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실과 비용
결정 문제 중 상당수가 현 상태를 유지할지,
아니면 어떤 면에서는 이롭고 어떤 면에서는 불리한 대안을 받아들일지 선택하는 형태다.
앞에서 1차 원 적 위험 전망에 적용했던 가치 분석을 이 경우까지 확대할 수 있는데,
이때 모든 속성에서 현 상태를 기준으로 가정한다.
그러면 대안 옵션의 장점은 이익으로, 단점은 손실로 평가될 것이다.
그런데 손실은 이익보다 더 커보이게 마련이라 결정을 내릴 때 현 상태를 유지하려는 편향을 드런낸다.
세일러(1980)는 '소유 효과(endowment effect)'라는 말을 만들어,
소유한 자산과 떨어지지 않으려는 성향을 설명했다.
어떤 물건을 손에 넣을 때의 기쁨보다 기존 자산을 포기할 때의 고통이 더 크다면,
물건을 사려는 가격은 팔려는 가격보다 훨씬 낮을 것이다.
다시말해, 어던 물건을 손에 넣기 위해 지불하려는 최고 가격은
같은 사람이 그 물건을 손에 넣은 뒤에 나중에 다시 포기하는 대가로 받으려는 최저 보상가보다 낮을 것이다.
세일러는 소비자와 기업가의 행동에서 소유 효과의 몇 가지 예를 소개했다.
이 외에 가상과 현ㅅㄹ의 거래에서 구매가와 판매가가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고 보고한 연구도 여럿이다.
(Gregory 1983;Hammack and Brown 1974;Knestsch and Sinden 1984)
이런 결과들은 거래 비용과 부의 효과를 제외하면
구매가와 판매가는 일치한다는 기존 경제 이론에 도전했다.
우리는 주급(s)과 작업장 온도(T)가 다른 가상의 직업 사이에서의 선택을 연구하면서
거래를 꺼리는 현상도 목격했다.
우리는 응답자들에게 현재 특정한 상황(S\1!,T1)에 있는데,
그보다 한 가지는 더 좋고 한 가지는 더 나쁜 다른 상황(S2,T2)으로
옮겨도 좋다는 제안을 받았다고 상상해보라 했다.
그러자 (S1,T1)에 배정된 실험 참가자 대부분은 (S2,T2 )로 옮기려 하지 않았고.
(S2,T2)에 배정된 실험 참가자 대부분도 (S1,T1)으로 옮기려 하지 않았다
임금 또는 작업 조건에서 같은 차이를 두고도 장점보다 단점이 더 두드려져 보이는게 분명하다.
일반적으로 손실 회피 성향은 변화보다 안정을 더 좋아한다.
쾌락을 추구하는 일란성 쌍둥이가 있다고 해보자.
두 사람은 두 가지 환경을 두고 똑같이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여건상 부득이 서로 떨어져서 다른 환경에 놓인다.
그러면서 자신이 놓인 새러운 환경을 준거점 삼아 상대 환경의 장단점을 평가하는 순간,
곧바로 두 환경의 차이에 더 이상 무관하지 않게되고, 자신이 속한 화경에 계속 머무르길 선호할 것이다.
이처럼 선호도가 처음부터 고정되지 않은 탓에 안정을 선호하느성향이 생긴다.
변화보다 안정을 선호하느성향 외에도 적응과 손실 회피가 합쳐져,
이미 포기해 타인의 소유가 된 옵션을 매력을 줄여 후회와 부러움을 어느 정도는 막는 효과를 낸다.
손실 회피와 거기서 생긴 소유 효과가 일상적인 경제적 교환에는 그다지 큰 역할을 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상점 주인은 물건 공급업자에게 지불한 돈을 손실로, 손님에게 받은 돈을 이익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일정 기간 동안의 비용과 수익을 더해 그 최종 잔액만을 따진다.
평가 전에 서로 짝이 되는 차변과 대변이 효과적으로 상쇄된다.
소비자 역시 자신이 지불한 손을 손실이 아니라 대체 구매로 생각한다.
기존의 경제 분석에서처럼 돈은 흔히 그것으로 살 수 잇는 상품과 서비스의 대용품으로 간주된 것이다.
이런 평가 방식은 이를테면 "나는 카메라를 새로 사거나 텐트를 새로 살 수 있다"라는 식으로
특정한 선택 대상을 염두에 두고 있을 때 명확히 드러난다.
이런 분석에서는 카메라의 주관적 가치가
카메라 구입 비용을 그대로 가지고 있을 때의 가치보다 클 때 카메라를 살 것이다.
단점이 비용 또는 손실로 틀짜기되는 경우도 있다.
특히 보험 가입은 확실한 손실과 더 큰 손실의 위험 사이에서의 선택으로 볼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비용과 손실이 일치하지 않는 탓에 불변 원칙이 지켜지지 않기도 한다.
예를 들어 50달러를 무조건 잃는 경우와
200달러를 잃을 확률이 25퍼센트인 경우를 놓고 선택해야 한다고생각해보자.
슬러빅, 피시호프, 리히텐슈나인(1982)은
응답자의 80퍼센트가 확실한 손실보다 도박을 택하면서 위험 추구 성향을 보였다고 했다.
그런데 200달러를 잃을 확률이 25퍼센트인 위험을 보장하는 보험에
50달러를 주고 가입하겠느냐는 물음에는 35퍼센트만 거부 의사를 표시했다.
쇼마커와 쿤로이터(Schoemaker and Kunreuther,1979) ,
그리고 허시와 쇼마커(Hershey and Schoemaker,1980)도 비슷한 결과를 내놓았다.
첫 번째 문제에서는 돈이 보상되지 않는 손실이라는 틀로 규정된 반면,
두번째 문제에서는 보장 비용이라는 틀로 규정되었다는 것이 우리의 해석이다.
