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문화원 활성화가 먼저다!
인근 부지에 아세안빌리지·유학생 교류센터 조성이 과연 필요한가!
지난 2014년 12월에 개최된 '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후속 성과사업으로 2017년 9월 개원한 아세안문화원
지난 4월 9일 오거돈 시장과 박인영 시의회 의장을 비롯해 부산지역 관련 기관장들이 아세안 문화원에 총집결하여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준비상황 보고회를 가졌다. 그 자리에서 2014년 한·아세안 정상 회의의 후속 성과 사업으로 아세안 문화원을 건립한 데 이어, 이번 두 번째 특별정상회의 성과 사업으로 현재의 아세안 문화원 인근의 빈터에 아세안 빌리지와 아세안 유학생 글로벌 교류센터 및 KOICA 교육연수센터를 조성하기로 했다.
당장 듣기에는 그럴듯해 보이지만 수백억의 나랏돈이 들어가는 사업인데 과연 현재 상황과 미래 수요를 치밀하게 연구 분석하고 결정한 것인지 심히 의문스럽다. 아세안 빌리지를 아세안의 문화·경제협력의 복합 클러스터로 만든다고 하는데, 사상구나 김해 부원동처럼 외국인들이 자연스레 모여 사는 곳도 아니고 아세안과 비즈니스를 하는 것도 아닌 곳에 말로만 아세안 빌리지라고 만들어 놓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간판만 남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문화원 용도 확대해 주민참여도 높여야
차라리 현재의 아세안 문화원의 용도를 아세안 빌리지로 하는 것은 어떤가? 170억의 예산을 들여 건립해 매년 관리비만 수십억이 드는 아세안 문화원이 아세안 국가들의 문화를 알리는 기능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아세안 각국의 미술과 예술 등에 관한 전시가 돌아가며 열리고 있고 아세안 각국의 전통의상이나 생활도구 등이 전시되어 있지만, 해외여행이 보편화되고 방송에서는 세계 각국을 여행하는 프로그램들이 수시로 나오는데 이런 구태의연한 전시에 부산 시민들이나 관광객들이 큰 관심을 가지겠는가?
해운대신도시 주민들 중에서도 한 번도 안 가본 사람이 많을 정도로 시설 이용도가 저조한데, 이참에 시설의 용도를 폭넓게 해석하여 다양한 아세안 활동이 이루어지는 아세안 빌리지로 조성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해운대신도시시장 리모델링해 아세안교류 중심지로
그리고 아세안 유학생 글로벌 교류센터를 만든다고 하지만, 접근성 좋은 부산국제교류재단이나 유학생들이 자연스레 모이는 대학이 아닌 해운대 좌동까지 유학생들이 올 것 같지 않다. 꼭 유학생 글로벌 교류센터를 만들겠다면 빈터에 지을 것이 아니라 해운대신시가지 조성 초기부터 활성화되지 않고 있는 신도시시장을 리모델링하여 활용할 것을 제안한다. 신도시시장은 아세안 문화원 바로 앞에 있지만 신시가지의 외곽에 위치하여 오랫동안 상가가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해운대백병원 등이 들어서면서 다소 나아졌지만, 핵심시설 없이 각종 점포들이 혼재하여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최근에는 공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지하 1층은 거의 폐허화되어 대낮에도 귀신이 나올까 무서울 정도다. 신도시시장 전체나, 예산이 부족하다면 몇 개 층만이라도 리모델링하여 유학생 교류센터로 쓴다면 신도시시장 주변 상권도 활성화되고 아시아문화원과의 연계도 자연스레 이루어질 것이다.
●최소한의 녹지공간으로 남겨야
아세안 문화원과 백병원 사이의 빈터는 녹지공간이나 주민 문화공간으로 조성했으면 한다. 지금 해운대신도시는 주변에 엘시티와 대규모 아파트 단지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어 과밀화의 고통 속에 24시간 교통정체에 시달린다. 해운대 신도시에 마지막 남은 공공용지를 해운대의 주인인 주민들의 생활환경을 개선하는 데 쓰는 것이 더욱 바람직할 것이다. 또한 아세안문화원을 찾는 사람들도 숨통을 틔울 수 있는 녹지공간 하나 없이 온통 시멘트 건물들밖에 없는 곳이라면 별로 찾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다.
아세안문화원 인근 부지
오랫동안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해운대신도시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