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02. 07(설립 1주년 기념주일) 역대기하 9:13-31 “언제나 떠날 준비를 하며 살아가라”
오늘 말씀은 솔로몬의 부와 명성이 얼마나 대단했는지를 상세하게 전하고 있다. 솔로몬은 얼마나 큰 부자였을까? 그의 40년 재임기간동안 금으로만 따지면 약 26,640 달란트를 조공, 세금 등의 명목으로 번 것으로 되어 있다. 그 가치를 계산해 보자.
금 1달란트 = 34.2 Kg(34,200g), 1돈 = 3.75g , 총 128,267 돈, 순금 시세 (2010년 2월 4일 기준) = 약 165,000원, 솔로몬의 총수입 = 26,640 x 128,267 x 165,000 = 563,810,425,200,000원
대략 564조원 정도가 된다. 현재 빌 게이츠를 제치고 세계 최고 갑부로 60층짜리 저택을 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인도의 부케시 암바니 회장의 재산은 약 60조원이라고 한다. 물론 솔로몬의 경우 총수입이고 암바니 회장의 경우에는 총재산이니 직접 비교는 안되겠지만, 역사상 최고의 부자가 솔로몬이었다는 사실은 두 말할 여지가 없을 것 같다.
재산뿐만 아니다. 후궁이 700명이었고, 첩이 300명이었다. 그것으로 끝이 아니다. 솔로몬은 3,000개의 잠언과 1,005편의 노래를 지어 후손들에게 남겨주었다. 한 마디로 솔로몬은 지혜와 명예와 부귀영화를 모두 누린 사람이다.
오늘날 우리가 오늘 본문만 가지고 솔로몬을 바라본다면, 우리의 신앙의 목적도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게 될 것이다. 하나님의 백성들은 반드시 번영과 축복을 누리며 살아야 한다는 마귀의 유혹에 쉽사리 넘어지게 되고 말 것이다.
솔로몬은 하나님의 역사의 큰 쓰임을 받은 사람이었다. 그러나 말년이 불행한 사람이었다. 남을 살리던 그의 지혜는 그를 살리지 못했고, 명예는 자기 자랑으로, 부귀영화는 우상을 숭배하고 아버지 다윗이 이룬 통일국가를 반쪽으로 나누는 불씨가 되었다는 사실이다.
열왕기상 11장에 보니까 솔로몬의 타락과 하나님의 심판이 아주 구체적으로 전해지고 있다.
솔로몬이 마음을 돌이켜 이스라엘 하나님 여호와를 떠나므로 여호와께서 저에게 진노하시니라 여호와께서 일찍이 두 번이나 저에게 나타나시고 이 일에 대하여 명령하사 다른 신을 따르지 말라 하셨으나 저가 여호와의 명령을 지키지 않았으므로 여호와께서 솔로몬에게 말씀하시되 네게 이러한 일이 있었고 또 네가 나의 언약과 내가 네게 명한 법도를 지키지 아니하였으니 내가 반드시 이 나라를 네게서 빼앗아 네 신하에게 주리라 그러나 네 아비 다윗을 위하여 네 세대에는 이 일을 행하지 아니하고 네 아들의 손에서 빼앗으려니와 오직 내가 이 나라를 다 빼앗지 아니하고 나의 종 다윗과 내가 택한 예루살렘을 위하여 한 지파를 네 아들에게 주리라 하셨더라
오늘 우리들은 솔로몬의 번영과 타락을 통하여 가장 가치 있는 인생에 대하여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먼저 솔로몬이 무너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솔로몬이 미혹에 빠진 것은 안락함에 젖어들었기 때문이다.
칭기스칸의 리더십을 연구한 자료에 보니까. 그의 마지막 유언중의 하나가 "흙벽돌집에 살지 말라"라는 것이다. 흙벽돌 생활은 정착생활을 의미한다. 곧 말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보았다. 그러면 허벅지에 살이 찌고 배부른 기름 맛을 알게 된다. 그러면 고통스러운 원정길을 포기하고 음주가무에 빠져 들 것을 경계한 것이다. 그리고 살림이 풍족해 지면 더 많은 재물에 욕심을 내고 작은 키의 무거운 군장이 온갖 재물보화로 더 무거워질 것이기 때문이었다. 더욱이 서로 많은 재물을 차지하려고 싸울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었다.
다윗이 밧세바의 유혹에 빠진 때가 언제인가? 왕궁에서 한가로이 거닐고 있을 때였다. 솔로몬도 마찬가지였다. 번영과 안락함이 밀물처럼 밀려오자. 주체하지 못하고 거기에 함몰되고 말았다. 점점 정치적인 목적이 음란함으로 변하여 이방의 여인들을 후궁으로 첩으로 들이게 되었다. 급기야 나이가 들어서는 그 여인들이 섬기던 우상을 허용하고 말았던 것이다.
마귀는 우리 주변을 늘 맴돌고 있다. 그러다 삶의 현장에서 나태함과 안락함에 안주하려는 자세가 보일 때마다 여지없이 공격해 들어온다. 그러므로 늘 깨어서 예배와 말씀으로 마귀를 대적해야 한다.
