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이야기가 나와서 밑에 댓글을 달다가 좀 길어질 것 같아서 이렇게 글로 따로 씁니다. 시험 4시간 전에 뭐하고 있는 짓인지 모르겠네요.
이 이야기는 결국 조던과 르브론 누가 더 '올어라운드하게' 농구를 잘 하냐는 문제로 귀결이 된다고 봅니다. 캠프만세님이 실력이라기 보다는 다른 포지션을 얼마나 잘 소화하느냐의 문제라고 하셨는데, 올어라운드하냐 그렇지 않느냐도 실력입니다. 포인트가드로서 얼마나 드리블이 좋고 코트비젼이 좋아 어시스트를 잘 할 수 있느냐, 슈팅가드로서 얼마나 슈팅력이 좋으냐, 파워포워드로서 얼마나 스크린 사용 기술이 좋고 골밑 득점기술이 다양하냐 등.. 결국은 '올어라운드한 실력' 이 어느 정도 되느냐의 문제라는 이야기죠.
전 코비라면 몰라도 르브론 다섯 명이라면 조던 다섯 명이 7차전 승부에서 4대 2 정도로 이기리라 봅니다. 이유는 여러가지인데, 한 마디로 집약하자면, 조던이 르브론보다 더 많은 포지션을 그 포지션의 역할에서 더 잘 수행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첫째, 빅맨으로서의 효율성에서 조던이 크게 앞섭니다. 르브론의 포스트 공략 스킬은 조던에 비하면 삐약이 수준입니다. 르브론의 돌파할때는 그 덩치와 파워를 아주 잘 사용해도, 돌파가 아닌 공격루트에서는 그 파워를 거의 사용하지 못하는 수준입니다. 조던은 돌파할때는 물론이고 포스트업 공격에서도 150% 자신의 파워를 사용하죠. (만약 르브론이 그럴 수 있으면 전 르브론을 조던도 버리고 역대 최고의 스윙맨이라 칭하겠습니다.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코비보다도 근소 아래에 두는 것입니다. 언젠가는 그럴 날이 올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에는 어찌어찌 움찔움찔 포스트업을 하다가 홱 돌아 훅샷을 넣는 플레이도 몇번 보여주는데, 이거야 전혀 없던게 있는 것처럼 보여지니 신선하게 다가올 뿐, 강한 수비를 상대로 중요한 순간에 필살기로 쓸 수 있는 기술과는 거리가 멀죠.
반면 조던의 포스트업은? 제가 I love NBA 게시판에 별도로 집약하여 올린 조던의 페인트존 장악기술 글/동영상을 보신 분들은 금방 이해가 되시겠지만, 역대 빅맨을 다 통틀어도 조던보다 다양하고 위력적인 포스트업 스킬을 가진 선수는 두세명도 되지 않을겁니다. 파워도 압도적으로 강한데다가 포스트업 기술 자체도 워낙 다양하고, 그 포스트업에서 이어지는 필살기의 다양성은 그보다도 더합니다. (이 포스트업후 필살기의 위력과 다양성, 창조성은 모든 포지션을 총망라하여 역대 최고라고 확신합니다) 사상 최고의 페인트존 장악력을 가진 스윙맨이죠. 실제로 찰스 오클리, 찰스 바클리, 앤써니 메이슨같은 조던보다 더 크고 무거운 전문 파워포워드들도 조던의 포스트업 공격이 시작되면 속수무책으로 당하곤 했습니다.
르브론이 조던보다 키가 크니 리바운드에서는 근소하게 앞설지도 모릅니다. (이마저도 사실 쉽진 않을겁니다. 조던의 수비 리바운드 능력은 드렉슬러, 슬로언 등과 더불어 슈팅가드 올타임 세 손가락에 들고도 남습니다) 하지만 빅맨의 역할, 페인트존에서 화려하고 다양한 개인기로 득점을 하고 더블팀을 끌어오는 능력에서 조던의 그것은 르브론이 아직 감히 범접도 못할 수준입니다. 르브론이 골밑에서 일대일로 조던의 수비를 상대로 할 수 있는 것? 마땅하게 뭔가가 있으리라 전혀 생각되지 않습니다.
빅맨의 포스트 플레이는 키 크고 몸집 좋다고 하는 게 아닙니다. 그 좁은 공간에서 플레이를 하려면 스킬이 필요한 것입니다. 르브론은 조던보다 한참은 떨어지는 코비의 포스트업도 막아내지 못합니다. 재미있게도 파워에서도 앞서지 못하고 도리어 쭉쭉 밀리죠. 조던의 포스트업 공격을 막아내기는 더욱 어려울겁니다. 조던을 상대로 포스트업 공격을 하기는 더더더욱 어려울 거구요.