우리는 아래 문제처럼 긍정적인 영역에서도 비슷한 효가가 나타나는 것을 목격했다.
문제 10
95달러를 딸 확률이 10퍼센트이고 5달러를 잃을 확률이 90퍼센트인 도박을 제안받았다면 하겠는가?
문제 11
100달러를 딸 확률이 10퍼센트이고 한 푼도 못 딸 확률이 90퍼센트인 복권을 5달러를 주고 사겠는가?
대학생 132명에게 이 두 문제를 제시했는데,
우선 이 문제와 관련 없는 간단한 문제로 응답자를 절반으로 나눠, 문제 순서를 서로 바꿔 제시했다,
두 문제의 내용은 객관적으로 동일하다는 점은 쉽게 확일할 수 있지만,
응답자 중 55명이 두 문제에서 다른 선호도를 보였다.
이 중에 42명이 문제 10에서는 도박을 거절하고 문제 11에서는 똑같은 내용의 복권을 사겠가도 했다.
겉으로는 하찮아 보이는 이 조작이 효과가 있다는 것은
비용 손실 불일치와 틀짜기이 위력을 보여준다.
5달러를 지불했다고 새각하면 5달러를 잃어버렸다고 생각할 때보다
이 모험을 받아들이기가 더 쉬워진다.
앞의 분석은 부정적 결과를 손실보다 비용으로 틀짜기하면
개인의 주관적 상황이 개선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런 심리적 조작 가능성은
'무용지물 효과(dead-loss effect)'라 부를 법한 모순적 행동을 설명할 수 있다.
세일러(1980)는 테너스 클럽에 가입비를 내고 얼마 안 가 팔꿈치를 다쳤지만
투자한 돈이 아까워 고통스럽게 계속 테니스를 치는 남자의 예를 다루었다.
가입비를 내지 않았더라면 테니스를 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가정하면 의문이 생긴다.
고통스럽게 테니스를 치는 행위가 어떻게 그 사람의 상황을 개선할 수 있을까?
그것은 아마도 고통스럽게 계속 테니스를 치면 가입비를 여전히 비용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 아닐가 싶다.
테니스를 치지 않는다면 가입비를 무용지물로 인식할 수밖에 없을 테고,
그것은 고통스럽게 테내스를 치는 것보다 더 피하고 싶은 상황일 수 있다.
결론
효용과 가치라는 개념은 흔히 서로 다른 두 가지 의미로 쓰인다.
(a) 결과를 실제로 맞닥뜨렸을 때 느끼는 만족이나 괴로움 또는 즐거움이나 고통의 정도와 관련한 결험 가치,
(b) 예상되는 결과가 선택 옵션의 전반적 끌림 또는 회피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한 결정 가치다.
이 구분은 결정 이론에서는 잘 드러나지 않는다.
결정 이론은 결정 가치와 경험 가치가 일치한다고 암묵적으로 단정하기 때문이다.
이 단정은 이상적인 결정자를 가정하는데
이들은 미래의 경험을 아주 정확하게 에측하고 그에 따라 옵션을 평가할 수있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일반 사람들은 결정 가치와 경험 가치가 제각각이다(1978,3).
경험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 중에는 미리 예상하기 어려운 것도 있고,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 중에는 막상 결과를 대할 때는 그만한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도 있다.
결정 연구는 매우 많은 데 반해 쾌락적 경험을 객관적 상태와 연관시키는 정신물리학을
체계적으로 살피는 연구는 거의 없었다.
쾌락적 정신물리학의 가장 기초적인 문제는
부정적 결과에서 긍정적 결과를 분리하는 열망이나 적응의 정도를 결정하는 것이다.
쾌락의 준거점은 주로 객관적인 현 상황으로 정해지지만, 기대치와 사회적 비교에도 영향을 받는다.
예를 들어 어느 직원이 같은 사무실의 다른 직원들보다 임금 인상 폭이 적다면
객관적 상황은 더 좋아졌어도 손실로 느껴질 수 있다.
상황 변화에 연관된 즐거움이나 고통도 쾌락적 적응의 역동성에 크게 좌우된다.
브리크먼과 캠벨(Brickman and Campbell 1971)은
'쾌락의 쳇사퀴(hedonic treadmill)'라는 급진적 가설을 제안했는데,
빠르게 적응하다 보면 객관적 개선 효과의 지속 시간이 짧아질 것이라는 가설이다.
쾌락 체험은 복잡 미묘해서 결정을 내릴 때 실제로 결과가 나오면 어떤 느낌인지 예상하기 어렵다.
배가 고파 죽을 지경일 때 코스 요리를 주문한 많은 사람이
다섯 번째 요리가 나올 때면 큰 실수를 인정한다.
결정 가치와 경험 가치가 어긋나는 일이 흔하다 보니
많은 결정 문제에서 불확실성이라는 요소까지 추가된다.
틀자기 효과와 불변 원칙 위배가 만연한 현상도 결정 가치와 경험 가치의 관계를 더욱 복잡하게 한다.
결과 틀짜기는 종종 실제로는 경험하지 않는 결정 가치를 유발한다.
예를 들어 폐암 치료법을 사망률이나 생존율의 관점에서 틀짜기하면
선택에는 분명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언정 실제 경험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그러나 다른 경우에는 결정 틀짜기가 결정뿐 아니라 경험에도 영향을 미친다.
한 예로, 지출을 보상되지 않는 손실로 보느냐 보험료로 보느냐는
결과를 맞닥드릴 때의 느낌에 영향을 미치기 쉼다.
이 같은 경우에는 결정을 내리는 상황에서 결과를 평가하면
경험을 예측할 뿐 아니라 나아가 경험을 조정할 수도 있다.
663 - 668.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