하나님의 백성들이 이르러야 할 목적지는 천국이다. 빌립보서 3:20 말씀이다. “오직 우리의 시민권은 하늘에 있는지라 거기로서 구원하는 자 곧 주 예수 그리스도를 기다리노니”
하나님의 백성들에게는 천국 노마드의 정신이 필요하다. ‘노마드’란 ‘유목민, 정착하지 않고 떠돌아다니는 사람’을 뜻하는 말이다. 천국 노마드의 삶이란 하나님이 가라하면 가고, 멈추라 하면 멈추는 하나님의 말씀에 철저히 순종하는 삶을 사는 것이다. 훌훌 털어버려도 아무런 걱정이 없이 모든 일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목욕탕에 가서 때를 불린 다음에 그냥 나오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 따뜻하고 편안한 탕 속에서 가만히 앉아 있다가 그냥 나온다면 우스운 일이 아니겠는가? 그러나 실상은 세상의 온갖 더럽고 추한 때로 우리의 생각과 마음과 삶이 병들어 가고 있는데, 가만히 놓아둔 채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천국이 어떤 곳인가? 세상의 온갖 때를 훌훌 털어내는 곳이다. 그런데 어디서 털어낸다고 생각하는가? 예수를 믿는 믿음 안에서 이미 털어내고 천국에 들어가는 것이다.
“그러나 무엇이든지 내게 유익하던 것을 내가 그리스도를 위하여 다 해로 여길뿐더러 또한 모든 것을 해로 여김은 내 주 그리스도 예수를 아는 지식이 가장 고상하기 때문이라 내가 그를 위하여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배설물로 여김은 그리스도를 얻고 그 안에서 발견되려 함이니...”(빌 3:7-9)
무방비한 안락함은 마귀의 미혹에 빠지는 길이다.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하나님의 백성은 “동사형 인간”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동사형 인간”의 반대가 무엇인지 아는가? “동상형 인간”이다.
며칠 전(2월 2일) 광화문 네거리에 우뚝 서 있던 이순신 장군 동상의 내부를 내시경을 통하여 정밀하게 조사하는 작업이 벌어졌다. 1968년에 세워진 이래 43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17m나 되는 동상의 건강 상태 결과는 아주 심각한 상태였다고 한다.
이순신 장군 동상이 마치 이 나라를 지켜주는 것이라고 믿는 우상숭배자들도 있다. 그러나 동상이 이 나라를 지키지 않았다. 앞으로도 그럴 일은 전혀 없다. 임진왜란 당시에 살아서 활동했던 이순신 장군이 나라를 지킨 것이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성공한 사람들을 바라볼 때 그들이 끊임없이 동사형으로 살았던 때를 보지 못하고, 현재 동상처럼 굳어버린 삶을 부러워한다. 그래서일까? 한국사회의 병폐 중에 하나가 무엇인가? 돈을 벌고, 지위와 명예를 차지하고 나서 얼마나 많은 이들이 동상처럼 디스크에 걸릴 정도로 뻣뻣하게 살아가는지 모른다.
우리 자신을 돌아보자. 나를 묶고 나를 안락함의 그물 가운데 걸리게 하는 것들이 무엇인가? 아이들의 얼음, 땡 놀이를 아는가? 나를 얼음처럼 굳어 버리게 만드는 것을 아이들 놀이처럼 땡 하면 사라지게 하면 얼마나 좋겠는가?
마트에 있는 푸드코트에 가면 온갖 보기 좋은 음식들이 진열되어 있다. 그러나 그것들은 보기 좋게 만든 가짜들이다. 진짜를 먹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값을 지불해야 한다. 이 세상에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크고 놀라운 하나님의 은혜를 받기 위해서는 지금 나를 묶고 있는 것들을 훌훌 털어내는 값을 충분하게 치러야 한다는 사실이다.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고 하셨다. 정말 우리는 복음을 전하기 위하여 훌훌 털어버리고 떠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존 웨슬리 시대로부터 '감리교회 목사는 세 가지 준비'를 해야 하는 것이 전해 내려오고 있다. 감리교회 목사는 첫째 언제라도 설교할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 언제 어디서든 복음을 전할 기회가 생기면 즉각적으로 응답하라는 뜻이다. 둘째, 언제든지 이사할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 감독이 가라 하면 혹은 자신이 교회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싶으면 언제든지 떠날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뜻이다. 셋째, 죽을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 초기 감리교 설교자들은 험한 산과 골짜기를 누비며 복음을 전했다. 그렇기 때문에 순교에 대한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어야 했다.
언제든 떠날 준비를 하고 산다는 것은 알고 보면 목회자뿐만 아니라 오늘 솔로몬의 무너짐을 통해 경각심을 갖게 된 모든 크리스천의 삶의 자세와 맥락을 같이 한다고 본다. 우리는 천 년을 살 것처럼 계획하고 준비해야 한다. 그러나 오늘 당장 하나님 앞에 설 것에 대해서도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 매년, 매월, 매일, 매순간 “이번이 마지막이다”라고 생각하고 정성을 다해서 신실하게 살아야 한다는 뜻이다.
말씀을 마무리하자.
불행한 말년을 보냈던 솔로몬은 인생을 정리하면서 [전도서]라고 하는 탁월한 인생의 지혜서를 편찬했다. 전도서에서 솔로문은 인생의 허망을 얘기한다. 그러나 말미에 가서 육신은 이 땅에 티끌처럼 사라지고 영은 하나님께로 돌아간다(전 12:7)는 사실을 분명히 하면서 이렇게 결론을 내린다.
“말씀의 결론은 이것이니 하나님을 예배하고 그 명령을 지킬지어다. 이것이 바로 사람의 본분이니라”(13절/개역개정과 표준새번역을 토대로 의역)
우리의 인생을 매듭지을 때 하나님을 예배하고 그 말씀을 잘 지켜 사람이 태어난 본분을 다 이룬 삶으로 주님 앞에 기억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