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에서 만난 이방인
작은 눈덩이를 굴려 큰 눈덩이를 만들어
눈사람을 만들고 있다
어느 새 펑펑 내리는 눈을 맞으며 눈사람 몸집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이나 커져 있었다
기차는 채깍이는 시계처럼 레일 위에서
덜컹거리며 어느 역인가를 향해가고 있다
무수한 꿈들이 점점 작아져 가고 있고
차창에 번개광선처럼 그네들의 군상이 합쳐진다
남의 인생이라는 산에 올라 풀을 깎아 내리며
자기생각이 옳다만을 강하게 부르짖는
엄지척하며 오만을 감은 저 잘난
휘황찬란한 옷을 두른 교만의 극치들
위를 부정하고 눈가리고 아웅하며
인정욕구 통제가 안되는
면도칼을 쥐어들고 긴 칼이라 휘두르는
미숙한 저 어른의 큰기침소리
밟으면 스러져도 다시 일어나는
키작은 잡풀 좁은 틈에서 엿 보지말라
커버리지에서는 팔이 짧았다
포탄쏘는 소리만큼이나 질러보아도
녹아버린 눈 속에 젖어드는 이름모를 눈물
하얀 눈 속에 빠진 눈물에
소소한 일상의 불평 불만을 말아
구름이 낮게 드리운 저 언덕 너머
받는 이 없는 편지에 마지막 글자를 넣었다
기차는 다시 다음 역을 향해 두 번 기적소리를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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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기차에서 만난 이방인
하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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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8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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