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임 신부님 강론
오늘 복음에서 율법학자가 예수님께 “첫째가는 계명은 무엇입니까?” 하고 물었을 때,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해야 한다고 말씀해주셨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 계명을 지키지 않았다.
하느님께는 온갖 모든 것을 다 바치는데, 이상하게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는 하느님께 대한 사랑의 열정만큼 사람들에게 다가가지 못했다.
예수님께서는 이러한 모습들을 보시고 제자들에게 하느님께 대한 사랑 이상의 가치가 이웃에게 있음을 알려주고, 이웃에게 내어주는 사랑, 희생 봉사하는 사랑을 강조하셨다.
하느님을 대하듯 이웃을 대하면 되는데, 하느님 대하는 것과 이웃을 대하는 것이 따로따로 다 보니까 결국은 부딪히게 되는 모습을 갖게 된다.
공동체에서 이웃이 없고 나만 있다면 공동체의 의미가 없다.
공동체 안에 있지만 공동체를 의식하지 않으면 공동체가 없는 거나 마찬가지다.
의식하고 함께함을 늘 마음에 두고 있는 지향점이 있어야만 공동체와 함께하는 삶이 되는 것이다.
제자들이 예수님께 “누가 이웃입니까?” 하고 묻자, 예수님께서는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이웃이라고 말씀하신다.
이웃이 나에게 도움을 필요로 하면 이것저것 따지지 말고 필요한 만큼 다가가 주라는 것이다.
그런데 살아가면 살아갈수록 생각하고 이것저것 따질 게 많아지고 단순해지지 않는다.
내 판단 기준 때문에 내가 무엇을 선택해야 될지 모르는 스스로의 수렁에 빠지는 것이다.
하느님은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이 있다면 따지고 재보고 우리를 대하지 않는데, 우리는 내게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나만의 판단 기준, 나의 생각으로 미룬다.
그런 생각과 기준이 유혹의 시작점이다.
나의 생각으로 하느님을 놓치고 나의 판단으로 하느님을 멀리하고 내가 원하는 것으로 하느님을 잊게 만드는 그런 유혹의 삶에서 벗어나서 우리가 함께 하고 있고 공동체 안에서 함께 노력하는 삶을 살아가는 신앙인이 되도록 노력해야 하겠다.
하느님의 사랑을 실천하고 하느님께 다가가는 사랑의 삶을 삶으로써 우리가 하느님을 뵈올 때, “하느님 그때 그곳에서 지내면서 너무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좋았고 또한 하느님의 사랑을 많은 이들에게 나눌 수 있어서 행복했어요.”라고 고백할 수 있는 그런 삶이 우리에게 주어지기를 청하면서 우리 구역이 그런 하느님의 나라, 하느님과 함께하는 사랑의 공동체를 이룰 수 있는 은총을 청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