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8차 부산 문학인 길벗 정기 길 걷기는 낙동강 강변에 펼쳐진 억새의 하얀 군무가 장관인 들판 길이었습니다. 가을 햇살이 부드럽게 서로의 등을 밀어주는 아름다운 길 강과 갈대와 먼 산의 단풍이 길벗이었습니다. 부드럽고 미끈한 가을 여자인 듯한 억새 거칠게 잎을 꺾어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멋을 부린 가을 남자 같은 갈대 서로 어울려 바람에 흔들리며 우리의 발길을 잡았습니다. 걸어도 걸어도 끝이 없어 보이는 강변길에서 만난 가야진사 그 앞 멋없이 머리가 잘려나간 은행나무 몇 그루 마지막 잎사귀에 머문 노란색 빛깔이 한 편의 시가 됩니다. 가을 타오르는 단풍의 미학은 현란한 색에 있고 강변길을 달리는 억새는 바람을 품은 느낌에 있습니다. 그래서 가을은 보고 느끼는 계절이지요. 묵은 기억 속 풍경 같은 원동마을 주막에 들러 해물파전과 도토리묵 막걸리 한잔이 차곡차곡 적어 간직하는 그리움이었습니다. 마음에 취기가 원동역 철길 앞 단풍으로 번질 때 푸른 강물은 산 그림자를 깊게 가슴에 드리웠습니다. 바라볼수록 더 깊어지는 가을 우리의 가을입니다. 오늘 원동역 플랫폼에서 영화의 한 장면처럼 스냅이 된 시간. 낯선 여행지를 다녀온 듯한 이번 길 걷기는 겨울을 준비하는 넉넉한 마음이 되었습니다.
첫댓글 선생님 애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사진
엄청 수고 하셌습니다
감사합니다~~^^
참가하신 길벗은 모두 12명 (송만영, 신 진, 명은애, 김원용, 김 봄, 정인성, 감정말, 김혜영, 김영옥, 김흥규, 최준규, 김소희)입니다. 상쾌하고 즐거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