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동희의 콩그리쉬 > 제가 최근 7년 간 7마리의 개들을 키워본 결과, 개 짖음은 2가지 종류가 있더군요. 하나는 그저 낯설다는 이유로 습관성으로 짖는 소리이고요, 다른 하나는 주인이 아닌데 과거 자신에게 위협을 가했던 사람이나 존재에 대해 기억력을 되살려 짖는 소리가 있습니다.
우리 말로는 ‘개가 짖다’라고 사실상 하나의 표현 밖에 없는데, (제 입장에서는 놀랍게도) 영어로는 2가지 단어가 있습니다. 하나는 ‘옐프(Yelp)’이고 다른 단어는 ‘바크(또는 발크 bark)’입니다. 사전을 찾아보면 전자는 ‘개가 깽깽 우는 소리’입니다.
yelp [jelp] 날카로운 울음소리(를 내다), 깽깽(울다)
반면 후자는 ‘개가 짖는 소리’로 표현됩니다. 사용 예문을 보면 더 감이 옵니다.
즉, ‘우리 개가 자꾸 허공을 보고 짖어댄다’를 영어로 표현하면 My dog keeps barking at nothing.입니다. (여기서 표현 keep ~ing 계속 ~하다라는 뜻입니다.)
아마도 주인의 눈으로는 허공으로 보이고 잘 인지할 수 없는 위협적인 존재를 개가 인식하고 짖는다고 저는 해석합니다.
저의 장인 어른이 과거 서울에서 전남 무안 시골집에 갔는데, 어느 날 처음 보는 개가 짖어서 개를 야단쳤다고 하십니다. 그런데 그 개는 이를 정확하게 기억해서 명절에 가끔 내려가면, 장인 어른만 보면 거의 미친 듯이 짖어 포기했다고 하십니다.
정치인인 저는 요즘 같은 대선 정국에서 정치 기사를 하루에 서너 번은 살펴봅니다. 날마다 계속 이렇게 살펴보는 일도 조금 힘듭니다. 그래서 요령을 피웁니다.
처음에는 네이버 정치 기사를 계속 보았는데, 제목만 볼려고 해도 옆에 사진이 한 장씩 나와서 본문을 안 보아도 ‘감정이입’이 조금 되더군요. 그런데 다음 정치기사는 사진 없이 제목만 살펴 볼 수 있어, 요즈음은 다음을 봅니다.
요즈음 대부분의 한국 정치기사가 네거티브들입니다.
저는 그러면 오늘도 장인 어른의 옛날 시골집 개를 떠올립니다.
저는 지금은 4마리의 저의 개들이 짖을 때마다 의례 습관적으로 그렇겠지 하고 별로 신경을 안 씁니다. 그런데 짖는 소리가 개들의 기억력을 되살려 짖을 때에는 그 소리를 구별하고 신경을 씁니다.
제가 신경을 쓰는 ‘짖음’에 가까운 영어단어 ‘발크(bark)’는 짖는 소리 외에 나무 껍질이란 뜻도 있습니다. ‘나무 껍질을 벗기다’라는 동사로도 사용되는데, 이러한 성격에 가까운 소재는 제 눈에는 ‘성남시 대장동’ 밖에 없다고 판단됩니다.
( 사진 설명 : 2019년 10월 남양주시 화도읍에서 태어나 다음 달 종로의 구원투수 정동희에 의해 키워지고 있는 세퍼드 수컷 이름은 ‘씨뚜’로, 종로를 지키는 파수꾼 맹견입니다. )
#대장동, #종로맹견씨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