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7회 일반인 입단대회]
강창배(22) 아마7단과 박시열(19) 아마5단이 연구생 퇴출(?)의 아픔을 딛고 입단에 골인했다.
12월 4일 오후 2시 30분, 강창배 아마7단이 박시열 아마5단에게 패하면서 입단자가 결정났다. 제117회 입단대회 본선 3회전 첫날 하성봉 아마7단에게 패하며 괴로운 출발을 보였던 박시열 아마5단은 막판 2연승의 뚝심을 보이며 입단에 성공했다. 또 한명의 입단자, 강창배 아마7단. 바둑 팬들에게 아마최강자로 더욱 친숙한 그의 이름은 이제 프로 반열에 당당히 새겨지게 됐다. '인간 승리의 주역'이라 평가 되는 강창배 초단과 웃는 모습이 한없이 맑은 박시열 초단을 만나 봤다.
아마바둑계를 위해 힘쓰고 싶다! -강창배 초단-
생년월일 : 1986년 7월 21일 (부산)
가족관계 : 강정근(54) 김은미(48) 씨의 1남 1녀 중 장남
지도사범 : 장수영 9단
입상경력 : 2008년 제26회 덕영배 아마대왕전 우승, 2007년 국무총리배, 삼성화재배 아마바둑오픈, 이창호배 우승 등
존경하는 기사 : 이창호 9단
기풍 : 임기응변에 능한(?) 카멜레온 스타일
축하한다. 정말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홀가분하다. 세번 째 본선3회전 진출인데 두번 모두 3등에 머물렀었다. 그래서인지 이번에도 안 될거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운이 좋았던 것 같다. 어제 2승을 거두고도 마음이 편치 않았다.
축하 인사를 많이 받았을 것 같은데.부모님과 장수영 사범님이 가장 기뻐하셨을 것 같다. 수고했다면서 고맙다고 말씀하시더라. 친구들에게도 축하 인사를 많이 받았는데..(하)성봉이 형과 (이)지현에게 미안하다. 성봉이 형이 문자로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보내왔는데 마음이 찡했다.
일반적인 관례(?)를 깨고 일반인 2명이 입단에 성공했다.사실 같은 조건으로 공부를 한다면 밀릴 이유가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는 주로 어린 친구들이 입단을 했기 때문에 연구생을 나온 일반인이 입단하는 게 힘들다고 비춰졌을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어쩌면 일반인이 더 세질지도 모르겠다. (기자: 연구생 퇴출제도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나?) 그건 잘 모르겠다.
아마강자들과 프로기사들의 실력차는?한국랭킹 1위~10위하고는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 외 기사들과 아마강자들(연구생 포함)의 실력차이는 그리 크지 않다고 생각한다. 연구생 1조는 프로라고 봐도 무방하다. 앞으로는 프로실력을 갖춘 아마강자들이 더욱 많아질 것이라고 본다.
아마추어로 활동하면서 제법 이름을 알렸다. 이제 아마바둑계를 떠나야 하니 아쉬움도 적지 않을 텐데.선배, 친구들과 함께 지방을 내려가 아마대회에 출전하면서 많은 좋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 이번 입단대회 1회전을 통과한 후 덕영배에 나가 우승을 차지했다. 그때 많은 분들이 이번에는 꼭 입단하라면서 격려해 주셨다. 이 자리를 빌어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바둑인생을 살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날. 오늘이 될 것 같다. 7살에 바둑을 시작해서 꽤 오랜 시간 바둑과 함께 살아 왔다. 연구생을 나올 무렵에는 열심히 하지 않아서 별 느낌이 없었던 것 같은데 그 후에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까 열심히 해보자는 결심을 했다. 내년까지는 프로의 꿈을 접지 않으려고 했는데 다행히 입단에 성공했다. 부모님께 감사드린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아마추어 생활을 오래 한 만큼 아마바둑계의 분위기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앞으로 아마대회에 참가할 수는 없지만 아마바둑계가 발전할 수 있도록 힘쓰고 싶다. 물론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바둑리그의 영웅이 되고 싶다! -박시열 초단-
생년월일 : 1989년 8월 8일 (서울)
가족관계 : 박래덕(51) 황수희(47) 씨의 1남 1녀 중 장남
지도사범 : 양재호 9단
존경하는 기사 : 조훈현 9단
기풍 : 전투를 좋아하는 실리형!
축하한다. 소감 한마디? 꿈을 이뤄서 후련하다. 입단하면 정말 좋을 것 같았는데 의외로 담담하기도 하다.
입단 공부를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연구생에서 나왔을 때 심적으로 가장 힘들었던 것 같다. 마지막 리그에서 져 내신점수에서 안성준(현 프로 초단)에게 밀렸었는데 그때도 괴로웠다. 아무래도 나이가 있으면 부담을 느끼게 되는 것 같다. 동생들하고 둘 때도 부담이 되고.
첫날 1승 1패를 거두고 기분이 어땠나.첫 판에 패해서 굉장히 괴로웠다. 양(재호)사범님이 편하게 두라고 격려해 주셔서 도움이 됐다. 진 바둑을 크게 생각하지 말고 이기려고도 하지 말라고 말씀해주셨다. 집으로 돌아가 빨리 잠을 청하려고 노력했다. 자고 일어나니 아무렇지도 않더라.(웃음)
가장 힘들었던 판. 마지막 판(강창배)도 힘들었는데 본선 1회전에서 동률이 나왔을 때 매우 부담스러웠다. 부모님과 양사범님이 많은 도움을 주셔서 입단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도움을 주신 여러 분들과 호주에 있는 누나에게도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싶다. (박시열 초단은 왼손 중지에 반지를 끼고 있었는데 기자가 커플링이냐고 묻자 "누나가 호주를 가면서 꼭 입단하라며 준 선물이다. 누나가 끼고 있었던 반지인데 누나가 호주로 간 뒤로 줄곧 반지를 끼고 있었다"며 누나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나타냈다.)
앞으로의 목표.바둑리그에서 우승을 하고 싶다. 팀이 위기에 처했을 때 구해보는 역할을 해보고 싶기도 하고(웃음). (기자: 바둑리그를 선호하는 이유는?) 방송에도 나오고 규모도 커서 끌리는 것 같다. 친구들이 바둑리그에서 활동하는 모습을 보고 부럽다는 생각을 했었다. 세계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것도 목표 중 하나다.
인터뷰가 끝나면 무엇을 할 계획인가?도장으로 가려고 한다. 어제 오늘 둔 바둑을 복기해 볼 생각이다. 도장이 편하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