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0월 6일 연중 제26주간 금요일 ＜마리안느와 마가렛＞

[김유정]

바룩 1,15ㄴ-22; 루카 10,13-16

+ 찬미 예수님

예수님께서는 당신께서 복음을 선포하시고 기적을 행하신 세 도시에 대해 불행을 선포하십니다. 코라진, 벳사이다, 카파르나움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코라진과 벳사이다에게 일어난 기적들이 티로와 시돈에서 일어났더라면, 자루옷을 입고 재를 뒤집어쓰고 앉아 회개하였을 것’이라 말씀하십니다.

요엘서에 보면 하느님께서 티로와 시돈을 벌하시리라(요엘 4,4-8)는 예언이 나옵니다. 마카베오서에도 티로와 시돈이 나오는데요, 다음과 같습니다. “프톨레마이스와 티로와 시돈에서 온 자들과, ‘이민족들의 갈릴래아’ 전 주민이 우리를 몰살하려고 집결하였습니다.”(1마카 5,15) 티로와 시돈은 이처럼 이스라엘을 억압하던 도시들이었습니다.

카파르나움에 대해서는 “너 카파르나움아, 네가 하늘까지 오를 성싶으냐? 저승까지 떨어질 것이다.”라고 말씀하시는데요, 이 말씀은 이사야 예언자가 바빌론에 대해 한 말을 상기시킵니다. 이사야서 14장에 이런 말씀이 나옵니다. “너는 네 마음속으로 생각했었지. ‘나는 하늘로 오르리라.…’ 그런데 너는 저승으로, 구렁의 맨 밑바닥으로 떨어졌구나.”(이사 14,13.15)

결국 티로와 시돈 그리고 바빌론은 이스라엘을 억압하고 괴롭히던 세력이었는데, 그로 인해 큰 벌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그들보다도 코라진, 벳사이다, 카파르나움이 더 큰 벌을 받을 것이라고 하십니다. 그들이 예수님의 기적을 보고도 예수님의 선포를 받아들이지 않고 예수님의 메시지에 응답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지난 9월 29일 오스트리아 인스부룩의 한 병원에서는 할머니 수녀님 한 분이 대퇴골 골절 수술을 받다가 돌아가셨는데, 마가렛 피사렉이라는 분입니다.

1935년생인 마가렛 수녀님은 그리스도왕 시녀회 소속으로, 1954년 종신서원을 하신 후 1959년 한국에 들어오셨습니다. 백수선이라는 한국 이름을 쓰시며 1966년부터 2005년까지 소록도에서 39년간 봉사하셨습니다. 함께 봉사하신 마리안느 스퇴거 수녀님은 1934년생으로, 같은 수녀회에서 1962년에 종신서원을 하신 후 그해부터 2005년까지 43년간 소록도에서 봉사하셨습니다. 한국 이름은 고지선입니다.

두 수녀님은 인스부룩 간호학교를 졸업하신 간호사셨는데, 소록도에 간호사가 필요하다는 소식을 듣고 각각 서른하나와 스물여덟의 나이에 소록도에 오셔서 봉사하시다가 2005년 11월 22일, 당신들이 나이가 들어 소록도에 불편을 주고 있다며 편지 두 장만 남기고 조용히 한국을 떠나셨습니다. 당시 마가렛 수녀님은 70세, 마리안느 수녀님은 71세였습니다.

오스트리아로 가셔서 요양원에서 지내신 마가렛 수녀님은 단기 치매 증상을 겪으면서도 소록도는 기억하고 계셨다고 합니다. 2016년 국립소록도병원 개원 100주년 당시 한국 초청을 받고도 건강상의 이유로 오지 못하신 수녀님은 결국 다시 소록도에 오지 못하셨고, 소록도에 묻히고 싶다는 꿈도 이루지 못하셨습니다.

하지만 유튜브에도 올라 있는 인터뷰 영상을 보면 지상에서의 모든 꿈을 다 이루신 듯한 행복한 표정으로 소록도에서의 삶을 추억하고 계십니다.

‘코라진과 벳사이다, 카파르나움에 대체 어떤 기적을 하셨길래, 이들이 그걸 보고도 응답하지 않았단 말인가, 그 기적이 내 앞에서 일어난다면 나는 당장 응답할 텐데…’라고 우리는 생각할지 모릅니다. 그러나 이미 그런 기적들은 일어나고 있는데도, 나는 조용히 못 본 척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남 부러울 것 없이 살아갈 수도 있는 청년들이 이역만리까지 찾아와서 한평생 봉사하다가 돌아가신 것이 기적이 아니라면, 대체 어떤 것이 기적일까요. 알렐루야의 말씀을 다시 들어보겠습니다.

“오늘 너희는 주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라. 너희 마음을 무디게 하지 마라.”

* 두 수녀님께 대한 영상입니다.

https://youtu.be/TMVudi5mm3s?si=ZE88y7a0KqcfCQ9Q 

https://youtu.be/eMkhV4urlz4?si=JZFPF4r4AvcsLHc9

[정영주 (예비자)]

자극적인 정보들이 쏟아지고 먼저 눈에 들어오고, 찾아보게 되는 시대라 이런 좋은 영상을 보고도 무관심하며 느끼지못하는 경우가 많은것 같습니다.
이렇게 영상 올려주시니 다시 관심 가지고 챙겨보게 됩니다.

예수님을 자기자신보다 사랑하며 닮아가려 노력하셨던 수많은 성인들과 많은 분들을 접하고 조금씩 알아갈수록 그 분들의 신앙심에 놀라지않을수 없습니다.
기적과도 같은 이 일들에 놀라고 감동받고도 쉽게 잊고 만다면 하느님께서 더 슬퍼하신다니 약해빠진 제 맘 무뎌지지않게 조금이라도 노력해야할것 같습니다.

항상 좋은 말씀 강론해주시는 신부님들과 성당을 위해 일하시는 수녀님들께 항상 감사드립니다.

[김유정]

귀한 말씀과 나눔 깊이 감사드려요 :)

[국화꽃향기]

주님!
마가렛 수녀님의 영혼을 당신 손에 맡기나이다.
편안한 쉼을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