둘째, 슈터로서의 효율성에서도 조던이 크게 앞섭니다. 르브론은 슈팅력도 들쭉날쭉합니다. 잘 들어가는 날은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하지만 광고에서도 르브론의 3점 실력과 미드레인지 점퍼가 안 좋다는 사실을 풍자하는 말이 나올 정도로 르브론의 점퍼는 공격 제 1옵션으로 쓸 수 있는 단계에는 한참 멀었습니다. 70%를 가까스로 넘는 르브론의 자유투 성공률만 보아도 얼마나 초라한 슈팅을 가지고 있는지가 적나라하게 드러납니다. 슈터들에게는 85% 이상의 성공률은 기본 조건이죠. 슈팅력 좋다고 소문난 선수들 중 85% 자유투 성공률을 지니지 못한 선수 없습니다. 르브론의 이 점프샷 부재는 지난 플레이오프 셀틱스의 시리즈에서 얼마나 치명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지가 만천하에 드러났습니다. 어차피 돌파할 것 아니까 골밑을 단단히 잠궈버리고 퍼리미터를 열어두는 셀틱스 수비에 르브론은 열심히 슛을 쏴보았으나 30% 미만의 우스꽝스러운 필드골 퍼센티지를 남기고 전반을 마쳐야 했습니다.
반면 조던은? 슈팅가드 중 조던만큼 미드레인지 게임을 완벽에 가깝게 마스터한 선수가 누가 있을까 의문이 듭니다. 초창기 점프샷이 단점이라고 필 잭슨 감독에게까지 핀잔을 듣던 조던은 혹독한 연습으로 필 잭슨으로 하여금 '리그 최고의 슈터다' 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미드레인지 게임을 독파했습니다. 풀업점퍼의 정점이며, 페이더웨이의 정의 그 자체입니다. 또한 현 리그 최고의 볼 미소유시 움직임을 지닌 립 해밀턴의 스크린 이용 기술을 전수한 원조 off-the-screen 캐치 앤 슈터이기도 합니다. 즉, 조던은 일대일로서 언터쳐블한 미드레인지 게임을 구사하는 선수고, 레이 앨런, 립 해밀턴같은 캐치앤 슈터로서의 능력도 최고 수준이라는 뜻입니다. 르브론에게 통하는 점프샷 유도 수비법을 조던에게 썼다가는 그 팀은 망합니다. 골밑을 잠그고 퍼리미터를 열어두면 조던은 'thank you' 하며 번개같이 솟아올라 풀업 점퍼를 꽂아넣고 벤치에 윙크를 하며 돌아갈겁니다.
르브론의 go to move는 달랑 "돌파" 하나입니다. 조던 다섯 명의 대인방어를 상대로 미드 레인지 게임에서 기복 심한 자신의 점퍼로 승부를? 그러다가는 르브론팀 필드골 성공률이 20%를 웃돌겁니다. 그렇다면 조던 다섯 명의 귀신 콩팥 빼먹는 헬프디펜스를 상대로 자신의 어설픈 포스트업 스킬로 페인트존에서 승부를? 어림도 없습니다.
르브론의 돌파가 위력적인 이유는 "르브론의 팀에 르브론이 한 명"이기 때문입니다. 빅맨이 르브론을 위해 스크린을 걸어주고 다른 선수들이 골밑에서 나감으로써 르브론이 휘젓기 좋게 페인트존을 휑하니 비워주기 때문이죠. 르브론이 다섯 명이라 한들 공격시 골밑에서 점프샷도 자신 없고 포스트업이 있는 것도 아닌 르브론 다섯 명이 돌파만 하려고 우걱우걱 다 들어와서 북적거린다면 돌파+피니쉬의 위력이 극도로 떨어집니다. (샤킬 오닐 다섯 명 있는 팀이 효과적이지 못한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그렇다고 르브론이 한 명의 르브론을 위해 다른 르브론들이 킥아웃 슈터역할을 할 정도로 슈팅이 좋지도 않고 말이죠. 자유투는 말할 필요도 없구요.
르브론이 조던보다 신체 조건에서 우위에 있다고 조던보다 다른 포지션에서 나을 것이라는 이야기는 어불성설입니다. 말인즉슨, 르브론은 돌파가 극강이지만 미드레인지 게임에서도, 포스트 게임에서도 자신의 신장과 파워를 fully capitalize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닙니다. 아직 점프샷, 포스트업, 자유투같은 기본기가 부족한 단계이기 때문입니다.
셋째, 수비력에서도 차이가 아직은 많이 납니다. 우선 르브론의 2009년 올해의 수비수상 2위 득표를 축하합니다. 이렇게 단기간에 수비에서 큰 진보를 보일지는 몰랐습니다. 하지만 르브론의 이 경사에 찬물을 끼얹는 것 같아 르브론 팬들께 죄송스럽지만, 아직 조던이 수비에서 보여준 dominance에는 제가 보기에는 멀었습니다.
