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의 심판(Last Judgement) -시스티나성당(Capella Sistina)의 제단 벽(Altar Wall)'
세련된 교양인이자 예술품 수집가였던 '교황 바오르 3세(Pope Paul lll)'는 '미켈란젤로(Michelangelo)'에게 '시스티나 예배당Capella Sistina)'의 제대 위에 웅대한 '최후의 심판(Last Judgement)'을 그려줄 것을 주문하였다. 그래서 '시스티나 예배당Capella Sistina)'의 천장화 작업을 마친 지 24년이 지난 1536년에 '미켈란젤로(Michelangelo)'는 다시 '시스티나 예배당Capella Sistina)'의 장식을 맡게 된다
새 프레스코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원래 있던 '페루지노(Perugino)'와 다른 화가들의 작품 세 점과 그 자신이 천장화를 마무리하면서 1512년에 그린 두 점의 '루넷(Lunette)'화를 없애야 했다. '미켈란젤로(Michelangelo)'는 장엄한 장면과 잊을 수 없는 인물들을 골라 ‘심판(Judgement)’이라는 주제를 표현하였는데, 부분적으로 '단테(Dante)'의 '신곡(La divina commedia, 神曲)'에서 영감을 얻었다. '최후의 심판(Last Judgement)'은 1541년에 완성되었다.
'최후의 심판(Last judgement)'이라는 주제는 1500년 경 이탈리아 교회들의 제대 뒷벽에 즐겨 그려진 주제였으나 그 이후로는 유행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러한 전통적 주제의 부활은 당시 '교황 파울루스 3세(Pope Paullus lll)' 때 행해진 반(反)종교개혁 운동((the Counter-Reformation)'의 일환으로 생겨났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미켈란젤로(Michelangelo)'는 맨 왼쪽 '루넷(Lunette)'을 그리고, 이어 순서에 따라 밑으로 내려가면서 프레스코를 그렸다. '최후의 심판(Last Judgement)'이 모습을 보인 지 4년 뒤엔 1545년에 '교황 바오르 3세(Pope Paul lll)'는 '트리엔트 공의회(Trient Council)'를 소집하였다.
미켈란젤로(Michelangelo)'의 이 작품은 '시스티나 예배당(Capella Sistin)' 천장화를 그리던 25년 전과는 현저하게 다른 회화양식을 채택하고 있다. 짙은 하늘색 바탕에 사람들은 갈색조로 채색된 단순한 색채조화를 이루고 있는 이 벽화에서, 인물들은 활기가 없어 보이며, 인물들의 형태는 몸통이 허리선도 없이 단순한 덩어리로 묘사되어 있다.
윗부분의 가운데에는 예수 그리스도가 '최후의 심판(Last judgement)'를 주관하는 재판관으로, 그 오른편에 있는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오른팔은 치켜들고 있고, 왼편에 있는 사람들을 정죄하기 위해 왼팔은 아래로 늘어뜨리고 있다. 구원받은 영혼들은 두터운 대기를 통과해 서서히 올라가고 저주받은 영혼들은 밑으로 가라앉는다. 밑에서는 해골들이 무덤에서 일어나는데, 이는 중세 미술에서 그대로 따온 주제이다.
▲ 시스티나성당(Capella Sistina)의 제대(Alter)
▼▲ 세 개의 띠로 이루어진 작품
구성을 도식화하면 이 작품은 나란히 놓인 세 개의 띠로 이루어졌으며, 꼭대기의 두 '루넷(Lunette)'에는 날개 없는 천사들이 그리스도의 수난 당시 사용된 도구들을 들고 있다. 맨 아래 띠 왼쪽에는 종말 이후 죽은 이들의 부활이, 오른쪽에는 영원한 벌을 선고받는 이들의 영혼을 나르는 '카론의 배와 이들을 심판하는 미노스가 있는 지옥이 그려졌다. 가운데 띠 중앙에는 심판의 나팔을 든 일곱 대천사들이 있고, 왼쪽에는 하늘나라로 올라가는 영혼들이, 오른쪽에는 지옥의 불로 떨어지는 영혼들이 그려졌다. 마지막으로 맨 위쪽 띠에는 성모 마리아 옆에서 구원자들의 무리에 둘러싸인 위엄있는 심판자로서의 모습을 한 그리스도가 있다
▲ 구원자들의 무리에 둘리어 '성모와 함께 있는 예수 그리스도
예수 그리스도는 전통적인 그리스도의 표현 방식에서 벗어나 마티 그리스 신화에 '헤라클레스(Heracles)'와 같은 웅장한 몸집의 신과 같은 모습으로 표현되었고 얼굴은 '벨베데레(Belvedere)'의 '마폴로(Apollo)'를 닮아있다. 그리스도의 오른편에 앉아있는 성모는 지옥으로 떨어지는 이들을 안타까워 차마 쳐다보지 못하고 고개를 돌리고 있다.
