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들어 주말이면 날씨도 나쁜데다 바람도 거칠어 비행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토요일은 아침부터 붐바람의 특성을 잔뜩 머금은 날씨는 바람세기도 그렇거니와 거스트 또한 만만치 않다.
수년 동안 비행을 하면서도 내동은 이륙장이 낮은데다 그 여건 또한 좋지 못하여 꺼려지는 것 또한 사실이다.
초보 때는 왜 내동 이륙장에서 고고도 비행이 가능하지 못한 지를 나름대로 정리해 인터넷에 올릴 정도로 열심히 찾곤 했는데 약간의 경력이랍시고 지금은 정열도 떨어지고, 또 열 히트 가능성도 적어, 좀 더 높은 이륙장을 선호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바람이 셀 때는 찾을 수 밖에 없는 곳이 내동이 아닌가 싶어 한 번 언급하지않을 수 없다.
먼저 내동은 산이 낮아 바람의 세기가 일정하게 유지되지않는 한, 릿지 비행을 즐기며 열 촉발 Term을 기다리면서, 써멀에 히트할 확률이 현저히 떨어지는 데 있다.
두번째로 설사 위의 써멀에 히트한다 하더라도 그 규모가 그다지 크지않기 때문에 써클링은 한다해도 자주 빠져버리기 일쑤다.
그래 세번째는 우리가 즐기려는 열의 생성, 즉 흔히 우리의 비행을 가능하게 하는 크기의 폭을 가진 써멀의 생성이, 산이 낮은 관계로, 우리의 비행 높이보다 더 높은 곳에서 생성된다 데 있다.
네번째는 정풍이 부는 경우가 드물고 좌우측에서 들어오는 바람은, 릿지가 짧아 산의 범위를 빨리 이탈하지 않으면 곧바로 맴미가 되거나 있지도 않은 멧돼지를 잡으러 왕왕 나무위에 착륙을 하는 경우가 적지않다.
이 눔의 민원인들 때문에 글이 단절되어 흥이 싹 가시는구마~~잉!
문제점은 이쯤에서 관두고...
그럼 어떤 조건을 갖춘 상황에서 고고도 비행이 가능할까?
물론 위에서 말한 것처럼 일정한 세기의 바람이 분다면 릿지 비행은 언제나 가능할 것이고...
하지만 우리가 비행하다보면 가끔 고고도 비행을 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있는데 그때가 과연 언제인가가 키포인트인데...
먼저 경험에 의하면 그때가 2월이었다. 겨울답지 않게 뭉개구름의 범위가 군데군데 상당히 컸었다. 구름 생성 높이가 낮아 구름의 영향력이 내동의 낮은 산 정상까지 미쳤다. 구름 생성에너지는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대단하다는 것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고도 1,700에서 구름과 조우하는 순간이었다. 구름이 지나가고 다음 구름에서 1,900까지도 상승이 가능하였다. 얼음알갱이가 얼굴을 스치는데 그때의 감각은 아직도 잊을 수 없다. 면도칼은 아니더라도 스칠 때 살이 에이는 듯했다.
위 상황은 어느 때인지 잘 아시리라 생각된다. 뭉개구름의 에너지 흡입반경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 눈에 보이진않지만 작은 토네이도를 연상하면 상상이 되리라 짐작한다. 영화에서 보셔서 아시겠지만 시커먼 구름이 어느 순간 소용돌이를 일으키며 그 혀를 내밀다가 그 혀가 점점 길어져 드디어는 땅까지 도달하는 과정을.. 하지만 이런 상황일 때 우린 내동에 있지않는다. 식장산에서 더 잼나는 비행을 하지!
여하튼 이 때 도시를 지나 식장산으로 갈까 하는 맘도 있었지만 방한에 신경쓰지 못한 탓으로 목원대 위까지 갔다가 유등천 상공에서 다시 도시 상공을 지나 엑스포 상공으로 해서 우리의 사무실 앞 지상연습장인 강변아파트 앞에 무사히 착륙할 수 있었다.
결국 밑에서 생긴 써멀에만 의존하는 비행이 아니라 유성 부근에서 생성된 구름의 에너지에 의존된 비행은 내동에서도 고고도 비행이 가능함을 보여준다.
그리고 또 한 경우는 위와 비슷한 경우지만, 공기에 내포된 습도의 양이 많고 밀도가 높은 바람이 지속적으로 들어 올 경우, 물론 일정한 바람세기에서, 가끔 우린 갑천을 건너 비닐하우스 상공까지 저고도로 비행하는 경우가 가끔 있다.
6월 중순 무렵으로 기억이 되는데 유난히 습도가 높은 초여름 날씨었다. 오후들어 날씨는 뜨거워지고 습도는 더욱 높아져 불쾌지수는 그에 따라 더욱 더 높았다.
2시 무렵의 이륙은 몸이 고무공에서 튕기 듯 가쁜하다. 뭉개구름이 여기 저기에 가득하다. 써클링 없이 쭉 나가는데도 전혀 침하가 없다. 오히려 0.7미터씩의 상승만 있을 뿐. 착륙장을 지나 비닐하우스 상공을 지나 논 중간 쯤에서 엄청난 에너지를 만났다. 그야말로 순식간에 클라우드베이스! 고도 2,050! 시커먼 먹구름속에서 웅웅 곧 뇌전이 일 듯! 겁을 집어먹고 그대로 착륙장쪽으로 달려 가벼운 스파이럴로 착륙! 잠시 후에 소나기! 다행히 지나가는 차가 있어 10여분 후에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위의 두 경우라면 비록 낮은 내동 이륙장이라면 고고도 비행이 가능한 예다.
하지만 위의 두가지 상황뿐이겠는가!? 이 날 토요일에 이런 상황이 아니더라도 비익조팀의 날개들은-종희씨 성이씨 준희씨 용진- 도솔산 정상을 넘나들면서, 고압선을 희롱하면서 비행하는 걸 보고 내 상식이 깨져 버리는 걸 느꼈다.
비익조 팀의 무궁한 발전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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