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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전7승. 새정치민주연합 이시종 후보가 이번 6.4지방선거에서 이기면서 거둔 성적표는 우리나라 정치인에게는 거의 전무후무한 기록이다. 총선 두번과 지방선거 다섯번을 출마해 모두 승리를 거둔것은 자신의 능력 기본이고 천운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윤진식 의원이 새누리당에 공천을 받자 정치에 대해 한마디씩 할줄 아는 많은 사람들이 이후보의 선거불패가 막을 내릴때가 됐다고 전망했다. 충북에서 새누리당 지지도가 새정치민주연합보다 두배이상 앞서고 있는데가 윤진식이라는 브랜드 가치가 만만치않기 때문이다. 윤 후보는 산업통상부장관과 대통령 정책실장, 국회의원을 역임한 거물이다. 이 후보와 동향(충주)의 50년지기지만 케리어의 중량감에서는 오히려 앞선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피를말리는 접전끝에 윤후보는 누른것은 '세월호 참사'라는 외부변수의 영향이 너무 컸기 때문이다. 서울부터 남하한 정권심판론이 충청권까지 상륙하면서 이 후보가 승리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것이다.
그러나 그가 외부적인 변수만 갖고 선거불패 신화를 쓴것은 아니다. 20여년간 쌓아온 선거에 대한 노하우와 행정전문가로서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성실하고 치밀한 사람이다. 오로지 일에 대한 집념과 업무에 대한 집중도가 뛰어나다. '워커홀릭'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것이 아니다. 스케일이 큰 정치인 타입은 아니지만 정해놓은 정책적인 목표를 향해서 집요하게 밀고나가는 스타일이다. 그의 성격은 이번 선거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우선 캠프 조직력이 윤 후보보다 앞섰다. 윤 후보 캠프는 '일꾼'보다 '객꾼'이 더 많았다는 얘기가 나왔다. 퇴직한 도청간부를 비롯 60대 명망가 위주로 꾸려졌다. 또 정책개발팀도 이재충 전행정부지사등 3명뿐이었다. 오죽하면 명색이 지사캠프에 상대후보의 공세를 반박하거나 해명할 보도자료 쓸 사람이 한명도 없을 정도였다. 그러나 이 후보 캠프는 철저히 실무팀 위주로 짜여졌다. 연령대도 낮았다. 적절한 역할분담으로 현안이 있을때마다 순발력있게 대처했다. 청주대 학생회장 출신으로 이 후보의 최측근인 백상진 전충북도정책보좌관이 캠프를 틀어쥐었다. SNS도 최대한 활용했다.
이와함께 전반적으로 고른 득표율도 당선에 기여했다. 이후보와 윤후보는 둘다 충주가 고향이다. 이때문에 충주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은 백중세일수 밖에 없다. 하지만 충주와 청주 상당등 일부지역에서 윤후보보다 득표가 적었지만 나머지 시·군에서 격차를 벌이면서 박빙승부의 종지부를 찍었다.
반면 윤 후보는 지방선거 준비가 소홀했다. 캠프도 사분오열됐다는 평을 받았다. 무엇보다 새누리당 지지율과 화려한 경력을 내세울 수 있는 전략이 미흡했다. 특히 유권자가 가장 많은 청주·청원권에서 이시종 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알려졌다. 미리 충북지사 출마를 준비했다면 지역주민과 스킨십도 강화하고 인지도도 높혔겠지만 그럴만한 기회를 갖지 못했다.
이시종 지사는 재선에 성공했지만 이젠 충북에 뚜렷한 발자취를 남길 수 있는 정책을 펼쳐야 할것으로 보인다. 지난 4년간 도민들이 기억하고 있는 치적이 없기 때문이다. 뷰티박람회와 충주세계조정선수권대회가 있지만 지역발전의 기여도는 낮다는 평가가 주류를 이룬다. 일각에선 전시성 이벤트라고 폄하하는 도민들도 많다. 향후 4년간 무엇을 남길것인가. 선거불패보다는 훌륭한 도백이라는 평가를 받는게 그의 과제다.
/네이버블로그<박상준 인사이트>정치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