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팀의 4번주자로 나선 국내 랭킹 1위 신진서 9단. 까다로운 상대 탕웨이싱 9단을 맞아 역전, 재역전 끝에 4집반승을 거뒀다.
제22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9국
신진서, 탕웨이싱 상대로 296수 4집반승
랭킹 1위의 등장이다. 팀에서도 팬들로서도 '싹쓸이'까지를 기대한다. 절정의 기량과 기세를 보여주고 있는 신진서 9단이 한국팀에 귀중한 승점을 안겼다.
신진서 9단은 24일 오후 한국과 중국의 대국장을 인터넷으로 연결해서 벌인 제22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제9국에서 탕웨이싱 9단을 꺾었다. 3시간 3분, 296수 만의 4집반승.
'바둑 삼국지'로 불리는 농심신라면배는 한중일 간의 5인 단체전. 한국의 4번주자와 중국의 3번주자가 상대전적 2승2패에서 마주했다. 자국랭킹은 신진서가 1위, 탕웨이싱은 22위.
▲ 개인적으로도 농심신라면배 본선에서 첫승을 거뒀다.
탕웨이싱의 랭킹은 낮지만 상대전적에서 2위 박정환과는 8승8패로 팽팽하고 3위 신민준에게는 3승1패, 4위 변상일에게는 3승2패, 5위 이동훈에게는 6승으로 앞서 있는 등 한국 기사들이 까다로워하는 중국 기사 중의 한 명이다(은퇴한 이세돌과도 2승2패로 맞섰다).
무난한 출발이 보였던 신진서는 상변 접전에서 실점했다. 그 후 따라잡고, 역전하는 데에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러한 우세는 하중앙에서 어떤 착각이 있었는지 손해를 보면서 추격을 허용했다.
▲ 컴퓨터 앞에 앉아 농심배를 두기는 처음이다.
개시 2시간, 150수 부근에서의 형세는 팽팽.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바둑이 됐다. 후반의 정밀함에서 신진서 9단이 앞섰다. 마지막에는 탕웨이싱 9단에게서 회복하기 어려운 실수가 나왔다. 위기 상황에서 냉정함을 잃지 않은 신진서 9단이었다.
국후의 신진서 9단은 "상변 전투에서 돌이 죽는 바꿔치기가 마음에 안 들었고, 나중에 만만치는 않지만 스타일에 말린 느낌이 있어서 기분 나쁘다고 생각했다"면서 "대마를 공격하면서 괜찮아질 수 있는 찬스를 놓쳐 미세하지만 나쁜 승부로 봤는데 상대가 무리하면서 다섯점을 잡아 이길 수 있었다"는 감상을 말했다.
▲ 탕웨이싱 9단은 세계대회 타이틀 홀더(삼성화재배) 자격으로 중국 대표팀에 자동선발됐다.
개인적으로도 농심신라면배 첫승을 올렸다. 신진서 9단은 19회 때에는 선발전을 거쳐서, 21회 때에는 랭킹 1위로 선발전 없이 태극마크를 달았으나 본선에서 승점을 올리지는 못했다.
9국까지 진행된 중간성적은 한국이 3승3패, 중국이 4승3패, 일본이 2승3패. 남겨두고 있는 선수는 한국 2명, 중국 2명, 일본 2명이다. '바둑 삼국지'의 22번째 시즌은 근년에 볼 수 없었던 접전 양상을 띠고 있다(지난 4년간 매 시즌 1승 아니면 무승에 그쳤던 일본이 5년 만에 개인승수 2승을 거뒀다).
▲ 농심배 첫승 소감에 대해 "그동안 제가 지면 거의 박정환 선수밖에 안 남기 때문에 더 부담이 ?던 것 같고, 그것을 이겨내지 못한 것 같은데 이번에는 잘 된 것 같다"는 신진서 9단이다.
2차전까지를 치른 제22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은 내년 2월 22일에 한일전으로 최종 3차전을 속행한다. 신진서 9단의 상대는 일본이 4번주자로 발표한 이야마 유타 9단이다.
일본 내에서 10년 이상 일인자 지위를 누리고 있는 이야마는 현재 7관왕, 통산 62차례 우승 경력을 갖고 있다. 신진서 9단은 이야마 유타 9단과 2017년 삼성화재배 16강전에서 한 판을 겨뤄 118수 만에 불계승한 바 있다.
▲ 탕웨이싱과의 상대전적은 2패 후의 3연승.
"어려운 상대지만 제 힘을 다 발휘한다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신진서 9단은 "지난대회에서 박정환 선수가 홀로 외롭게 마지막까지 대국하는 모습에 감명받기도 했고 죄송하기도 했다. 이번에 박정환 선수를 쉬도록 하면 좋겠지만 상대가 워낙 많이 남아 있어서 최대한 열심히 싸워 보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우승국이 독식하는 농심신라면배의 상금은 5억원. 개인 3연승시 1000만원을 획득하며, 연승상금은 그 후 1승 추가시마다 1000만원씩 늘어난다. 그동안 우승 횟수는 한국 12회, 중국 8회, 일본 1회.
▲ 이번 대회는 랭킹 1위 자격으로 선발전을 면제받았다. 세 번째 태극마크.
▲ 19회 때에는 3번주자로 당이페이 9단에게, 21회 때에는 4번주자로 양딩신 9단에게 패했었다.
▲ 이번이 농심배 첫 출전이다.
▲ 랭킹 1위다웠다.
▲ 메이저 세계대회에서 2013년 삼성화재배, 2016년 응씨배, 2019년 삼성화재배를 우승했다.
▲ 상변 처리에서 실점하면서 위기도 맞았으나 결과로 답했다.
▲ 한국랭킹 1~9위를 상대로 동률 이상의 전적을 보여 왔다.
▲ 올해 전적은 62승7패, 승률 89.86%가 됐다. 1승을 보태면 90%에 복귀한다.
▲ 내년 2월에 속개되는 3차전에서 일본의 부주장 이야마 유타 9단을 상대로 2연승을 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