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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난놈의 탈출기 >
들머리: 복성이재( 04:00)~치재~꼬부랑재~다리재~봉화산(919.8)~944봉~광대치
~월경산(981.9)~중재~중고개재(755.3)~백운산(1278.6)~영취산(1075.6)~무령재
날머리: 무령고개(18:00)~ 육십령
걸은길: 도상거리 18KM / 실측거리 19.64KM
누구랑: 나 포함 고등학교 동문 31명(61회~91회까지)
오늘은 백두대간 5구간 4회차 종주가 있는 날이다. 2006년 09월 08일 저녁 10시에 노원역 미도파 앞에서 출발하여 잠실과 용인에서 참가 인원을 모두 태우고 바로 함양 휴게소에서 새벽을 먹고는 복성이재에 도착한 시간은 새벽 04시이다. 참여 기수는 61회 선배로 부터 30년 후배인 91회까지 후배님 안식구를 포함하여 31명이다. 다리재에(산불감시 초소)오니 먼동이 트기 시작한다. 이곳에서 숨을 고르고 봉화산으로 오르는 가파른 길을 오르며 동쪽 하늘을 바라 보니 구름속에서 햇님이 나오기 시작하는 이 아름다운 일출 모습에 모두들 탄성이 저절로 나온다. 이름에서 알수 있듯이 과거 봉화가 피어 올랐던 산이라 봉화산이라 한다. 원래 철쭉으로 유명한 산이다. 그러나 정상으로 갈수록 억새가 무성하니1996년 산불로 인해 철쭉밭은 사라지고 억새가 자라 억새밭이 되었단다. 억새가 사람키 이상으로 자꾸 얼굴을 할퀸다. 정상에 오르면, 북쪽으로 장안산과 남덕유산, 기백산이 보이고 남쪽으로는 지리산 연봉이 병풍친듯 장쾌하게 보인다고 하나 오늘은 운무雲霧가 앞을 가라막고 있는데 이 모습이 장관이다. 구름위에 둥둥 떠 있는 그런 기분이다.
봉화산 정상 언저리는 2m가 넘는 억새가 거대한 평원을 이루고 있는데 늦 가을에 찾아가면 제대로 볼 수 있으리라 본다. 치재쯤인가 어느 솔나무 밑에서 인기척이 난다. 아마도 백두 종주꾼이 이곳에서 비박을 하는가 보다. 인사를 한다, 안녕하세요, 이 산꾼을 다리재에서 또 만난다. 경상도 말씨로 40대로 보이는 이 친구는 38일 목표로 지금 종주 중 이란다. 어, 38일간 나홀로 종주라? 처음 들어 보는 단기간 종주이다. 내가 알기로는 60일간 홀로 종주한 친구는 알고 있는데 말이다. 서로 인사하고 명함을 건네며 소백산에 올 때쯤 꼭 연락하라고...이 친구가 목표한 모든 일이 잘 이루워지길 기원 드린다. 다리재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선후배님들의 면면을 보니 부부가 같이 온 후배 옆지기의 당찬 모습이 눈에 띤다. 이야기인 즉 프로급의 山女란다. 앞으로 선, 후배님들의 마님들께서 많은 동행이 있기를 기대한다. 부부란 삶의 소풍길을 같이 가는 同行의 벗이 아니런가? 백두큰산줄기 종주를 끝까지 완주한다는 것은 그리 쉬운일이 아니다. 왜냐하면 한달에 두 세번 토, 일요일을 활애해야 하고 종주가 끝날때까지 건강관리를 철저히 해야 하는 어찌보면 스님의 안거에 버금가는 체력관리를 해야 하고 또한 주변에서 배려가 있어야 가능하다고 본다.
무진장 : 전라북도 사람들은 동북쪽의 산간지역을 흔히 이렇게 부른다. 무주, 진안, 장수의
앞 글자를 따서 붙인 이름이다. 무주는 전북에서 경작지 면적이 가장 적고, 진안은 산지비율이 80%에 달하며 장수는 평균 해발고도가 490m에 이른다. 이렇게 보면 '전북의 지붕'으로 불리는 것도 충분히 이해가 가리라. 봉화산 정상의 운무에 모두들 감탄사를 연발하며 07시 30분 쯤에 944봉을 향하는 길은 너무 깊다. 억새풀과 철쭉과 여러 들꽃들이 어우러저 길을 막고 있다. 여기 이 들꽃들의 얼굴들을 보니 아침을 맛나게 머금은채 인사를 한다. 그중 특이하게 생긴 꽃잎에 발길이 멈춘다. 투구꽃도 아닌것이 진범도 아닌 것이 처음 보는 꽃이다.
