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책을 보고 기도하는 것보다 마음 속에서 우러나오는 기도가 참된 기도가 아닌가?
맞는 말씀입니다. 기도는 하느님과 하는 대화인데, 자신의 생각을 하느님께 솔직하게 말씀드리면서 감사드리기도 하고 찬양드리기도 하며 잘못에 대한 용서를 비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막상 기도하려면 어떤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기 때문에, 교회에서는 기도를 잘하기 위한 방법으로 여러 가지 필요한 기도문을 만들어 신자들이 사용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2. 천주교 신자들은 좀 거만한 것 같아. 다른 종교 신자들보다 목에 힘을 더 주는 것 같아.
잘 보셨습니다. 이러한 부분은 늘 반성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천주교 신자가 거만하게 보일 만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 번째는 천주교가 예수님께서 직접 세우신 종교로서 2천여년이라는 긴 역사를 가지고 있고 예수님의 가르침을 가장 권위있게 보존하여 왔다는 긍지 때문입니다.
또 어떤 신자들은 신앙의 깊은 맛을 아직 모르고 예수님께서 누누이 당부하신 사랑의 계명을 철저히 실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천주교 신자들이 거만해 보이는 것은 아주 잘못된 것입니다. 예수님 말씀대로 겸손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때가 더러 있습니다.
3. 굳이 ‘교회’라는 제도에 얽매이지 않고도 마음으로만 신앙을 가져도 되지 않을까?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교회를 세우신 이유를 생각해 보면 그 의미를 쉽게 납득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인류 구원이라는 과제는 하루 아침에 적당하게 끝날 문제가 아니라 대대손손 많은 사람들에게 구원의 길과 방법이 제시되어야 하는 중대한 문제입니다. 즉 예수님께서 가르쳐 주신 복음의 올바른 보존과 전파 문제로 보나, 사람이 하느님께로 나가는 구체적인 방법을 가르쳐 주는 역할로 보나 교회의 존재는 당연한 것입니다.
복음을 듣고 따르는 사람들 편에서 생각할 때에도 교회는 반드시 존재해야 합니다. 어느 말씀이 참으로 하느님께서 하신 말씀인지 식별하기 위해서, 또 우리가 하느님의 자녀로 착하게 살아가기 위한 방법을 알고 실천하기 위해서도 교회는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천주교라는 ‘제도’ 안에 들어온다고 생각하지 마시고, 참다운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는 천주교회 안에서 하느님의 깊은 사랑을 배우고 실천해 보겠다는 생각으로 성당에 오시기 바랍니다. 혼자서 실천하기보다 서로 도와주고 격려하면서 신앙생활을 하신다면 더욱 기쁘실 것입니다.
4. 남자가 어떻게 아내 말만 듣고 성당에 나갈 수 있는가? 자존심 상하게.
우리 나라 남자들은 여자와 비교하여 말할 때 늘 우위를 지키려고 합니다. 그러나 다른 이의 말을 듣고 안 듣고는 남자와 여자 문제가 전혀 적용될 수 없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철없는 아이의 말을 들어야 할 때도 있습니다.
- 2023년 12월 12일(화), 서석성당 주임 이태원 시몬 신부 올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