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즐거움을 누리다
- 일지암에서 -
앉을 자리는
의자 하나
잠자리는 반 평쯤
사람
찾아오지 않아도
그림자랑 살면서
휘파람새 노래
시냇물 화음
동무 삼는데
다만, 소주가
실연처럼 그리울 뿐
혼자라는 것
창가에 어렴풋이
보이던 빛바랜 노을도
어린 날의
행복한 미소 띤 웃음도
삭혀진 마음속의
응어리진 아픈 과거도
이제 돌아올 수 없는
지나간 시간이 되었구나
무엇을 돌아보려 하는가
무엇을 느껴보려 하는가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는 결국에는
잊혀진 시간인 것을
지금 살아있음에
신음하는 내 마른 영혼이여
다시 돌아갈 수 없음에
안타까운 내 마음이여
백번 돌아봐도
혼자인 내 인생이여…
고독
홀로 흘리는 눈물은
바람이 닦아 줘서
세상 사람들은 모르는 것이다
가파른 험한 산길 올라도
가끔 거들어주는 나무줄기가
동무가 되어 주었고
앞서간 사람들은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젊어 빛나던 시절은
가슴에 묻히고
초로의 길목에
팽개쳐진 영욕의 삶은
백발만 휘날린다
언제라도
떳떳하겠노라 포효했건만
공허의 골짜기로
쓸려간 낙엽이 되었네
더 채워야 한다는
조바심도
한풀 꺾인 날
고독만이
긴 꼬리를 흔들며
여윈 가슴팍을 파고드네
카페 게시글
김판출 시(詩)방
고독에 관한 시
김판출
추천 0
조회 127
23.09.16 11:27
댓글 0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