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다시 3권. ‘오늘의 동시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한 조은희 시인이 등단 7년만에 선보이는 첫 번째 동시집이다. 시집에는 그동안 시인이 써 내려온 작품들 중에서 엄선된 60편의 동시가 수록되어 있다.
생활 주변의 재료들을 동시로 끌어들여 어린이의 시선에서 재해석해낸 감각적인 작품들이 많다. 생활의 둘레길에서 건져낸 사물들과 경험을 시적 형상화를 통해 새롭게 구성해 냈다. 작은 집 창문이 천문대가 되고, 사진 한 장 속에 있는 해외 아동이 친구가 된다. 어린이는 그 시선에 공감하며 동시를 읽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
저자 : 조은희
조은희 시인은 경기도 화성시에서 태어났으며, 2014년 ‘오늘의 동시문학’에 동시로 등단했다.
어린이들과 글쓰기 수업을 하고 있으며, 한국동시문학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출판사 서평
시와 사람도 생활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나무와 같다.’ 동시집 〈매달린 낙서〉를 읽고 나면 이런 생각이 머리를 찾아온다. 시와 사람이 생활에 발을 푹 담그고 있다는 걸 느끼게 된다. 이때 생활은 흙과 같다. 뭇 나무가 자라는 대지와 같다. 조은희의 시는 생활 속에서 자라고 생활 속에서 익어간다. 그 안에 건강한 사람이 산다. 그는 시집 원고를 내게 건네면서 ‘생활 속에서 시를 얻었습니다.’라고 아주 힘들여 말했다.
조은희 시는 경험이나 체험에 시의 맛을 곁들여 사물의 아름다움은 물론 자신을 들여다보게 하고, 우리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이며,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가야 하는지를 생각해 보게 하는 시다. 잔잔한 음성으로 다가와 자연스럽게 마음을 움직이게 한다. 생활에서 마주하는 어려움이나 괴로움을 뛰어넘는 데 힘을 보탠다. 그의 시가 지닌 강점이다.
〈박두순 서평 중에서〉
■ 작품 해설 중에서
김순영이 쓰는 시는 주로 생활 동시다. 소재는 별난 것이 아 니다. 별난 데서 찾지 않는다. 일상의 테두리 안에서 찾는다. 어린이 일상생활에서 얻는다. 따라서 그의 작품에는 실제 이 야기가 많다. 그래서 그의 시는 허황하지 않다. 실감난다. 공 감도 불러온다. 머리로 쓰지 않고 가슴으로 쓴 까닭에서다.
그렇다고 시가 낡아 보이지 않는다. 그는 시를 쓰는 과정도 특별하지 않다. 소재를 잡으면 어린이 마음 읽기에 고심한다. 내면을 깊이 들여다본다. 자세히 살핀다. 새롭게 바라본다. 이 런 점이 시를 낡음에서 벗어나게 한다.
김순영의 관심은 어린이를 향해 있다. 웃고 뛰놀고 다투고 화해하며 한 뼘씩 자라고 있는 어린이들 모습에 눈길이 쏠려 있다. 어린이 편에 서서 그들의 아픔이나 괴로움, 쓸쓸함, 기 쁨과 즐거움을 대신 말해 준다. 이 점이 김순영 시의 신선감이 다. 이 시집은 어린이의 이런 몸과 마음의 성장을 담고 있다. 의미 있는 시집이 태어났다.
- 박두순 / 동시작가, 시인
책 속으로
‘인생 어떡하지?’
도서관 책상 가림막에
써놓고 간 누군가의 낙서에
댓글이 대롱대롱
ㄴ 그러게… ㅠㅠ
ㄴ 힘 내!
ㄴ 할 수 있어!!!
ㄴ 파이팅
ㄴ 모두 힘내자
ㄴ 결과는 노력에 비례한대
낙서에 매달린 말이
힘들게 공부하는 우리 손을
꼬옥 잡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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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밥 먹고
생일 선물로 설거지했어요.’
- 딸 현주
씽크대 문에 붙은 메모가
퇴근한 엄마를 맞아준다
생일 선물도
한 뼘 자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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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한 장이
- 난민 어린이 학교
조은희
쓰레기 더미가 학교다
소녀는 아침이면
쓰레기를 찾아 나선다
쓰레기를 모으고 쌓아
그 위에 앉아 공부한다
종이를 찾아 혼자 공부한다
아무도 몰랐는데
지나가는 기자가
소녀를 사진에 담았다
사진 한 장이
소녀의 맘을 읽고
학교도 갈 수 있게 도왔다
-맘껏 공부할 수 있어 좋아요
소녀의 말은
쓰레기 더미에서 피어난 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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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엄마 진짜 엄마
조은희
농사일로 엄마는 너무 바쁘다
거의 밖에 있다
집에 와도 일만 한다
하루 종일
엄마를 일에게 빼앗겼다
가짜 엄마
잠자리에 누워야만
다정한 엄마 목소리가 찾아오고
토닥이는 손길이 찾아온다
밤에 비로소
진짜 엄마가
옆에 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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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오토바이
조은희
빨간 오토바이를 보면
집배원이었던 아빠 오토바이가부릉, 달려 나온다
편지, 소포들로 가득찼던아빠 오토바이 우편함이 비워질 땐시골 사람들이 고맙다참외, 수박 담아주었지
아빠는 하늘나라에서도'편지요'하며 배달하실까?
하얀 눈이 내린다아빠가 배달하는하늘나라 편지 같다
나는 머리에 앉은 눈을하나도 털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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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합니다
조은희
봄은 꽃 피우기를좋아합니다
매화꽃이피었습니다
산수유가피었습니다
제비꽃이피었습니다
봄은'피었습니다'라는 말을가장 좋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