▼▲ '최후의 심판(Last Judgement)' 중앙,
중앙에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왼쪽으로는 흰수염의 성 베드로가 한 손에 천국의 열쇠를 쥐고 그리스도를 바라고 서있다. '베드로는 그리스도교의 사도로서, 예수 그리스도의 열두 제자 가운데 한 사람이자 초대 교회의 지도자였다. 특히 신약 성경의 복음서와 사도행전에서는 매우 중요한 인물로 등장한다. 베드로는 요나 또는 요한의 아들로서 갈릴레아 지방 베싸이다 마을 태생이다. 사도 안드레( Andrea)'와는 형제지간이다. 원래 이름은 '시몬(Simon)'이었으나, 예수가 그에게 '반석'이라는 뜻의 '아람어 '케파(kefa)'라는 새 이름을 지어주었으며, 이를 '고대 그리스어로 'Κηφας(kephas)'로 소리나는 대로 적은 후, 낱말 뜻을 고대 그리스어 '페트로스(πέτρος, Petros; 라틴어 Petrus)로 풀이한 것이다.
▼▲ '최후의 심판(Last Judgement)' 중앙의 좌측
'예수의 승천 후 베드로는 예수를 대신하여 교회의 새로운 지도자가 되었으며 '헤로데 아그리파 1세(Herode Agrippa l)'에게 붙들렸다가 도망하여 '소아시아(Minoe Asia)' 및 '안티오키아(Antiocia)'에서 전도하였다. 가톨릭 교회에 내려오는 전승에 따르면 그는 로마에서 잠깐 동안 교회를 주재하였으나 '네로 황제(Emperor Nero)'의 박해에 휘말려 거꾸로 된 십자가에 못박혀 순교하였다고 전해 내려온다.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Bascillia di San Pietro, Vatican)' 아래에 그의 무덤이 있다. 베드로는 예수로부터 '천국의 열쇠(Key of Heaven)'를 부여받았기 때문에(마가 16:19), 로마 가톨릭 교회와 동방 정교회(East Othodox)'에서는 그를 초대 교황으로 여기고 있으며, 이 제도를 현재까지 유지해 오고 있다.
▲ 요한 & 안드레
구원자들의 무리 중 맨 왼쪽에 세례 요한이 자리하고 있다. 세례요한은 "낙타 털옷을 입고 허리에 가죽띠를 두르고 메뚜기와 들꿀을 먹으며 살았다"(마가 1:8) 고 성서에 기록되어있으나 미켈란젤로(Michelagelo)'는 간단한 가죽옷을 입은 모습으로 표현하고 있다. 요한과 성모 사이에서 뒷 모습으로 표현되고 있는 '성 안드레(St Andrea)'는 요르단 강에서 그리 멀지 않은 갈릴래아 호수의 북쪽 연안에 있는 '벳세다'라는 지방에서 요한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는 형 베드로와 '세베대의 두 아들인 야고보, 요한과 함께 어부로 살았다. '안드레(St Andrea)'는 본래 세례자 요한의 제자였으며, 예수 그리스도가 세례자 요한으로부터 세례를 받을 때 그를 처음 만났다. 세례자 요한은 예수를 가리키며 “보라 세상죄를 지고가는 하나님의 어린 양이 로다” (요한 1:29).
▲ 날개없는 천사와 성 로렌초
구원자들의 무리에 둘리어 '성모와 함께 있는 예수 그리스도, 밑으로는 나팔을 부는 날개없는 천사의 무리들이 그려져 있다. 성모와 '성 안드레(St Andrea)' 발 아래에는 '성 로렌초(St Lorenzo, 라우렌시우스)'가 그려져 있다. 로마의 탄압으로 교황이 체포되자 교회의 보물을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어 준 초대교회의 순교자로 불판 위에서 산 채로 불에 태워지는 형벌을 받아 그 순교의 상징인 불판을 옆에 끼고 있다.
