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독히 치른 첫 번째 지태신고식
◈ 일 시 : 2009. 5.9(토) 11:00 ~5.10(일) 10:00(23시간)
◈ 산행거리 : 46Km
◈ 산행코스 : 덕산~밤머리재~동부능선~중봉~천왕봉~중산리
◈ 누구와 : 덕산 시작은 산수갑산님과, 이후 혼자서
올겨울 왕복종주한지 근 4개월여만에 다시 지리에 듭니다. 마지막 숙제를 하기 위해 갑자기 일정을 급히 변경합니다. 산수갑산님이 지태에 든다고 하기에 다라 나선 것입니다. 마지막 숙제를 끝마치려 하는 것입니다.
토요일 새벽 4시 잠자리에서 일어납니다. 조용히 부처님 전에 108배 올리고 샤워하고 집을 나섭니다. 지하철로 서울 남부역으로 갑니다. 교대역에서 산수갑산님과 만납니다. 6시30분 원지행 버스에 몸을 싣습니다. 중간 대진고속도로 인삼랜드 휴게소에서 간단하게 햄버거 하나 먹습니다. 아침 대신 먹은 이 햄버거 하나 때문에 초반 고생을 좀 합니다. 원지에 도착 곧바로 시내버스로 덕산으로 이동합니다.
덕산 기사식당에서 푸짐한 식사를 하고 들머리로 이동 기념사진 한 장씩 찍고 11시 정각에 장도에 오릅니다. 장거리 산행하면서 제가 가장 힘들어하는 구간이 시작 후 2~3시간까지입니다. 소화가 안된 상태에서 급경사 오르막을 오르려니 휴게소에서 먹은 햄버거와 기사식당 아침식사까지 얻혀 속이 이상합니다. 꽉 막혀버립니다.
날씨는 30도의 초여름 날씨로 덥고, 밥먹은 것까지 체하고 나니 땀만 계속해서 비오듯 흐르고 경사길을 오를 수가 없습니다. 할 수 없이 갑산님 먼저 보내고 이후 저 혼자 진행합니다. 간신히 10시20분에 수양산에 오르고 큰 볼일을 보고 속을 비워냅니다. 소화재 두알도 먹으니 조금은 나아 지는 것 같습니다.
간신히 수양산을 거쳐 1시간만에 벌목봉에 도착합니다. 여기서 속이 울렁거리더니 결국은 먹은 것을 전부 토해냅니다. 뒤로 앞으로 속을 말끔히 비우니 조금 살 것 같습니다. 하지만 다리는 후들거리면서 힘이 들어가질 않습니다. 이 상태로 앞으로 나가는게 무리일 것 같습니다. 하지만 벌써 포기하기에는 자존심이 허락하지를 않아 가는데 까지 가보기로 합니다.
1시 40분쯤 웅석봉 5Km 전 이정표에 도달합니다. 물 2리터를 전부 마셔버렸습니다. 물도 없이 설상가상입니다. 4시10분쯤 웅석봉에 도착, 샘터에서 물을 실컷 먹고 다시 보충합니다. 차가운 물을 머리에 뒤집어쓰니 힘이 조금 나는 것 같습니다.
갑산님에게서 계속 전화가 옵니다. 괜찮느냐고……. 먼저 계속 진행하라고 합니다. 어차피 같이 진행하기는 틀린 것 같습니다. 일단 밤머리재에 도착해서 판단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후 왕재(4시50분)를 지나 밤머리재(5시50분)에 도착합니다. 막걸리 2사발을 시원하게 들이키고 체했다고 하니까 사장님이 분홍빛 나는 알약과 매실액을 주십니다. 체한데 좋다고....
20여분 휴식하면서 잠시 생각에 잠깁니다. 내 현재 몸 상태로는 여기서 산행을 접는 것이 현명한 판단일 것 같은데 마음 한 구석에서는 다시 일어나 힘을 내라고 합니다. 흑백의 판단. 결국 백이 이깁니다. 6시10분에 도토리봉을 향해 다시 일어섭니다. 밤머리재를 떠나려니 목포에서 오신 나이 지긋하신 분이 홀로 지태를 하고 있습니다. 간단하게 인사하고 저는 먼저 자리를 뜹니다.
6시40분에 도토리봉에 도착합니다. 막걸리 두잔의 힘인가 아니면 매실액기스의 힘인가! 두 다리에 힘이 들어가기 시작합니다. 좋은 징조....가볍게 왕등재 습지를 향합니다.