사진에 담는다. 이름 모르는 꽃이다. 야생화 도감에서 찾아 본다. 아! 이꽃이 돌쩌귀종으로 짙은 보라색인데 앞에 붙여지는 이름이 특이하다. 그늘, 가는, 한라가 붙는 것에 따라 조금씩 틀린다. 노랑 돌쩌귀는 백부자라하여 멸종위기의 보호식물로 분류된다. 여기 있는 꽃은 가는, 그늘로 보인다. 보호종은 아닌것으로 나중에 알았다. 이 들꽃들에 안기다 보니 후미 중에 후미로 뒤쳐진다. 64회 선배님과 후배 몇 명과 동행을 이루며 광대치를 향해간다. 발걸음이 자꾸 무거움을 느낀다. 발바닥이 아프며 통증이 오기 시작하는 데...광대치(805)에서 아침 겸 점심을 하기로 되어 있단다. 광대치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12시가 조금 넘는 시간이다. 선두조는 이미 식사를 끝내고는 출발한 상태이고 중간조들이 식사를 막 끝내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라면을 끓이고 79회 후배의 돼지고기 두루치기와 선배님들의 도시락이 푸짐하다. 단지 이슬이가 없는 것이 아쉽지만 라면을 맛나게 긇여준 후배와 기다려준 후배들에게 이 자리를 빌어 고마움을 전하며 특히 64회 두 선배님의 구수하고 삶의 멋이 배어 나오는 대화에 힘든 지도 모르고 여기까지 왔다.
지난번 소백산에 안기기에서 너무 많은 체력이 소모 되었는지 오늘은 아주 힘이 든다. 선배님께 저는 중간 탈출을 할랍니다, 고告하나 늦더래도 완주하자 하신다. 이 선배님은 백두종주에 참여하면서 몸무게를 87키로에서 현재 80키로까지 줄었단다. 아직도 10키로만 더 빼면 좋을 텐다 하신다. 중재나 중고개 재에서 탈출해야 되겠습니다. 도저히 발바닥의 통증땜에 힘이 듭니다. 월경산(981.9) 봉우리에 오르니 백운산과 지난번 백두종주의 들머리인 중기(재)의 마을이 보인다. 행정명으로는 운산리 운산목장(일명)이 보인다. 보통 일일 코스로는 복성이재~중재까지가 한구간이다. 월경산 정상에서 중재를 향해 내려오는 길목의 아주 시원한 안부가 있는데 우리 후미조 5명은 이곳에 돗자리를 폈다. 잠시 눈을 부치잔다. 막내인 79회 후배가 도저히 힘이 드는가 보다. 차례대로 눕기 시작하나 나는 주변을 두리번 거린다. 연리지 나무들이 눈에 뛴다. 아, 이곳이 연리지 군락을 이루는 곳이련가 서로 서로를 의지한채 사랑을 나누는 연리목들 인간도 서로 서로 사랑을 나누다 저렇게 연리목처럼 삶의 소풍길을 마감하는 것인지 참으로 무언無言의 교훈을 주고 있다. 두 나무가, 세 나무가, 더 많은 나무가 연리를 하고 있으니 그 나무들의 연리모습을 사진에 담는다.
누워있는 일행을 뒤로한채 사태지역을 지나 중재에 이르니 좌우 길이 보인다. 그런데 우측으로 길을 택하여 하산을 서두르니 여기서 부터 나는 불행의 길로 가는것인가? 나중에 안일 이지만, 반대인 좌측으로 내려 가야 논개의 기념관이 있는 무령고개로 가는 길인 743번 지방도로를 만나는데 반대인 중기쪽으로 내려 왔으니 어찌하든간에 발바닥의 통증으로 나홀로 탈출을 시도하여 20여분 내려오니 민가가 보인다. 그런데 아무도 없는 민가 아닌가. 아마도 별장인지 헛간인지 올 여름의 흔적은 있는데 이곳의 여러 특이종의 나무들이 나를 반긴다. 배롱나무, 헛개나무, 호랑왕갈퀴나무, 아구배나무, 등 아구배와 헛개나무를 조금 취取한다.
