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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효선입니다. 어릴 적 이제 막 열리기 시작한 탱탱하고 푸른 감을 몰래 따서 그 안에 통통한 씨앗을 깨물면 하얀 숟가락처럼 생긴 것이 어쩌면 그렇게도 앙증맞은지...곧잘 그 하얀 숟가락이 보고 싶어서 아직 새파란 감을 잘도 땄드랬습니다. 하얀 감꽃이 져서 그 안으로 들어간 것이라고...한 때 그런 생각도 했었지요. 달빛 푸른 밤 하얀 감꽃을 보며 아직 떫은 추억을 대롱대롱 매달기도 했지요. 아직은 푸르고 떫은 추억이지만 발갛게 익어 우리들의 치마폭을 하나 가득 메워 줄 푸른 감나무. 여러분의 가슴 속에 그런 나무 하나 심어보지 않으시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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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 엘리…
-----------------------김 권 태
바람이 부르는 곳에 너를 앓던 시간이 울타리 져 있다 흰 죽음 한 장 날리는 오후의 장미정원 한 무리의 남녀가 서로 뒤엉켜 뜨거운 꽃물을 토해내고 있다 얼마나 더 무섭게 살아야 하는지 견딜 만한 아픔, 견딜 만한 치욕 속에서 가시처럼 빛나는 내 모든 기억이 너를 응시하고 있다 피묻은 별이 되어 흐르는 불면의 밤들과 막다른 골목처럼 네 거대한 잠언 앞에 우회하는 내 발길 사이 팽팽한 침묵이 으르렁거린다
무성한 장미숲을 감돌며 유령처럼 한 번씩 나를 훔쳐가는 네 슬픈 눈으로 엘리 엘리… 가시관을 이고 흰 죽음이 떠오르고 있다
* 위 시는『 시와 반시 2003년 상반기 신인작품공모 당선작 』에서 골랐습니다. * 위 사진은『 고성기 시인께서 보내주신 』사진입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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