿼터만을 남겨두게 되었습니다.
4쿼터엔 3분 21초만에 터진 신이슬 선수의 3점포가 가장 기억에 남고요(64대56으로 계속되던 경기의 적막함을 깨주었던 한 방). 하지만 삼성생명은 그 뒤로 4분 넘게 59점에 묶여있었다는 함정이 있었네요. 신지현 선수의 이 득점 이후 OK저축은행이 16점을 더해 80점 고지에 올라설 때까지 잠잠하다, 겨우 최희진 선수 득점으로 61점이 된 삼성생명입니다.
그리고 최종스코어는 84 대 69. OK저축은행 승리로 끝났고요. 재미있는 경기였습니다.

■ 그 외 주요 Point!

오늘 경기, 큰 흐름과 이슈들에 대해서는 앞선 '오늘의 경기 리뷰' 파트에 많이
자세하게 적어뒀습니다.
한 번 더 정리하면 삼성생명에서 핵심 두 선수, 배혜윤과 김한별이 결장한 가운데, OK저축은행이 이 절호의 찬스를 잡는데 애를 먹었죠. 상대팀의 퓨처스리그급 라인업을 만만하게 보고 마음만 급하다, 3쿼터에 들어서야 단타스의 활약을 앞세워 승리를 거둘 수 있었습니다.
(오른쪽 사진은, 중계화면에 잡힌 '오늘 쉬는' 두 선수 모습. 코트 위에서 보여주는 강렬한 카리스마가 벗겨지니 순둥순둥! 귀엽습니다.^^)
OK저축은행에서는 다시 한 번 단타스 선수의 활약(27득점 11리바운드)을 칭찬하고요. 구슬 선수도 다시 한 번 감을 찾는 경기였습니다(3점슛 3개 포함 15득점). 치열한 신인왕 경쟁에 돌입한 이소희 선수(23분 출전, 6득점)는 좀 더 분발이 필요하겠네요.
그리고 21일 보도를 보니까 BNK금융그룹이 부산,경남지역을 기반으로 여자프로농구팀 창단을 준비하고 있다고 하더라구요. OK저축은행을 인수하려는 모그룹이 등장한 셈인데, 정말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WKBL이 안정적인 6개 구단 체제로 영속될 수 있는 토대가 되고, 또 수도권 집중 현상을 깨고 지방의 여자프로농구 팬들을 흡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테니까요.
멀리 경기도에서 부산까지 원정을 다녀야하는 선수들은 피곤하겠지만, 만약 부산에 팀이 생긴다면 저도 부산까지 내려가겠습니다. 솔직히 당기순이익만 놓고 봐도 대구은행(DGB그룹)이 더 건실한데, 대구는 지금도 알아서등 따시고 배 부른가봐요. 안 나섭니다.
반면 삼성생명은 예정된 수순(시즌 플랜)이었죠. 양인영 선수가 풀타임, 최희진과 윤예빈 선수가 각각 30분 넘게 뛰면서 주축 역할을 해야 했습니다. 하킨스 선수는 딱 30분 채웠고요.
다음 경기는 내일(24일, 일) 신한은행전인데요. 내일도 신인급 선수들이 중용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럼에도 삼성생명쪽의 승리 확률이 높게 예상되는 건 무엇 때문일까요? 올시즌 확실한 꼴찌를 달리고 있는 신한은행은 내일 죽기살기로 덤벼들어야 할 일전(一戰)인데, 내일도 승리가 그리 쉽지만은 않아 보입니다. 런닝맨도 버리고 흥미롭게 지켜보기로 하죠. 감사합니다.
[관련보도] [스타뉴스] OK저축은행 목표 없다? '신인상·어시스트상·4위' 동기부여 가득
https://sports.news.naver.com/basketball/news/read.nhn?oid=108&aid=0002763329
■ 오늘 경기, Photo~~

구슬(左)과 단타스 선수(右)가 이끌어준 오늘 경기. 그리고 노현지 선수 플레이 장면까지(<= 이렇게 역동적인 모습들, 좋아요).

조은주 선수는 좀 더 분발해줬으면. 정유진 선수는 많이 커야겠다. + 자전거 타는 한채진 선수 모습까지 (한 선수만 있었더라도...)

삼성생명 선수들도 몇 컷. '선배 이미선을 닮고 싶다는' 신이슬 선수(No.6)의 레이업 & 3점슛. 최정민(with 김나연) 선수도 한 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