길을 따라 내려오는 길가에는 어름나무의 열매가 주렁주렁 달려있고 밤나무, 호두나무들의 열매가 한껏 가을을 향해 달리고 있다. 길가 숲을 두리번 거린다, 물봉선이 서서히 개울가에서 보인다. 이번에 이곳에서 흰물봉선을 만난다면 하고 이내 기대하며 두리번 거린다. 지난번 소백에서는 노랑까지는 보았는데 이곳 이런 첩첩산중 해발 6부능선에서 만날 수 있으리라 내신 기둘리며 하산길을 서두르는데 꼬부라지는 음달지역 하천옆에 다소곳이 하얀꽃이 보인다. 아, 바로 이눔 물봉선과 노랑에 가장자리에 다소곳이 않아 있는 네송이의 흰물봉선...반갑다 이눔아 !!!
중기의 민가까지 내려오니 아주 맑은 촌부님이 어데서 왔는가? 왜 혼자인가, 물어 보신다, 그냥 웃음으로 답하며 마을회관에 오니 함양가는 시내버쓰가 있다. 기사분한테 사정이야기를 하니 함양까지 가서 남원으로 해서 장수로가서 논개기념관으로 가면 된단다. 그리하여 함양읍내까지 오게 되는데 이곳에서 1시간 이상 알바를 하게 된다. 아니 벌건 대낮에 알바를 하다니...여기는 경상도이고 내가 갈려는 곳은 전라도 장수 장계의 무령고개까지 가야되는데...어느 참한 아가씨의 도움을 받아 지곡으로 해서 서상까지 가면 그곳에서 육십령 고개를 넘는 장계행 버쓰를 타면 장수IC 까지 갈 수 있다고 알려준다.
오후 4시에 서상까지 가는 버쓰가 있는데 40여분 남아 있다. 버스에 남아 있는 91회 후배에게 통화를 시도하니 전화를 아니 받는다.함양에서 출발하여 서상까지는 1시간 정도 걸리고 버스요금은 3100원이다. 서상까지 오는 동안 아름다운 농촌 풍경들이 차창가를 스친다. 지곡을 지나 송계까지의 개울가 옆으로는 '동호정, 군자정, 거연정'으로 이어지는 이곳의 산수가 무척이나 아름답다. 서상에 오니 5시 30분에 장계가는 버쓰가 있단다. 통화를 시도하니 91회 후배와 66회 선배가 통화 된다. 선두조는 이미 하산했고 중간조는 거의 다 내려왔고 후미조는 아마도 6시 30분경에나 도착할 예정이란다. 그러면 나는 장수 인터체인지 가는 길목에서 기달리면 되리라 약속드리고 육십령 고개를 넘어 명덕리 금정마을 한국전력 장계 변전소 앞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6시이다. 버스와 해후한 시간은 저녁 7시가 넘어 장계로 가는 26번 국도에서 도킹을 했다. 선,후배님들 죄송합니다 "충성"
그리하여 이 못난 눔의 탈출기는 마무리 됩니다. 오늘 함께하신 동문 선후배님들 앞으로 건산과 즐산으로 이어져 백두종주를 아무탈없이 마무리 하는 날까지 동행하렵니다. 감사합니다.(2006.09.09) 그날의 탈출은 아직도 생생하다. 그날 이후 동문 몇 명의 탈락자가 생겼으며 백두대간 탐방 일정을 수정하기에 이른다. 지금 현재 태백산까지 진행했으며 2007년 6월부터 다시 이어 가기로 되어 있으며 나 자신도 체력 보강중에 있다. *이때부터 나의 몸에는 이상이 있었는데 나는 무시하고 계속 산행을 감행했다. 2008년 8월 낙상하기 전까지...
#네이버블로그원본
첫댓글 거사님!!! 좋은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잘 보고갑니다~~~~ 건강과 행복가득한 시간보내시길 발원합니다~~~~~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