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트비아의 수도 빌뉴스에서 버스로 약 3시간 정도 걸리는 곳
바우스카, 그곳에 룬달레 궁전이 있습니다.
밖은 비가 오락가락, 정말 정신 없는 날씨입니다.
하지만 신기한 것은 그동안 비를 맞지 않았다는 것, 구경할 때마다 비가 귀신 같이 싹 그쳤다는 것.
여행하면서 얻은 가장 큰 행운이라고 할 수 있지요.
룬달레 궁전이 외곽지대인 바우스카에 어떤 경위로 건축되었는지를 알려면 라트비아의 역사를 좀 알아야할 것 같네요.
라트비아는 400년 동안 독일의 지배를 받았습니다.
그때 16세기 리보니아 전쟁이 일어난 혼란한 틈에 쿠물란드라는 나라가 생깁니다.
쿠물란드의 비론 공작은 룬달레 궁전을 처음에는 바로크 양식으로 건축합니다.
그런데 러시아에 의해 비론 공작은 유배를 다녀오고, 다시 룬달레 궁전 건축을 시작하게 되는데
내부를 모두 로코코 양식으로 개조합니다.
그 당시는 살롱문화가 유행이어서 큰 방을 작은 방으로 여러 개 만들었지요.
18세기에 이르러 룬달레 궁전은 슈발로프 가문의 소유가 되고, 그들은 나중에 룬달레 성안의 집기들을 모두 갖고 도망칩니다.
텅 빈 궁전이 된 것을 라트비아 정부는 유럽 전역을 뒤져 그 당시 만들어진 물건을 사들여 궁전 안을 채우게 됩니다.

룬달레 궁전 내부를 구경하기 전에
먼저 룬달레 궁전 안에서 점심을 먹기로 하였습니다.

후두둑 쏟아지던 비도 그치고....

러시아의 에르미따쥐 박물관을 지은 이탈리아의 거장 프란체스코가 건축한 룬달레 궁전....
라트비아의 베르사이유 궁전이라고 불릴 만큼 화려한 바로크 양식(외관)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안에 들어가면 16세기 라트비아 귀족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알겠지요?



맛있는 돼지고기 메인 요리를 먹고
촬영 티켓을 2유로에 샀습니다.
이 티켓을 사야지만 궁전 내부를 촬영할 수 있다고 하는데 왠지 얄팍한 상술로 느껴집니다.
그래도 궁전 안을 찍어봐야지 하는 욕심에....



궁전으로 올라가는 길....
16세기 의자 구경 좀 해 보세요.
의자에 줄을 매 놓은 것은 앉지 말라는 표시입니다.






역시 화려합니다.

이것은 벽난로입니다.
방마다 이 벽난로가 설치되어 있어서 하녀들이 뒤로 들어가 불을 땠다고 합니다.
초록색 벽지, 초록색 의자가 보이시죠?
초록색 방은 대기실입니다.
공작을 만나러 오면 이곳에서 기다려야 하는 거죠.

피아노가 있는 방에서...

벽면을 장식한 도자기들...
그 당시 귀족들은 도자기를 무척 귀하게 여겼답니다.

로코코 양식은 주로 꽃이나 조개 등으로 장식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장미의 방...
원래는 예배당이었는데 무도회장으로 바꾼 것이라고 하네요.

장미로 가득찬 방...

파랑색은 살롱방입니다.
큰 방이었던 것을 작은 방으로 나누어 귀족들이 모여 차를 마시거나 담소를 나누던 곳이죠.

안나 이바노프 여제...
러시아의 여제인데, 결혼식을 치루고 곧 남편이 죽었는데, 재혼은 하지 않았지만 연애를 엄청나게 많이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룬달레 궁전의 주인인 비론 공작을 가장 사랑했다고 하네요.

비론 공작의 모습...


비론 공작의 침실...

바로크 정원의 모습
모든 식물들이 나란히 정렬되어 있습니다.
밖에는 지금 비가 오고 있네요.


비론 공작의 아들 피터 공작은 그림을 아주 좋아해서
여행을 떠날 때면 전속화가를 꼭 데리고 가서 그곳 풍경을 그리게 했답니다.

18세기 식탁의 모습....


프랑스의 베르사이유 궁전을 가보지 못해서
왜 이곳 룬달레 궁전을 라트비아의 베르사이유라고 하는지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바로크와 로코코 양식을 사용해 화려하게 꾸며놓은 까닭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짐작해 봅니다.

궁전 내부를 구경하고 나오니 비가 완전히 그쳤습니다.

파란 하늘이 얼굴을 보여 룬달레 궁전을 배경으로 사진도 찍고
또 여기서 황새와 황새 둥지를 보게 되는 행운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행운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결혼을 마친 신랑 신부도 만나게 되었지요.
이곳 발트3국에서는 결혼식을 아주 간소하게 한답니다.
결혼식을 마치고 그 복장 그대로 가까운 친구, 친지들과 평소 가보고 싶었던 장소에 와서 웨딩촬영을 한답니다.
우리나라처럼 이상야릇하게 웨딩촬영을 비싼 돈 주고, 미리 하는 게 아니라는 거죠.
결혼식도 성당에서 또는 결혼 등록소에서 또는 집에서 소박하게 치룬다는 것...
이런 건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꼭 배웠으면 하는 것이에요.
자, 이제는 라트비아의 작은 도시 시굴다로!
시굴다에는 아주 규모가 큰 가우야 국립공원이 있고, 그 안에 투라이다 성이 있답니다.^^
첫댓글 궁전이라 역시 화려하네요. 바로크 정원보니 베르사이유 정원 분위기를 내려는 것이 느껴지네요. 베르사이유정원이 훨씬 더 크고 아름답지만...
그렇지요. 흉내낸 것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