대인방어에서는 어찌 어찌 엇비슷하게 보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이마저도 조던의 수비를 잘 아는 사람으로서는 참으로 말하기 어렵습니다) 헬프디펜스에서의 차이는 너무 가시적이기 때문에 어쩔 수가 없습니다. 조던이 센터 없이 우승할 수 있었던 것은 첫째로 조던 스스로가 센터 플레이까지 겸하면서 센터같은 효과를 발휘했기 때문이고, 둘째로는 조던이 피펜과 함께 상대편 센터를 헬프디펜스로 도륙을 냈기 때문이라 봅니다. 샤킬, 하킴 등 뛰어난 센터들은 이 조던의 거머리 헬프디펜스때문에 마음 놓고 백다운 드리블한번 하기 어려웠습니다. 조던이 수비는 수비가 아니고 공격입니다. 상대편 다섯 포지션 선수들이 조던으로부터 볼을 수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팀 전술 자체가 조던의 수비 존재 하나만으로 와해되는 경우를 너무 많이 보았기에 자신있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퍼리미터에서 탑에서부터 시작되는 르브론의 페너트레이션 공격은 조던의 이 거머리 헬프디펜스를 잘 대처할 수 있을만큼 놀랍도록 위력적입니다. 하지만 페인트에 들어가 있는 두세명의 르브론이 이 조던의 헬프디펜스의 마수로부터 공을 잘 수비할 수 있을거라는 생각은 잘 들지 않습니다.
종합을 해 보면, 조던이 슈터로서 더 슈터스럽고, 빅맨으로서 더 빅맨스럽습니다. 더 올어라운드하다는 이야기죠.
더 쉬운 말로 표현을 해보면,
조던+조던+조던+조던+조던은 페니+립+조던+켐프+맥헤일로 포지션별로 아주 짜임새 있는 conversion이 가능하지만 (2,3번을 제외하면 약간의 다운그레이드는 있을지언정)
르브론+르브론+르브론+르브론+르브론은 첫번째 르브론이 매직 존슨으로 conversion은 가능할지 몰라도 나머지 네명의 르브론은 그냥 계속 르브론일 뿐입니다.
It takes 2 to tango, and 5 to play basketball.
플레이가 어느 쪽이 매끄러울지는 자명하다고 생각합니다.
단적으로 칼말론(하드웨어가 비슷하니)을 생각해보면 칼말론이 코비의 포스트업을 제대로 못막는다거나 포스트업으로 공격시 코비상대로 재미를 못본다는건 상상하기도 힘듭니다. 이건 바로 하드웨어의 문제가 아니라 소프트웨어의 문제라는거죠. 근데 조던의 포스트업스킬은 역대 가드 중 최고로 꼽히고 단순히 스킬적인 측면만 보면 여느 빅맨에 대도 부족함이 없죠.
바로 이런문제가 공격에선 조던을 상대로 포스트업으로 재미보기 힘들고, 수비시엔 조던 포스트업을 막기가 힘들어지는 상황이 발생해서 페인트존에서의 효율적인 농구가 어려워진다는 겁니다. 누가 이기고 지는가를 떠나서 이부분은 충분히 지적할만한 사항이라고 생각합니다.
뉴욕클럽매니아님의 광팬입니다~^^ 흥미로운 분석 잘읽었습니다. 전 개인적으로 추가적인 생각들이 몇개더 있는데 .조던이 조던에게 패스할때와 르브론이 르브론에게 패스할때의 차이가 명확한것같습니다. 개인적인 포지션의 롤을 얼마나 잘수행하느냐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높은 BQ를 지닌 이들이 자신이 원하는데로 나머지 팀 멤버들이 움직여주는가에 대한 생각은 어떠신지요? 추가적인 생각을 듣고 싶네요~ 왜 동농하다보면 처음 보는 사람들이랑 하면 잘 안맞아서 내가 원하는 움직임 내가 생각하고 지향하는 플레이어와 팀메이트를 간절히원할때 있잖아요? 나같은 사람 한명 더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 말이죠.
조던 5 VS 르브론 5 의경기는 포지션별 싸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저는 르브론의 수비력은 몇몇 탑을 장식했던 놀라운 블록들이 반이상 잡아먹고들어갔다고 봅니다. 조던처럼 끈적끈적하고 공격자에게 불안감을 조성하는 느낌은 받지못했습니다. 무지막지한 높이는 인정합니다만..
조던의 24세때의 기량을 가지고 5vs5를 해야 공평할 것 같습니다. 르브론은 아직도 진화하고 있죠. 르브론이 키도 조던보다 8cm 정도 크죠.. 그리고 솔직히 패싱력은 르브론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르브론팬이라서 그렇게 생각한듯 ㅎㅎㅎ 그리고 조던의 플레이를 보고 자란 세대가 아니라서 그런듯...^^ 패싱력이 르브론이 낫다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조던의 패싱을 넘모르고 내뱃은듯 다시 복습하고오세요,.,