하지만 지리산 신령이 태극을 쉽게 허락하지를 않는군요. 귀신에 홀렸는가 보름달빛에 반사된 길을 놓쳤는가? 지금생각해도 이해가 가지 않은 일입니다. 왕등재를 얼마 안남기고 대형 알바를 한 것입니다. 거의 4시간여를 산속에서 헤메고 돌아다닙니다. 나를 따라서 온 두분(밤머리재에서 만난 분과 중간에 만난 포항에서 오신 분)과 같이 길도 없는 한밤의 산속을 돌아다닌 것입니다.
낙엽이 발목까지 빠지고, 키 두배를 넘는 빽빽한 산죽도 헤치고, 나뭇가지에 수없이 온몸을 강타당합니다. 덜꺽 겁이 납니다. 이러다 조난당하는 것이 아닌지 말입니다. 3시간 30여분 헤메다 다시 제자리고 돌아옵니다. 알바 시작 원점으로 다시 돌아온 것입니다.
오른쪽 능선길을 향해 올라갑니다. 30여분 오르니 길이 나타납니다.
이런 빌어먹을! 간단하게 30분이면 해결될 일을 능선으로 오르지 않고 수평으로 길을 찾으려고 했던 게 화근이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도 이해가 가지 않는 내 평생 처음 겪는 일이였습니다.
12시30분에 왕등재습지에 도착합니다. 지금쯤이면 청이당을 지나 하봉을 향하고 있어야 하는데…… 4시간여의 대형 알바가 결국 발목을 잡고 말았습니다.
맥이 풀리고 다리에 힘이 쪽 빠지고 맙니다. 더 이상 진행할 마음이 없어집니다. 월요일 출근 시간 때문에 완주는 이미 물건너 간 상태. 천왕봉까지 가서 중산리로 내려가기로 결정을 합니다.
이후로는 알바 없이 쭉 천왕을 향합니다. 청이당 그냥 지나치고(하봉 밑에서 다시 물 떨어져 고생함) 중봉 밑에 있는 헬기장에서 물 보충하고 7시쯤 중봉에 도착합니다.(국공 지키고 있을까 10여분 탐색전)
7시 45분에 천왕봉에 오릅니다. 몸도 마음도 이미 지칠대로 지쳐 더 이상 진행은 불가합니다. 중산리로 길을 틉니다. 휴일이라 그런지 단체 산악회 산행객들이 넘쳐납니다. 내리막길이 많이 지체가 됩니다. 로타리대피소에서 콜라 한캔 마시고, 지루한 바위 계단길을 2시간만에 내려옵니다. 중산리 매표소에서 버스정류장까지 아스팔트 길을 또다시 지루하게 내려오고, 함께 시작했던 산수갑산님도 컨디션 난조로 역시 중산리로 내려와 원지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11시에 원지로 출발. 원지에서 갑산님 만나 근처 식당에서 식사하면서 소주 한병씩 마시고 12시50분 원지발 서울행 버스에 올라 세상모르게 골아 떨어집니다.
이렇게 해서 나의 첫 번째 지리태극 도전은 23시간여에 걸친 악전고투 끝에 실패로 마무리가 되는군요. 혹독하게 치른 신고식이었습니다. 실패의 원인을 곰곰이 따져보니 역시 능력부족, 준비부족으로 원인이 모아집니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차후 도전시에는 더욱 열심히 운동해서 성공하렵니다.
생전 처음 겪는 대형 알바였습니다. 사람 죽이던데요... 머릿속이 하야지고...
다음번에는 알바없이 완주하세욤..^^
한 번은 경험해볼만한 했씁니다. 감사합니다.
고생많이하셨습니다. 지리가 쉽게 문을 열지 않으니 다음에 하시면 될겁니다. 야간에 길찾기가 쉽지 않지요. 수고많이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수요일날 뵙겠습니다.
고생하셧읍니다. 먼가 가슴에 와닫는게 많습니다. 후기 잘보고 갑니다.
고생하러 간것은 맞는데... 아쉬움도 많았씁니다. 감사합니다.
숙제를 좀 더 있다하라는 천왕님의 계신가 봅니다^&^ 고생 많으셨구요 담에는 꼭 성공하시길...^&^
꼭 마지막이 문제더군요. 마지막이라는 말을 쓰지 말아야 할 까 봅니다. 잘 계시죠.