▲'자신의 벗겨진 피부(미켈란젤로의 자화상)를 들고 있는 '성 바돌로매(St. Bartholomew the Apostle)
'성 바돌로매(St. Bartholomew the Apostle)'가 미켈란젤로 자신의 벗겨진 껍질을 들고 있는 모습을 표현한 이 장면은 벗겨진 피부의 인물상이 미켈란젤로 자신의 모습으로 표현되어 있다. 바돌로매(Bartholomew)'라 부르는 성인은 예수의 12사도 중의 하나이다. 요한복음 첫장에 나오는 '나다나엘(Nathanael)'이 바로 이 사도이다.
▲ 최후의 심판(Last Judgement)' 좌측 하단
천사 무리 좌측에 위치한 지옥으로 떨어지는 사람들, 저승의 뱃사공 '카론(Charon)'이 바닥이 없는 쇠가죽 배에 죽은 자들을 태워 '비통의 강', '아케론(Acheron)'강에서 '증오의 강','스틱스(Styx)'강까지 건네주며 저승으로 이끌고 있다. 저승의 뱃사공 '카론(Charon)', 그리스어로는 ‘기쁨’이라는 뜻이다. 어둠의 신 '에레보스(Erebus)'와 밤의 여신 '닉스(Nyx)'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사람이 죽으면 여러 개의 강을 건너 저승에 이른다고 믿었다. 즉 '비통의 강' 아케론(Acheron)'과 ‘시름의 강’ '코키토스(Cocytus)', ‘불의 강’ 플레게톤((Phlegethon)', ‘망각의 강’ 레테((Lethe)'를 건넌 뒤 '극락의 벌판' '엘레시온(Ellesion)'을 지나고 ’증오의 강’ '스틱스(Styx)'를 거쳐 '하데스의 궁전(Palace of Hades)'으로 들어간다는 것이다. '카론(Charon)'은 바닥이 없는 쇠가죽 배에 죽은 자들을 태워 '아케론강((Acheron River)'에서 '스틱스강((Styx River)'까지 건네주었는데, 장례를 치르고 통행료를 내는 사람들만 저승으로 이끌었다고 한다. 이 때문에 고대 그리스에서는 죽은 자들을 매장할 때 입에 1오보로스 짜리 동전을 물려 주는 관습이 있었다. 예술 작품에서는 긴 수염을 늘어뜨린 초라한 모습이지만 고집이 세고 성미가 까다로운 노인으로 묘사된다.저승의 뱃사공 '카론(Charon)'은 '단테(Dante)'의 '신곡(Divine Comedy)'에서 그리스도교인들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구상해낸 이교적인 주제이며,'미켈란젤로(Michelangelo)'가 극적인 느낌을 해부학적으로 정확하게 표현하는 기량에 감탄한 바 있는 '움브리아( Umbria)'의 '루카 시뇨렐리(Luca Signorelli)'가 1500년경에 그린 그림에도 나온다.
저승의 뱃사공 '카론(Charon)'의 임무는 죽은 자들을 저승으로 데려가는 것이었으나, 산 사람들도 그의 배를 타고 저승으로 가기도 하였다. '헤라클레스(Heracles)'가 '에우리스테우스(Eurysteus)'의 명령을 받아 저승의 문을 지키는 개 '케르베로스(Kerberos)'를 잡으러 갔을 때,'카론(Charon)'은 그를 배에 태워 강을 건네주었다가 '하데스(Hades)'에 의해 1년 동안 쇠사슬에 묶이는 벌을 받았다. 또 죽은 아내 에우리디케(Eurydice)'를 되찾기 위하여 저승으로 간 오르페우스(Orpheus)'도 하프 연주로 '카론(Charon)'을 감동시켜 저승의 강을 건넜으며, 저승에 가서 아름다움이 담긴 상자를 가져오라는 '비너스(Venus)'의 명을 받은 '프시케(Pshche)'도 2오보로스의 돈과 굳은 빵 2개로 카론을 매수하여 저승의 강을 건넜다고 한다. 한편, 천체에서 명왕성은 저승의 지배자 '하데스(Hades)'의 소행성이라고 하는데, 명왕성의 위성 가운데 하나에 '카론(Charon)'이라는 이름이 붙여지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