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친구
최명애
1년 전에 신협 문화센터에 등록했다. 하모니카 중급 연주 반에 들어갔다. 고정 회원들이 연습하고 있고 평균연령이 60세 이상이다. 자신감 있게 연주하는 모습을 보니 즐거웠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다. 악보를 보고 계이름을 외워 곡을 연주하는 것은 노래를 모르면 쉬운 것이 아니다. 처음 하모니카를 배운 뒤 몇 년이 지났다. 이런저런 사정으로 쉬었다가 다시 시작하였다. 어떤 취미든지 지속해서 하기는 힘들다. 한참 지난 후 다시 하려고 마음을 내는 것은 나에게 맞는 취미라는 생각이 들었다.
등록 후 얼마 안 있어 스승의날 행사가 있었다. 예쁜 무대 의상을 입고 자체 연주회를 열었다. 마음은 청춘이다. 오늘 따라 선생님의 표정은 예쁜 작약꽃처럼 환하다. 경력 4년 된 분들의 연주는 안정감이 있었다. 역시 세월의 흔적이 느껴졌다. 회원들은 한마음으로 손뼉 치고 리듬에 맞추어 몸을 흔들었다. 노년 세대의 행복은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는 말이 실감 난다. 회원들의 열정과 배움이 녹아나는 시간이었다. 모두 돋보기를 끼고 악보를 보며 연주한다. 나 역시 퇴원 후 아픈 몸이 회복도 덜 된 상태에 참여하였다. 등록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입원하여 연습 시간이 별로 없었지만, 그전에 배운 기능이 있어 쉽게 따라 할 수 있었다.
요즘 1인 1 악기가 기본이라고 하는데 악기 하나 정도는 연주할 줄 알아야 한다. 연주할 기회가 오면 언제든지 관객과 함께하는 즐거움을 풍부하게 만들어 준다. 나이가 들어도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는 의지와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 배우고자 하는 이 공간 안에서는 모두가 같은 마음이다. 함께 배우고 즐기며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음악에 맞추어 하모니카를 불고 좋아하는 노래를 마음껏 불어 보겠다는 건강한 욕망을 가지고 있으니 보람된 생활을 하는 것이다. 신협에서 복지문화센터 사업에 참여할 기회를 주어 감사하다. 선생님도 즐겁게 가르치니 뿌듯하다고 했다. 마지막 곡은 어버이날이 지났지만, 하모니카 연주와 함께 ‘부모’를 불러보는 시간을 가졌다.
신협 정기주주총회가 열리는 날 공연이 있었다. 1년에 한 번씩 하는 회의로 이번에는 어울아드센터홀에서 개최했다. 문화센터에서 라인댄스, 노래교실, 하모니카 연주팀이 식전 공연 행사를 맡아 달라고 부탁했다. 리허설 하기 위해 아침 일찍 모이기로 했다. 공연복을 입고 안 하던 화장을 하느라 바빴다. 대기실에 들어가니 벌써 회원들이 와 있었다. 그제야 생각이 난다. 공연에 필요한 소품 챙기는 것을 깜빡했다. 모자가 없어서 어제 빌려둔 것인데 차에 놔두고 안 가지고 왔다. 빌려준 사람한테도 미안한 일이다. 택시를 타고 아파트 주차장에 왔다. 모자를 챙겨 다시 부랴부랴 공연장으로 갔다. 마침, 리허설 전이라 함께 할 수 있었다.
악보 없이 두 곡을 연주해야 한다. 그동안 항상 악보를 보던 습관들이 있어 처음에는 조금 긴장되었지만, 자신감을 가지고 연주를 했다. 총회에 참석한 내빈들과 주주들이 함께 부를 수 있는 곡으로 선곡했다. 연주가 시작되자 무대 아래에서는 함께 손뼉을 치고 노래를 따라 불렀다. 하모니카는 관객과 함께하는 사회적 모임에도 충분히 어울릴 수 있는 악기다. 문화센터 강좌 중 하모니카 선택을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선생님이 두 곡을 제대로 잘 불었다며 칭찬을 많이 했다. 신협은 총회 후에 공연팀에게 맛있는 점심을 제공해 주었다. 회원들은 점심을 먹은 후 찬원카페에 가서 뒤풀이했다. 찬원 카페는 가수와 관련되는 많은 소품을 전시해 놓고 있었다. 차를 마시며 이찬원 노래 중 한 곡을 선택해서 연주하자는 의견도 내었다. 좋은 노래가 있으면 배우고 연주하고 싶은 마음을 낸다는 것도 일취월장하는 것이다.
하모니카는 매력적인 악기다. 아파트 생활에 소음으로 주변에 피해도 주지 않고 장소와 관계없이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조용한 시간에는 혼자서도 맘에 드는 곡을 골라 불어 볼 수 있고. 크기가 작아서 주머니에 넣어서 어디든지 가지고 갈 수 있다. 여행 갈 때나 산에 올라갈 때도 들고 갈 수 있다. 처음에 1개이던 초보 하모니카가 지금은 조별로, 10개로 늘었다. 노래마다 어울리는 조에 맞게 하모니카를 선택해서 연주하면 된다.
최성수의 대표곡 ‘동행’을 한 곡 불어 본다. 잔잔하면서도 의미가 와닿는 노래다. 나도 대표곡을 몇 개 만들어 언제 어디서나 자신 있는 연주를 할 수 있도록 기본기를 더 다져야겠다. 하모니카 연주는 혼자서 할 수 있으며 여럿이 즐거운 분위기를 즐길수도 있어 부담이 없다. 성취감도 느끼고 마음의 안정을 찾는 데도 많은 도움이 된다. 취미생활을 통해 더 나은 인생을 열고 건강한 노후를 향해 나아가기를 희망한다.
첫댓글 행복은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는 말씀에 공감합니다. 하모니카 소리와 함께 즐거운 취미 활동하시길^^~
1인1악기 시대가 오는 것 같습니다. 좋은 취미는 삶을 풍요롭게 합니다. 연습해서 모임에 한번 연주해주세요.
읽다보니 최선생님의 하모니카 부는 모습과 함께 멋진 화음이 귀에 울리는듯 합니다. 언제 한곡 연주해주시면 좋겠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