범행님 고생 많이 하셨읍니다. 다음에는 반드시 성공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내년 봄에나 기약하렵니다. 수요일날 얼굴 뵙는거죠
행님 고생많으셨습니다 ^.^ 지리산이 아무나 싶게 허락하는 산은 아닌가 봅니다 ^.^ 고생하셨어요
세상에 쉬운 것은 아무것도 없나 봅니다. 대간때 뵙겠씁니다..
범행님 고생많으셨습니다. 몸관리 잘하셔서 담에는 꼭 성공하시길 빌겠습니다.
고생은 무슨 고생이겠습니다. 사서 하는 일인데.... 내년에나 다시 나셔렵니다. 잘 계시죠
수고 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럴 때도 있습니다. 대형알바에 고생 많으셨습니다. 피로회복 잘 하시고요.
온몸에 상처 투성이입니다. 시간이 조금 지나야 상처가 아물 것 같습니다.
정말 고생 많이 하셨는데 안타까움 입니다..더군다나 대형 알바 때문에 맘 고생도 심하시고..수고 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사서하는 일 누구를 원망하겠습니까. 알바가 사람 잡더군요....
안녕하십니까..산행중에 만난 포항청년입니다...저하고 헤어지고 바로 길찾아 가셨군요..저도 밑으로 뚫고 내려가서 집에 잘내려갔습니다. ..정말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그리고 저때문에 난 상처는 나중에 약이라도 사드렸으면 합니다.
잘 내려가셨다니 다행입니다. 상처는 별 것 아니였습니다. 살짝 상처난 것 뿐입니다. 약 안발랐습니다. 멀쩡하니 걱정 마세요. 반가웠씁니다.
몸 잘추스리시고 담에는 꼭 완주하시길~~~~~고생 많이 했습니다.낼 얼굴이나 함 보세나!종호님 연락되면 같이 오셔^&^
OK! Good....
범행님 지태 신고식 고생하셨습니다...다음엔 꼭 성공하시기 바라며 항상 행복 하세요....
범행님 수고하셨읍니다. 심한설사로 그만하시길 다행입니다. 빠른회복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다행히 바로 체증은 가라앉았는데 그만 알바때문에....
맘과 몸이 얼릉회복되시길요. 담에는 꼭 성공하셔요. 이제 저는 시작하려 하는데 열심히 몸만들어야 겠습니다. 좋은 경험 나누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두손사랑님 만나뵈서 반가웠습니다. 동부능선 알바하시면 위로 능선으로....
왕등습지 가기전에 알바 할만곳 딱 한군데 있는데 거기군요...^^* 능선을 타야하는데 왼쪽으로 길이 더 분명한곳으로 가면 알바입니다.ㅎ 그래도 조금가다 보면 알바했구나 하고 느낄수 있는 곳인데.. 야간이라 .힘들었겠습니다.ㅎㅎ 저도 전에 20분정도 알바했습니다..낮이라 바로 알아차리고 능선으로 치고 올라가니 길이 있었죠.ㅎ
저도 처음 능선으로 갔는데 길이 안나와서 제자리고 돌아와 앞으로 전진해서 3시간 30분 뺑뺑이 돌고 원점 다시 능선으로 가서 길찾았습니다. 귀신에 홀린거죠
산수갑산님이 지태를 가신다하여 은근히 산행기 기다렸는데 범행님이 올려주셨네요 고수들도 이렇게 대형알바를 하는데 언제 혼자서 지태를 갈까하는데 걱정이네요 담에는 꼭 완주하시길...
내년에나 기약해야 할 것 같습니다.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수고하였습니다 ,,,다음을 기약 하면서 힘네세요
감사합니다. 저도 기필코 완주하렵니다.
고생많이하셨습니다. 언제나 산은 그리 호락하지가 않더군요. 가끔 귀신에 홀리는 알바를 하기도 하지요..알바도 산행에 일부라고 생각하고 산행하심이 마음이 편할 것입니다. 다음에는 꼭 성공을 기원합니다.
홀린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흠.... 범행님은 뭘 드시고 곧바로 잠을자면 안되는것 같습니다. 수고 만땅 하셨고요~~~ 담번에는 완주하십시요~~~
그런 것 같습니다. 뭘먹고 바로 자면 체하는 것이 제 체질인 것 같습니다. 할배님 그동안 잘 계셨죠...
머한번쯤음이야.근대자주가던분도 야간에는 오리무중하지요 담에는꼭하리라봄니다..
수고하셨습니다 한번에 끝내면 재미가 업ㅎ죠. 유효기간이 일년이라고 하든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