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조>
이화우 흩뿌릴 제
계낭
이화우(梨花雨) 흩뿌릴 제 울며 잡고 이별(離別)한 임.
추풍낙엽(秋風落葉)에 저도 날 생각하는가
천리(千里)에 외로운 꿈만 오락가락 하노매
♣어구풀이
-이화우(梨花雨) : 배꽃이 피는 봄날 내리는 비. 배꽃이 흩날리며
떨어지는 풍경이 마치 비가 내리는 것 같다는 말이기도 함.
-흩뿌릴 제 : 어지러이 뿌릴 때
-추풍낙엽(秋風落葉) : 가을 바람에 나뭇잎이 떨어짐.
-저도 : 임도
-하노매 : ‘하노매라’의 준말, 하는구나
♣해설
-초장 : 배꽃이 가랑비 내리듯 흩날리던 무렵에 손 잡고 울며불며 하다가
헤어진 임이건만
-중장 : 벌써 가을 바람에 낙엽지는 가을이 되었으니 그 임이 아직도 나를
생각하여 주실까?
-종장 : 천리 길 머나먼 곳에 가 계시다 하니 외로운 꿈자리에서 잠깐씩 뵙곤
할 뿐이로구나.
♣감상
이 시조는 이별한 임에 대한 연모(戀慕)의 정(情)을 노래한 것이다. 전라도
부안(扶安)의 명기(名妓)였던 지은이는 노래와 거문고, 한시에 능하여 촌은(村隱)
유희경(劉希慶)과 사귀어 정이 깊었다가 촌은이 상경한 후에 소식이 없자 이 시
한 수를 짓고 수절하였다 한다.
배꽃이 어지러이 흩날리던 봄날에 서로 못내 아쉬워하며 이별한 임이건만, 계절이
바뀌어 낙엽이 지는 가을이 되어도 임으로부터는 소식 한 자 없는 것이다. ‘이화우’
와 ‘추풍낙엽’은 계절의 변화를 알려 주는 소재로 작가의 쓸쓸하고 외로운 심정을
한층 더해주고 있다. 이별한 임을 못내 그리워하는 여인 특유의 애련(哀憐)이 담긴
노래이다.
♣작가소개
계낭(桂娘, 1513~1550) : 명종 부안(扶安)의 명기(名妓). 성은 이(李), 본명은
향금(香今). 호는 매창(梅窓), 또는 계생(桂生), 노래와 거문고에 능하고 한시를
잘 지었다고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